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2024-02-07 10:41

탈북민 64% “北에서 식량 배급 한 번도 못 받았다”

통일부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 10명 중 4명 “북한에서 단 한 차례도 병원진료 받지 못했다”

하혜영

정부 심층조사에서 국내 정착 탈북민 가운데 10명 중 6명이 북한에서 식량 배급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7일 통일부가 2013년부터 10년 간 탈북민 6,351명을 심층 면접해 발간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64.3%가 ‘식량 배급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변했다.

범위를 2016년~2020년 탈북민으로 좁히면 식량 배급 미경험자 비율은 72.2%까지 치솟았다. 공장·기업소 등 직장에서 노임과 식량 배급 모두 받지 못한 경우도 44.9%로 집계됐다.

경제난 심화로 보건·의료 시스템도 붕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38.3%는 북한에서 단 한 차례도 병원진료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39.8%는 병원이나 약국이 아닌 종합시장(합법적 시장)에서 약품을 구한다고 답변했다.

북한 사회주의 헌법에도 명시된 지역별 주민건강 관리제도인 ‘의사담당구역제’의 경우에는 ‘제도 자체를 모른다’는 응답이 70%를 넘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주민들의 민생고는 더욱 심화됐다”면서 “핵, 미사일 개발 과다지출로 민생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 이후 급격하게 유입되는 한국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를 막기 위해 감시·통제를 강화하는 정황도 보고서에 언급됐다. 2016~2020년 탈북한 이들 가운데 직접적인 감시와 가택 수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51.3%에 달했다.

또 북한 주민의 경제활동은 국영경제 부문에서 사경제 부문으로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사경제 활동 인구는 김정은 집권 이후 더욱 늘어났다.

김정은 집권 이전인 2011년 이전 탈북자들은 국영경제 전업 종사자와 사경제 전업 종사자 비율이 각각 33.4%와 24.9%였으나 2012년 이후 탈북자의 경우 각각 25.5%, 33.5%로 나타났다. 

5년 단위 시계열 변화를 보면 사경제 전업 종사자 비율은 2000년 이전 17.8%에서 2001~2005년 24.2%, 2006~2010년 28.0%, 2011~2015년 31.0%, 016~2020년 37.0%로 계속 증가했다. 반면 국영경제 전업 종사자 비중은 같은 기간 각각 43.9%, 33.1%, 28.2%, 27.3%, 23.5%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사경제 전업 종사자 비율은 2011~2015년 기간에 국영경제 전업 종사자 비율을 추월했고 2016~2020년에는 그 격차가 13.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빈부격차도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부격차가 커졌냐는 설문에 2011년 이전 탈북자들은 89.7%가 그렇다고 했으나 2012년 이후 탈북자들은 91.8%가 수긍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부자도 늘어나고 있다는 응답이 점차 많아졌다.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해 부자가 된 주민이 증가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2011년 이전 탈북자는 58.5%가 그렇다고 했으나 2012년 이후에는 67.7%로 늘어났다.

간부층에서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데 동의하는 탈북자들의 비율도 같은 기간 68.7%에서 77.2%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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