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3년 새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교육 당국과 지역사회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은 19일 서울 서초동 재단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국 초·중·고등학생 8,47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 비율은 12.5%로, 2023년 조사 당시 4.9%에 비해 2.5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중학생은 3.4%, 고등학생은 1.6%에 머물러 초등학생의 피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재단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저연령 학생이 폭력과 장난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한 채 갈등을 신체적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미정 재단 상담본부장은 “초등학생은 몸 놀이·몸 장난과 폭력의 경계를 모호하게 느낄 수 있다”며 “함께 놀 때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하루가 지난 뒤 피해로 인식해 신고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폭력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전체의 23.8%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17.9%)과 사이버폭력(14.5%)이 뒤를 이었다. 신체폭력 비율은 2023년 10.6%보다 상승해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이버폭력 중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매개로 한 피해가 39.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사이버폭력 피해자의 95.7%는 온·오프라인 중복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재단은 “온라인 게임이 현실의 관계와 결합한 복합적인 피해 경로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학교폭력 목격 후 방관한 비율도 빠르게 늘고 있다. ‘폭력을 목격하고도 가만히 있었다’는 응답은 54.6%로, 2021년 21.5%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피해를 신고했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 역시 33%로, 2021년 10.9%에 비해 3배로 증가해 대응 체계의 실효성 문제도 제기됐다.
피해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해결책으로는 ‘가해 학생의 사과’가 70.8%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재단은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단체장 및 교육감 후보들에게 학교폭력 대응 행정 강화, 피해자 정신건강 회복 인프라 확충, 지역사회 갈등 확산 방지 교육 실시 등을 공약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이종익 재단 상임대표는 “학교는 아이들이 매일 살아가는 공간이고, 지역사회는 아이들 삶의 기반”이라며 “학교폭력 정책은 학생 안전과 학교에 대한 신뢰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