이슈2026-07-01 08:49

배재고 사태 일파만파…동문회 “교장 사퇴하라”

배재고 야구부가 지역 비하 응원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했으나 사과문에서 AI 작성 의혹까지 불거졌고, 동문회는 교장 사퇴를 요구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7월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김희빈 기자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지역 비하 응원 구호로 촉발된 배재고 사태가 사흘째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회전,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다. 배재고가 6대2로 앞서던 8회초, 배재고 더그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는 구호가 나왔다. 이는 지난 5월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하다 5·18 폄훼 논란으로 철회한 마케팅 문구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수 선수가 구호에 동참한 정황이 중계 영상에 담겼으며, 광주제일고 측 항의와 심판 제지가 있은 뒤에야 응원이 멈췄다.

배재고는 경기 직후 홈페이지에 첫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나 사과문 속 “해당 학생 선수를 즉시 제지했다”는 설명이 영상 기록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제지는 상대 팀과 심판진의 항의 이후 이뤄졌다. 다수가 가담했음에도 ‘일부 학생’으로 표현한 대목도 사안 축소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사과문 이미지에서는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의 워터마크가 발견돼 AI 작성 의혹까지 제기됐다.

배재고는 지난달 30일 두 번째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태를 “윤리·역사 인식의 총체적 붕괴”로 규정하며 광주제일고와 광주 시민에게 거듭 사과했다. 광주를 직접 방문해 사과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조사에서 구호를 선창한 학생은 의미를 정확히 모른 채 기존 응원가를 개사해 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배재중·고 동문 모임인 배재학당 총동창회는 입장문을 내고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교장 사퇴를 촉구했다. 학교 정문 옆에는 5·18 모욕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놓이기도 했다. 발신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교육·교원단체들도 잇따라 입장을 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 각각 성명을 내고 역사·인권 교육 강화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으며, 광주광역시교사노동조합은 배재고가 광주를 찾아 직접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배재고를 방문해 사건 경위와 현장 조치 여부를 점검하고, 서울 시내 학교 운동부 전체를 대상으로 혐오 표현 근절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며, 7월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협회 규정상 조롱성 응원에 가담한 선수와 지도자는 퇴장 및 최대 3경기 출전 정지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honggas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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