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3개월가량 남았다.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 대신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 누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한 여론조사와 보도가 이어질 것이다.

선거 예측은 대개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가 혹은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미국은 좀 다른 형태의 질문이 불가피하다. 전체 국민 여론에서 앞서더라도 선거인단 확보에서 뒤져 낙선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트럼프-클린턴 대결이 최근 사례로 꼽힌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누가 혹은 어떤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물론 각 주별 후보 지지율 조사가 기본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보다 일반 대중이 지지할 것 같은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란 전제에 근거하고 있다. 이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우리도 이런 질문을 추가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 대중의 지혜가 전문가의 결과 예측보다 더 유효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제임스 서로위키(J. Surowiecki)의 ‘대중의 지혜(The Wisdom of Crowds)’라는 연구에 기인하고 있다. 가령, 병에 담겨 있는 젤리 수를 맞혀달라고 요청할 경우 다수의 추측값 평균치가 개개인의 응답보다 더 정확하다고 설명한다.
그 이전 사례로는 1907년 가축 품평회 실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소의 무게를 맞히는 시합이 열렸는데, 무게를 추측한 전체 참가자들의 추측값 평균이 실제 무게와 거의 똑같았다고 한다. 개개인의 추측 오류가 상쇄되었기 때문이다.
“누가 당선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은 ‘대중의 지혜’를 정치 여론조사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실제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는 트윗이나 SNS, 빅데이터 등과 마찬가지로 선거 예측에 성공했다는 기존의 많은 조사방식이 그 이후 계속 성공하는 건 아니란 점이다. 특히 선거와 관련해선 우리가 듣는 ‘이야기’와 ‘사고방식’ 두 가지 요소가 대중의 지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극적인 사례가 트럼프-클린턴이 맞붙은 2016년 미국 대선이다.
Ipsos MORI에 근무하고 있는 여론조사 전문가 바비 더피(B. Duffy)가 쓴 ‘팩트의 감각(The Perils of Perception)’에 따르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길 것으로 예측한 사람이 더 많았던 국가는 40개국 중 러시아, 세르비아, 중국뿐이었다고 한다. 반면 패배한 클린턴이 당선될 것이라고 가장 높게 예측한 국가는 멕시코(86%)였다. 대한민국도 멕시코만큼 높았는데, 클린턴 84%, 트럼프 5%로 예측했다.
트럼프-해리스 둘 중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보도가 더 많아지고 그런 질문을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다. 미디어가 어떤 여론조사를 어떻게 보도하는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누가 당선되는 게 우리에게 더 좋을 것인가란 소망적 사고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올바른 예측과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선, 그리고 나중에 뭐 그런 예측을 했냐고 비아냥 받지 않으려면 두 가지 잘못된 인식과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