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교육정책인식조사 결과, 중고생들이 가장 믿는 직업이 ‘학교 선생님’이란 보도가 나왔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보다 유튜버를 더 믿는다는 결과도 포함됐다. 지난해 7월 5~19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것이다.

직업별 신뢰도 외 교육정책과 관련해 여러 가지를 묻고 있지만, 별로 신뢰할 만하게 진행된 조사가 아닌 거 같다. 우선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0.83%p’라는 놀랄만한 오차범위를 자랑스럽게 표기하고 있다. ±3.1%p라는 통상적 오차범위에 비해 엄청난 수준인 것처럼 보이지만, 허위적 수치에 불과하다.
전국의 중고교생 중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야 하는데, 그렇게 진행하지 않았다. 보고서 내 조사 설계를 보면, ‘전국 초중고 학생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라고 되어 있다. 모집단 규정이나 규모에 대한 정보가 없고, 표본을 어떻게 추출한 건지도 알 수 없다. 오차범위를 산정할 수 있는 확률적 표본추출이 아닌 건 물론이다. 자발적 응답자를 대상으로 했거나 비확률적 표본추출 형식마저 갖추지 못한 조사로 판단된다.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교육정책네트워크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대표 전화마저 불통이었다. 센터 내 연구원 한 명과 겨우 통화했더니 언론 대응은 홍보실에서 한다고 했다. “연구를 담당했던 전임 소장이 연구년 중이고, 공동 연구원은 행정 지원만 했기 때문에 보고서 문의에 답할 사람이 없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었다.
조사를 수행했던 코리아리서치에선 외부 고객으로부터 의뢰를 받았기 때문에 조사 담당 연구원은 물론 조사와 관련한 어떤 문의에 대해서도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조사와 관련해 궁금한 점을 알아보기 위해선 전임 소장이 복귀하는 내년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사답지 못한 조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매체에서 직업별 신뢰도에 관한 기사를 내보냈다. 형편없는 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도 이에 대한 검증은 무시한 채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 반영은 잊지 않고 있다. 평소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매체에선 대통령이란 직업의 신뢰도가 낮게 나온 걸 강조했다. ‘중고생 가장 믿는 사람 1위 ’학교 선생님‘… 대통령 신뢰도는?’이란 제목으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