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연구인력 유출이 30∼40대 핵심 연구자를 중심으로 가속하고 있다.
지난해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스스로 떠난 연구직 10명 중 9명이 30∼40대였으며, 이들 상당수는 대학에 새 둥지를 틀었다. 박사급 신입 연구원의 초임 연봉이 평균 5천800만원 선에 머물고 기관 간 격차도 2천만원을 웃돌면서, 처우 문제가 인력 이탈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6일 공개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3개 출연연의 자발적 퇴직자 현황에 따르면, 2025년 연구직 자발적 퇴직자는 155명이었다. 이 가운데 30대가 91명으로 절반을 넘었고 40대가 46명으로 뒤를 이었다. 30∼40대 비중은 88.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계 기간을 2017년부터 2026년 6월까지로 넓히면 자발적으로 퇴직한 연구직은 1천487명에 이르며, 이 중 84.6%가 30∼40대였다. 평균 근속연수는 30대 4.3년, 40대 9.9년으로 모두 10년에 미치지 못했다. 젊은 연구자들이 출연연에 자리 잡기보다 경력 초·중반에 일찍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직처로는 학계가 압도적이었다. 최근 10년간 학계 이직률은 30대 62.7%, 40대 64.6%에 달했다. 출연연에서 연구 경력을 쌓은 인력이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고착하면서, 국가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출연연의 인력 공백과 연구 중단 문제도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30·40대 연구자가 국가 R&D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인력임에도 출연연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차원의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인력 확보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우수 연구자가 장기적 비전을 갖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과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처우의 현주소는 같은 날 공개된 또 다른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과방위 소속 같은 당 이주희 의원이 NST에서 제출받은 연구원별 직원 급여 현황에 따르면, 23개 출연연의 2025년 박사급 초임 연구직 평균 연봉은 5천801만원으로 집계됐다. 각종 수당과 연구수당을 제외하고, 대졸·군 미필·무경력자를 기준으로 한 연봉계약액(기본연봉+성과연봉)이다.
기관별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7천37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6천786만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6천695만원), 한국원자력연구원(6천636만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한의학연구원은 4천716만원으로 가장 적었으며, 국가독성과학연구소(4천729만원)와 국가보안기술연구소(4천897만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5천19만원)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최고 기관과 최저 기관의 격차는 약 2천321만원, 약 1.49배에 이른다.
이 의원은 민간기업과의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출연연 간 보수 격차마저 방치하면 처우가 낮은 기관은 인력 이탈을 피하기 어렵고, 이는 결국 국가 연구역량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NST가 기관별 보수 실태를 점검하고 출연연 전반의 처우를 상향 평준화할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연구자를 외부 과제 수주 경쟁으로 내몬다는 비판을 받아 온 연구과제중심제도(PBS)는 2026년부터 단계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 6월 25일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PBS 폐지 이행 고도화 방안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 연구자 인건비를 기관운영비로 일원화하는 한편 신규 정부수탁 과제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다만 보수 수준 개선은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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