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체납 차량 동선 읽는다”… 경찰·도로공사 고속도로서 5억 규모 ‘번호판 사냥’
- 16일 전국 합동 단속으로 1,077대 적발… 인공지능 분석 도입해 이동 경로 사전 예측
- 단순 과태료 징수 넘어 ‘대포차’ 형사처벌 강화… 상반기까지 특별 단속 체제 유지

도로 위 법질서를 흔드는 상습 체납 차량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 압박이 시작됐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6일 전국 고속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에서 합동 단속을 전개해 총 1,077대의 체납 차량을 적발하고 약 5억 3,800만 원의 체납액을 현장에서 조치했다. 이번 단속은 인공지능(AI) 시스템과 첨단 판독 장비를 총동원해 체납자의 이동 패턴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뒤 지목된 급소 지역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각 기관이 보유한 방대한 체납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경찰은 신호 위반이나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 체납 차량 1,012대를 찾아내 4억 6,000여만 원을 징수하거나 번호판을 영치했다. 동시에 한국도로공사는 통행료를 상습적으로 미납한 차량 65대를 적발해 7,400여만 원의 미납금을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번 단속은 단순히 금전적 징수에 그치지 않고, 실제 운전자를 철저히 가려내 벌점 부과와 면허 취소 등 행정 처분을 병행하며 단속의 실효성을 높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속의 정밀도다. 경찰은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액 체납 차량이 자주 나타나는 시간대와 장소를 사전 예측했다. 여기에 차량번호 자동판독장치(AVNI)를 탑재한 순찰차를 투입해 주행 중인 차량 사이에서 체납 대상을 즉각 식별해냈다. 이 과정에서 무보험 차량이나 소유주와 운전자가 다른 이른바 ‘대포차’도 대거 적발됐다. 경찰은 적발된 불법 명의 차량에 대해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사법 조치를 예고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은 갈수록 교묘해지는 체납 수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체납 과태료 징수액은 2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이상 급증했다. 이는 지난 2월부터 운영 중인 ‘불법 명의 차량 집중 수사 기간’과 맞물려 상습 위반자에 대한 추적 관리가 정교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도로공사 역시 상습적으로 통행료를 내지 않고 하이패스를 무단 통과하는 행위를 ‘편의시설 부정 이용’으로 간주해 형사 고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번 합동 단속의 기세를 몰아 오는 6월까지 특별 단속 기간을 연장 운영할 방침이다. 악성 체납은 성실하게 법을 지키는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인 만큼,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규칙을 어기는 행위가 이익으로 돌아가는 부당한 구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고액·장기 체납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