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실종 사고 10건 중 4건은 고사리를 채취하다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지역 내 길 잃음 안전사고는 총 459건으로 연평균 92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사망 1명, 부상 19명이었다.
이 가운데 고사리 채취 도중에 길을 잃는 사고가 전체의 41.4%(190건)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등산·오름 탐방 중 길 잃음 32.7%(150건), 올레길·둘레길 탐방 중 길 잃음 25.9%(119건) 순이었다. 계절별로는 3~5월에 사고의 절반(58.6%)이 몰렸다.
지역별로는 동부 지역에서, 시간대는 오전 10시~오후 2시에 사고의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
고사리를 꺾다가 자주 길을 잃는 것은 고사리가 주로 오름과 곶자왈, 들판 등 중산간지역(해발 200~600m)에 분포하기 때문이다. 채취객들이 고사리를 찾기 위해 바닥만 보면서 들판과 숲을 누비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길을 잃는 것이다. 들판·숲이다 보니 특정 건물과 같은 기준점이나 이정표가 없어 길을 잃기 쉽다.
제주 고사리는 크고 굵으면서도 연하고 부드러워 품질이 매우 좋다. 매년 3~4월이 ‘고사리철’로 불린다. 비 온 뒤 더욱 잘 자라는 고사리 특성을 따 ‘고사리 장마’라는 말도 있다.
도 소방안전본부는 봄을 맞아 야외활동이 많아지고 고사리 채취객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 달 29일부터 길 잃음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고사리철 길 잃음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동부지역과 고사리 채취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119구조견을 전진 배치했다.
고사리 채취객이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길 잃음 대처키트 보관함도 설치했다. 길 잃음 대처키트에는 길을 잃었을 때 대처 방법을 적은 리플릿과 호루라기, 담요, 포도당 캔디, 야광봉 등이 담겨 있다.
도 소방안전본부는 고사리 채취객에게 미리 카카오맵을 설치해 동행자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권유하고 있다. 고민자 소방안전본부장은 “길을 잃었을 때는 국가지점번호 등을 활용해 119 신고 후 이동하지 말고 구조될 때까지 기다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오전 9시 32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에서 60대 여성 A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대원들이 출동해 30분 만에 찾은 적이 있다. 이틀 전인 29일에도 제주시 구좌읍 덕천리에서 50대 남성 B씨와 70대 남성 C씨가 길을 잃었다가 수색 40여분만에 발견됐다. 두 사고 모두 고사리를 꺾다 일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