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사태

이슈2026-07-02
조롱성 응원 구호로 물의 빚은 배재고 야구부,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

고교야구 청룡기 대회에서 광주제일고에 ‘지역 비하’ 응원 구호로 조롱한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간 전국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 긴급 소집돼 배재고 야구부의 부적절한 응원 논란을 다뤘다. 위원 7명 가운데 5명이 참석했고 이 중 4명이 실제 의결에 나섰으며, 광주일고와 배재고 양측 감독과 해당 경기 심판이 참석해 당일 상황을 진술했다.

발단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재고와 광주일고의 맞대결이었다. 배재고 선수 일부가 경기 도중 상대 더그아웃을 겨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커졌다. 앞서 불거졌던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행사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었던 탓에 비판 여론이 급속히 확산됐다.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 장면 (출처=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홈페이지 캡처)

공정위는 확인된 사실관계와 관계자 진술을 근거로, 해당 행위가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고 경기 운영 질서를 해쳤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배재고 팀에 전국 대회 출전 정지 6개월 처분을 확정했으며, 이는 2일 열리는 청룡기 2회전부터 곧바로 적용돼 배재고는 해당 경기를 몰수패로 처리했다.

협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와 협회 자체 공정위 규정을 두루 검토한 결과 ‘경기장 질서 문란’을 징계 근거로 삼았으며, 개인이 아닌 팀 단위 제재인 만큼 ‘경기 방해’ 조항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도자와 개별 선수에 대한 처분은 이번 결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출전 정지 기간 중 조사를 벌여 대상자를 특정한 뒤 별도로 공정위를 다시 소집해 수위를 정하기로 했다. 당시 상황을 담은 중계 영상이 이미 널리 퍼진 만큼 대상자 파악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협회는 이번 일을 무겁게 받아들여 재발 방지책도 함께 내놓았다. 앞으로 열리는 모든 대회에서는 경기 전 감독들이 참여하는 홈플레이트 미팅 때 부적절한 응원 자제를 사전에 안내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개인이나 단체가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폐해를 일으킨 경우를 가중 처벌 사유로 신설하는 등 대회 운영 규정도 정비하기로 했다.

파문이 커지면서 각계 반응도 뒤따랐다. 5·18 관련 단체들과 교원단체는 이번 응원을 역사·지역 비하로 규정하고 비판 성명을 내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롱을 당한 광주일고 측은 경기 중 별다른 대응 없이 경기를 마쳤지만, 이후 경기장 내 비방 문화를 근절해야 한다며 협회에 항의 서한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재고는 논란 직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으나 인공지능을 활용해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오히려 비판이 커지자 사과문을 다시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징계에 그치지 않고 지도자와 학생 선수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을 갖추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빈 기자
이슈2026-07-01
배재고 사태 일파만파…동문회 “교장 사퇴하라”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지역 비하 응원 구호로 촉발된 배재고 사태가 사흘째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회전,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다. 배재고가 6대2로 앞서던 8회초, 배재고 더그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는 구호가 나왔다. 이는 지난 5월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하다 5·18 폄훼 논란으로 철회한 마케팅 문구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수 선수가 구호에 동참한 정황이 중계 영상에 담겼으며, 광주제일고 측 항의와 심판 제지가 있은 뒤에야 응원이 멈췄다.

배재고는 경기 직후 홈페이지에 첫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나 사과문 속 “해당 학생 선수를 즉시 제지했다”는 설명이 영상 기록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제지는 상대 팀과 심판진의 항의 이후 이뤄졌다. 다수가 가담했음에도 ‘일부 학생’으로 표현한 대목도 사안 축소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사과문 이미지에서는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의 워터마크가 발견돼 AI 작성 의혹까지 제기됐다.

배재고는 지난달 30일 두 번째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태를 “윤리·역사 인식의 총체적 붕괴”로 규정하며 광주제일고와 광주 시민에게 거듭 사과했다. 광주를 직접 방문해 사과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조사에서 구호를 선창한 학생은 의미를 정확히 모른 채 기존 응원가를 개사해 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배재중·고 동문 모임인 배재학당 총동창회는 입장문을 내고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교장 사퇴를 촉구했다. 학교 정문 옆에는 5·18 모욕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놓이기도 했다. 발신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교육·교원단체들도 잇따라 입장을 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 각각 성명을 내고 역사·인권 교육 강화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으며, 광주광역시교사노동조합은 배재고가 광주를 찾아 직접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배재고를 방문해 사건 경위와 현장 조치 여부를 점검하고, 서울 시내 학교 운동부 전체를 대상으로 혐오 표현 근절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며, 7월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협회 규정상 조롱성 응원에 가담한 선수와 지도자는 퇴장 및 최대 3경기 출전 정지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김희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