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직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헤즈볼라 목표물 80여 곳을 공습하면서, 후속 핵 협상이 출발 전부터 차질을 빚었다.
이란 외무부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오늘 예정됐던 스위스 회담이 다른 날로 연기됐다”면서도 “향후 며칠 내 협상 개최를 위한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이에 앞서 제이디 밴스 부통령의 스위스 방문이 연기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날 첫 실무협상 장소로 지정됐던 스위스 뷔르겐슈토크를 관할하는 니드발덴 주정부는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19일부터 21일 사이 MOU 이행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당초 20일까지로 설정됐던 주변 통행 제한을 최장 22일 오전까지 연장했다.
스위스 외무부가 이날 새벽 협상 연기 사실을 발표한 이후에도 카타르 정부 항공기와 미군 수송기가 취리히공항과 뷔르겐슈토크 인근 군사기지에 각각 착륙한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협상 연기 배경으로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가 지목된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헤즈볼라 목표물 80여 곳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이 자국군 4명을 사망케 한 헤즈볼라의 ‘휴전 위반’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서명한 종전 MOU 제1조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명시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세를 MOU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 개시는 1조(레바논 등 전 전선 휴전), 4조(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5조(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10조(이란산 원유 제재 면제), 11조(이란 동결자금 해제)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중단해야 본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같은 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미국·카타르 중재 아래 레바논 내 휴전에 합의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미국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휴전은 현지시간 오후 4시를 기해 공식 발효됐다”고 전했다.
후속 협상이 재개될 경우 밴스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등 양측 고위 대표가 직접 참석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