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이슈2026-07-14
트럼프 “이란, 오늘 밤도 내일도 세게 때릴 것”…미군 사흘째 야간공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란을 향해 “오늘 밤도, 내일도 세게 때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휴전 협상이 결렬되며 교전이 다시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프로그램 ‘휴 휴잇 쇼'(Hugh Hewitt Show)에 출연해 이란이 이번 사태에 별다른 대응 수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큰소리만 칠 뿐 실제로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취지다. 이란 지도부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대신 이란 지도부를 직접 제거하는 게 아니라 본보기 삼아 공격하는 것이라며 이란을 비이성적인 집단이라고 깎아내렸다.

발언이 나온 직후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도 움직였다. 이날 오후 4시 45분(이란 시간 14일 0시 15분), 최고사령관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사흘째 야간 공습을 시작했다고 SNS를 통해 알렸다. 이란군에 계속 타격을 가하는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과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약화시키겠다는 게 중부사령부 설명이다.

미 중부사령부가 공개한 이란 공습 영상(출처=AFP연합뉴스)

새로 확인된 내용도 있다. 더힐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인터뷰에서 그동안 미군이 손대지 않았던 이란의 지하시설 ‘피켁스 마운틴’을 조만간 타격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머지않아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피켁스 마운틴은 지난해 미군이 타격한 이란의 3개 핵시설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곳으로, 워낙 깊숙이 있어 미국의 벙커버스터로도 파괴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발언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 해역의 안전을 사실상 책임지는 대신 통행료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해협의 자유 통행을 지지해온 미국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발언이라, 국제 항행 자유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런 불안 속에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약 12만 2,400원(81.92달러, 13일 기준)까지 올랐다. 다만 개전 초기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이번 재교전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사실상 틀어지면서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까지만 해도 합의가 100% 성사될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협상단이 갑작스러운 전화 한 통을 받은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협상이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란을 두고 합의를 지키지 않는, 극도로 신뢰할 수 없는 상대라고 비판했다.

이 여파로 양측이 지난달 맺은 종전 양해각서(MOU)도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MOU에 대해 애초부터 이란을 시험해보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고 말했다. 정식 종전 합의로 가기 전 거치는 단계일 뿐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처음부터 곧장 정식 합의로 가자는 입장이었다면서, 이란이 MOU 조건을 단 한 번도 지키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체결된 이 종전 합의는 핵 문제 같은 민감한 쟁점을 논의할 60일간의 협상 기간을 두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양측의 공습이 재개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한 것을 계기로 미국이 재공습과 해상 봉쇄 재개에 나서면서, MOU 핵심 조항들이 사실상 파기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도현 기자
이슈2026-07-09
트럼프 “이란과 휴전 끝났다”…나토서는 “전쟁 재발은 안 볼 듯”

