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2026-06-11 08:33

미·이란 ‘강대강’ 충돌 격화…이란,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선언

미국과 이란이 이틀 연속 무력 충돌을 벌이며 전쟁이 재차 분수령을 맞이했다. 미군은 이란 본토 내 탄약고·지휘통제 시설 등을 추가 공습했고, 이란군은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를 선언했다.

김희빈

미국과 이란이 이틀 연속 무력 충돌을 주고받으며 전쟁이 또다시 분수령을 맞이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를 선언한 가운데, 미군은 이란 본토 내 복수의 목표물에 대한 추가 공습을 단행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10일(미국 현지시간) 엑스(X) 공식 계정을 통해 “이란 내 여러 목표물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이 “이란의 부당하고 지속적인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CBS뉴스는 미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번 공습이 탄약고와 지휘통제 시설, 창고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오늘 이란을 더욱 강하게 다시 타격할 것”이라고 밝힌 지 수 시간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합의에 매우 근접했지만 이란은 계속 시간을 끌고 있다”며 이란의 협상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폭탄으로 협상해야 한다면 우리는 폭탄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추가 공습이 종전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임을 분명히 하며, 이란의 ‘핵심 시설들’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사전에 예고하기도 했다.

이란 현지 언론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케슘섬과 반다르아바스, 미나브, 시릭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미군은 전날인 9일에도 해협 인근의 이란 방공 시설과 지상 관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를 공군 및 해군 전투기의 정밀 유도 무기로 타격한 바 있다.

이란은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이란군 통합 지휘 기구인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고 유조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항을 금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란군은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은 발포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란 매체들은 이날 통항 금지 조치 위반 선박 두 척에 실제 발포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개전 이후 줄곧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통제를 이어왔으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일부 상선의 통항을 묵인해왔다. 이번 전면 봉쇄 선언은 그간의 사실상 통항 허용을 철회하고 봉쇄 강도를 대폭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충돌은 8일(현지시간) 이란 드론이 미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를 강타해 추락시킨 사건을 발단으로 한다. 다만 미 당국은 해당 공격이 의도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여부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헬기에 탑승한 조종사 2명은 사고 약 2시간 만에 구조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두 조종사 모두 안전하다”고 확인했다.

미국과 이란은 8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한 이후 종전 협상을 이어왔으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불거졌다. 이틀 연속 전면 공습과 해협 봉쇄 선언이 맞부딪히면서 휴전 체제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한편 이번 사태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시점에 불거져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분쟁이 재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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