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50인 미만 기업의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을 앞두고 소규모 기업의 94%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준비가 안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상시근로자 50인(건설공사 50억원) 미만 1,053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대재해법 이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내년 1월 27일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을 앞두고 준비 상태를 물어본 결과 94%가 준비가 “안됐다”고 했으며 준비가 “됐다”는 기업은 6%에 불과했다.
또 준비가 안 된 기업의 87%는 남은 기간에 중대재해법 이행 준비를 “완료할 수 없다”고 답했다.
중대재해법을 지키기 어려운 이유로는 ‘전문 인력이 없어서’(41%), ‘의무내용이 너무 많아서’(23%) 등 법 규정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것을 많이 꼽았다. 이어 ‘예산확보가 어려워서’가 19%였으며 ‘의무내용이 불명확해서’도 11%나 돼 모호한 법규정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준비기간이 부족해서’란 답은 6%였다.

'안전보건업무 수행자'가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은 각각 55%, 45%로, 수행자를 둔 기업이 조금 많았다. 그러나 이들 기업도 절반 이상(57%)이 전담직원은 없고 사업주 또는 현장소장이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규모 기업은 안전관리자 등을 선임할 의무가 없는데다 인건비 부담 및 인력난 등으로 전문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정부 컨설팅지원을 받은 기업은 18%에 불과했고 82%는 없다고 답했다.
중대재해법 의무사항 준비가 어려운 항목으로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업무 수행 평가 기준 마련’(29%), ‘위험요인 확인 및 개선절차(위험성평가) 마련’(27%) 등의 순이었다.
중대재해법 의무 준수와 관련 가장 지원이 필요한 사항으로는 ‘현장 특성에 적합한 매뉴얼·가이드 보급’(33%), ‘전문인력 지원’(32%)을 많이 꼽았다.
경총 류기정 전무는 “소규모 기업의 준비 실태를 고려했을 때 50인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추가 유예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영세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지원 방안 등 종합 대책 마련과 함께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도록 의무내용과 처벌 수준을 합리화하는 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14~22일 7일간 설문 또는 이메일로 진행됐다.
최근 CBS와 노컷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한 정기여론조사 결과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에 대해 절반 이상(52.8%)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중대재해법의 대상 기준 규정을 2년 유예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 유예는 법 개정사항이어서 야당의 동의가 필요한데 민주당은 2년 유예에 대해 조건부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기업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전치 6개월 이상 부상자가 2명 이상 나올 경우 사업주를 형사처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