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2023-12-07 10:10

장기기증의 딜레마…머리는 공감, 실천은 잘 안돼 

장기기증 의사는 4명중 3명… 실제 기증자는 100만명당 8명 ‘막연한 두려움’(36%), ‘신체훼손에 대한 거부감’(28%)이 걸림돌

하혜영

국민 4명당 3명(75%)이 장기기증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실제 기증자는 100만명당 8명(0.000008%)으로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 의사가 있는 사람 가운데 실제 장기 기증자는 천만 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이 같은 괴리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6일 발표한 한국리서치의 [뇌사 시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9명(90%)이 '뇌사시 장기기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해 뇌사시 장기기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 의향도 높다. 장기기증은 뇌사기증, 사후기증, 살아있는 사람 사이의 기증 등 3가지로 나뉘는데 4명 중 3명(75%)이 최소 1가지 이상 장기기증 의향이 있고 답했다. 장기기증 의향이 없는 사람은 4명 중 1명(25%)이었다.

장기기증 의향을 유형별(복수응답)로 보면 사후기증(52%), 뇌사기증(46%)은 높았지만 살아있는 사람 사이의 기증은 20%로 낮다.

그러나 우리나라 장기기증 의향은 높지만 실 장기기증은 아주 낮다. 지난 해 인구 백만명당 장기기증자(PMP)는 7.88명으로, 스페인(46.03명), 미국(44.5명) 등과 큰 차이가 난다. 장기기증 의사표현인 장기기증 희망등록률 또한 지난해 기준 4.5%로 낮은 수준이다.

한국리서치는 이에 대해 장기기증이 여러 단계의 심사숙고를 거쳐 결정되는 특성이 있는데다 장기기증은 여러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회적 바람직성’(social desirability)이 조사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그렇다면 실제 장기기증을 막는 요인은 무엇일까.

뇌사시 장기기증 의향이 있다고 답한 541명을 대상으로 그 이유(2개 선택 가능)를 물어본 결과 ‘막연한 두려움’이 36%로 가장 많았고 ‘신체훼손에 대한 거부감’과 ‘잘못된 뇌사 판정이 있을 수 있어서’가 각 28%로 뒤를 이었다.

‘기증된 장기가 영리 등 잘못된 목적으로 사용될까 염려’도 22%나 됐으며 ‘다른 가족의 반대’와 ‘기증자에 대한 예우 부족’이 각 20%, 뇌사시 장기 기증에 대해 잘 몰라‘는 18%였다.

’제대로 된 장례식을 치를 수 없어서‘와 ’종교적 신념 때문‘이란 답변은 각 4%, 3%로 적었다. 

이 조사는 지난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한국리서치는 이번 조사에 통해 “장기기증률은 낮으나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자체는 나쁘지 않아 앞으로 장기기증률이 높아질 여지는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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