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의 내부 디스플레이 결함을 인정하고 무상 교체 방침을 밝혔지만, 국내외에서 교체 지연과 서비스 현장의 혼선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폰아레나 등에 따르면 구입 열흘 만에 내부 화면 하단 경첩 부근이 솟아오르는 현상을 겪은 한 사용자는 애플로부터 교체 요청이 몰려 신속 교체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사용자는 새 제품 수급이 내년 1월까지 늦어질 수 있다는 안내도 함께 받았다고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밝혔다. 폰아레나는 애플이 ‘소수’ 제품의 문제라고 하면서도 요청 폭주를 이유로 서비스를 늦추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전체 교체 요청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비용 안내도 오락가락했다. 이 사용자는 첫 상담에서 보증 대상이 아니어서 수리비를 직접 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으나, 상급 담당자의 확인을 거쳐 신속 교체를 승인받고 이미 낸 비용도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출시 직후에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을 통해 제품을 받은 사용자가 개봉 3시간 만에 화면이 파손됐지만, 애플 매장이 낙하 흔적을 이유로 무상 수리를 거부하고 999달러의 수리비를 안내한 사례도 알려졌다. 이 사용자는 통신사로부터 교환은 1월에야 가능하다는 답을 듣고 결국 반품을 택했다.
국내에서도 교체 지연이 확인됐다. 코리아헤럴드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이모(30)씨는 지난달 29일 받은 제품을 이달 1일 펼치다 금이 가는 소리와 함께 내부 화면에 밝은 줄이 번지는 현상을 겪었다. 이씨는 2일 공인 서비스센터를 찾았으나 교체에 필요한 애플 승인을 약 5시간 기다려야 했고, 이튿날인 3일에야 무상 교체를 받았다. 충남 천안의 20대 윤모씨는 지난달 27일 경첩 부근이 부풀며 화면이 고장 났지만, 서비스센터로부터 이틀 연속 공식 지침이 없다는 답을 들은 끝에 29일 새 제품을 받았다. 윤씨 부부는 케이스와 보호필름을 자비로 다시 사야 했으며, 두 가구 모두 고장 원인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은 엇갈린다. 지난달 27일 클리앙에 올라온 ‘아이폰 듀오 대형사고 맞아요’라는 글은 조회수 1만 회를 넘겼다. 작성자는 출시 사흘 만에 애플이 결함을 인정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단차, 터치 불량 등 품질관리 전반의 문제를 지적했다. 댓글에서는 설계 결함인지 생산 결함인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고, 애플이어서 그나마 비판을 덜 받는다는 반응과 맥락 없이 과장된 정보가 퍼지고 있다는 반론이 맞섰다. 무상 교체 절차를 소개한 글에는 수개월 뒤 사용 흔적이 있는 상태에서 파손돼도 교환해 줄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과 전량 리콜이 맞다는 의견이 달렸다. 버라이즌 사용자 사례를 옮긴 루리웹 게시물에는 애플케어 가입을 권한 대응이 상술이라는 비판과 함께 2016년 갤럭시 노트7 사태에 빗댄 댓글도 올라왔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인스타그램의 결함 사진 게시물에는 경첩의 같은 지점이 반복해 파손된다며 설계 결함을 의심하는 댓글, 디스플레이는 삼성이 만들었지만 힌지는 애플이 설계했다며 책임 소재를 따지는 댓글, 사진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댓글이 뒤섞였다. 해외에서는 과거 아이폰의 ‘안테나게이트’, ‘벤드게이트’에 빗댄 ‘크랙게이트’라는 별칭이 퍼졌다.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이미지가 함께 돌면서 진위 논란도 일었으나, 블룸버그는 6명이 넘는 소비자로부터 파손 사진과 애플 상담 기록을 받아 실제 피해를 확인했다. 삼성전자 캐나다법인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균열 무늬 이미지와 “접는 건 우리에게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담은 ‘갤럭시 Z 폴드8’ 광고를 올리며 공세에 나섰다.
수리비 부담도 민감한 대목이다. 국내 출고가는 256GB 모델 기준 329만원인데, 보증이 적용되지 않을 때 내부 디스플레이 수리비는 164만9000원으로 제품 가격의 절반에 달한다. 애플이 인정한 결함은 유료 보증 상품인 애플케어플러스 가입 여부나 구매 경로와 관계없이 무상 교체 대상이지만, 외부 충격에 따른 파손으로 판정되면 유상 수리를 받아야 한다. 결국 제조 결함과 사용자 과실을 가르는 기준이 현장에서 일관되게 적용되느냐가 관건이다.
애플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소수의 아이폰 듀오 제품에서 내부 디스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애플케어 고객지원을 통해 교체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애플 전문매체 맥루머스는 지난달 30일 애플이 일선 매장과 공인 서비스업체에 제품을 점검한 뒤 수리하거나 교체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수리 전문업체 아이픽스잇은 화면을 받치는 중앙 지지대가 패널을 압박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애플은 아직 결함 원인과 해당 제품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0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에서 출시 직후 내구성 문제가 불거진 만큼 애플이 교체 지원에 그치지 않고 결함 원인과 피해 범위, 사후 대응 방안을 보다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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