미군이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해 이틀 연속 대이란 공습을 단행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은 끝났다고 직접 선언하면서도 전면전 재개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군의 이란 남부 폭격(출처=트럼프 트루스소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에 대한 공격 장면으로 보이는 사진과 영상을 여러 건 게시하며, 이번 조치가 전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상선 공격을 재차 감행할 경우 그 대가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시된 영상에는 해안가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거대한 불길이 치솟는 장면이 담겼으나, 촬영 장소와 주체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없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을 겨냥한 추가 공습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전날에도 이란의 해안 레이더 기지, 대함 미사일 전력,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속 소형 선박 등 80여개 표적을 타격한 바 있다. 미국은 이란이 지난 6~7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카타르 국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사우디아라비아·라이베리아 국적 유조선 등 상선 3척을 공격한 행위를 휴전 합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이란 군부는 책임을 묻겠다며 추가 보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누르뉴스에 따르면 한 군사 소식통은 통합 방공망 대응에 더해 미사일·드론 부대가 조만간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으며, 이란군 관계자도 이번 침공의 발진·지원 기지 역할을 한 미군 기지는 예외 없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이견으로 갈등을 빚어오다 다시 군사 충돌의 악순환에 들어섰다. 전날 미군은 이란이 지정 항로를 벗어난 상선을 통제하겠다며 공격을 가하자 책임을 물어 이란 남부 거점을 공습했고, 이란은 쿠웨이트·바레인 주둔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재보복했다. 미군은 이에 다시 이란 남부에 연쇄 폭격을 가하며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끝났다고 생각한다. 더는 그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쓰레기 같은 자들”이라며 이란과의 휴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직접 밝혔다. 다만 그는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상황이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도 전날 밤 강력한 공격을 가했고 이날 밤 다시 강도 높은 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예고하면서도, 재개되더라도 매우 짧게 끝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란이 3주 전 체결된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동조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석유를 포함한 상황을 더 안전하게 만들 뿐이며 매우 빠르게 종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고 이란과의 교전으로 다소 오를 수는 있어도 상황이 빨리 끝날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들을 모두 빼낸 결과 원유가 과잉 공급 상태여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의 휴전 종료 선언 이후 국제유가는 실제로는 상승세를 보여,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이번 주 초 배럴당 72달러 안팎에서 79달러 이상으로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신지도부에 대해 애초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으나 최근 1~2주 행보를 보면 그렇지 않다며 합의 지속 여부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해 협상 결렬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현 지도부 역시 교체될 수 있고 자신 또한 이란 측의 최우선 제거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김도현 기자
이슈2026-06-27
미군, 이란 드론 공격에 맞불…MOU 체결 이후 첫 군사 충돌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 9일 만인 2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력으로 충돌했다.

발단은 전날인 25일 이란의 상선 공격이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드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 중이던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 러블리’를 타격했으며, 미국 측은 이란이 드론 최소 4기를 선박을 향해 발사했고 그중 1기가 화물선 상갑판에 직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는 항공기 6대를 동원해 이란 해안선 일대의 미사일·드론 저장시설과 레이더 기지 등 4개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이 이란의 ‘위험한 행동’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라고 규정했다. 중부사령부는 또 이란의 상선 공격이 명백한 휴전 위반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국제 상업 물동량의 항행의 자유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란도 반격했다. IRGC는 미군 공습에 맞서 역내 미군이 주둔한 기지 여러 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IRGC는 이번 미국의 행동이 이슬라마바드 MOU 5조에 규정된 호르무즈 해협 통항 통제 권한을 이란이 갖는다는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향후 침략이 반복될 경우 더 광범위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을 MOU 위반으로 규정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이란이 MOU 이행 방식에 이견이 있다면 전화로 연락하면 된다. 하지만 폭력에는 폭력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자국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휴전 위반에 이어 미국도 협약을 저버렸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의 중재 하에 지난 6월 14일 MOU에 합의하고,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 베르사유 궁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테헤란에서 각각 원격 서명하는 방식으로 이를 발효시켰다. MOU는 60일간의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으며, 이후 이란 핵 프로그램 및 제재 해제 문제를 놓고 후속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번 충돌은 MOU 서명 이후 양측 간 첫 군사적 직접 교전으로, 합의 체제에 첫 번째 균열이 생겼다. 미군의 공격은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화라는 핵심 목표를 수호하는 동시에, 합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지 않는 ‘제한적 경고’의 성격으로 설계됐다는 게 미국 당국자의 설명이다.

미국과 이란 간 호르무즈 해협 통항 방식을 둘러싼 이견은 MOU 이후에도 지속돼 왔다. 미국은 선박들에게 오만 루트를 권장한 반면, 이란은 모든 선박이 이란의 허가를 받아 이란 해안에 가까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협상단 일원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60일 유예 기간이 끝나면 통행료 징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 또한 향후 협상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변수도 불안 요인이다.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지며 MOU 발효 직후부터 후속 협상이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MOU에는 핵 프로그램 사찰, 고농축 우라늄 재고 처리, 최대 250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 여부 등 핵심 현안이 여전히 미결로 남아 있다.

