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9일(현지시간) 자국 아파치 헬기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방공 시설을 공습하면서 미·이란 군사 충돌이 다시 불붙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최고사령관(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동부시간 오후 5시(한국시간 10일 오전 6시)부터 이란에 대한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작전이 이란의 부당한 도발에 대한 비례적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공습의 직접적 발단은 8일 밤 발생한 미군 헬기 피격 사건이다. 미 육군 소속 AH-64 아파치 공격 헬기 한 대가 오만 해역 상공을 순찰하던 중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아 격추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격추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이란의 고의적 공격 여부에 대한 공식 확인은 유보한 상태다.
헬기에 탑승한 조종사 2명은 미 해군 중부사령부 예하 태스크포스 59가 운용하는 무인 수상정에 의해 약 2시간 만에 구조됐으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도널드 대통령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헬기를 격추했고 우리는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공습이 강력하고 결정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 중이던 최첨단 아파치 헬기가 이란 측에 의해 격추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미국은 이 공격에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보복을 예고한 바 있으며, 해당 게시물 게재 약 4시간 30분 만에 공습이 단행됐다.
중부사령부는 미 공군 및 해군 전투기의 정밀 유도 무기를 사용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의 방공 시설과 지상 관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매체는 재스크·시리크·케슘섬 일대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으며, 혁명수비대는 미군 공습으로 시리크의 통신 철탑이 파손되고 베마니 지구 내 물탱크 2기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현지시간 10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같은 날 오전 8시 30분) 타스님 통신을 통해 “혁명수비대 해군 부대가 바레인 미 해군 5함대 사령부와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를 드론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더 강력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드론이 실제 표적에 도달했는지 여부는 즉시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이란 측은 아파치 헬기 격추의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미군 아파치 헬기가 이란의 고의적 공격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은 4월 8일 양국 간 휴전 선언 이후 미국이 감행한 첫 대규모 공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 끝날 것”이라고 공언했던 전쟁이 사실상 재개된 것으로, 미·이란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군사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휴전 붕괴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