확전 가능성을 두고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전면전 재개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크고, 이란 역시 MOU를 자국에 유리한 성과로 평가하고 있어 합의 파기를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상호 불신이 깊은 양측이 국내 여론을 의식한 채 군사 대응을 반복하다 예기치 못한 인명 피해 등 통제 불가 상황에 직면할 경우, 이제 막 출범한 MOU 체제가 좌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김희빈 기자
미-이란 1차 고위급 회담 열린 스위스 루체른의 리조트
이슈2026-06-23
미·이란, 18시간 밤샘 협상 끝 ’60일 로드맵’ 합의…핵사찰 해석 놓고 엇박자

미국과 이란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첫 고위급 후속 협상을 18시간에 걸친 밤샘 회의 끝에 마무리하고, 향후 60일 내 최종 종전 협정 체결을 목표로 한 단계별 로드맵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6월 17일 미·이란 양국이 14개 항목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해 긴장 완화 틀을 마련한 데 이은 첫 고위급 후속 협상으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리조트에서 양국 고위 당국자들이 마라톤 협상을 벌여 돌파구를 찾아냈다.

미-이란 1차 고위급 회담 열린 스위스 루체른의 리조트
미-이란 1차 고위급 회담 열린 스위스 루체른의 리조트(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측에서는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수석 대표로 참석했으며,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대통령 사위가 사전 실무 협의를 담당했다.

이란 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을 수석 대표로,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외무부 대변인, 은행 및 석유 분야 고위 관리들이 참여해 제재 해제와 경제 회복이 테헤란의 핵심 관심사임을 드러냈다.

협상은 순탄하지 않았다. 협상 진행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란은 레바논 내 대리 세력의 분쟁 야기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난주보다 더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글을 올려 협상장 분위기를 긴장시켰다.

이란 협상단은 이란 반공식 통신 타스님을 통해 트럼프의 위협 발언에 항의 의사를 전달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은 계속됐고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중재국 파키스탄과 카타르는 공동성명에서 60일 내 최종 합의 도달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사고와 오판을 방지하기 위한 소통 채널 구축과 레바논 내 군사 충돌 재발 방지를 위한 ‘분쟁완화 셀(deconfliction cell)’ 설치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협상의 최대 성과로 미국이 내세운 것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문제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IAEA 사찰단의 자국 복귀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미국인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이자,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즉각 선을 그었다. 이란 외무부는 “IAEA와의 협력은 현재 절차에 따라 계속될 것”이라며, 에스마일 바가에이 대변인은 “이란은 핵안전조치협정에 따른 의무와 의회 결의, 최고국가안보회의 결정에 따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약속을 한 게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란 국영통신 IRNA도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18시간 협상에서 핵 문제는 의제가 아니었으며 이란은 어떠한 새로운 의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 고위 당국자는 협상 도중 취재진에게 “핵 합의의 모든 요소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으며, 이번 논의를 출발점으로 기술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 개방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분쟁 완화 메커니즘 구축에도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경제 조치에서는 가시적 진전이 나왔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와 석유 관련 제품의 생산·인도·판매를 허용하는 60일짜리 일반면허를 발급했으며, 이란은 오는 8월 21일까지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이 지난 4월 이란 항만과 원유 수출망을 봉쇄한 이후 처음 이뤄진 대규모 제재 완화 조치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양해각서 체결 이후 해협 통과 선박 수는 증가세를 보여 21일 35척까지 늘었으나, 이란의 추가 폐쇄 발언으로 혼선이 빚어지며 22일에는 17척으로 급감했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00척 이상이 통과하던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레바논 문제도 변수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레바논 종전 문제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합의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첫 실질적 시험대는 ‘레바논 분쟁완화 셀’의 실효성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에서 계속 교전을 이어가며 서로를 휴전 위반자로 지목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들은 낙관을 경계했다. 자유유럽방송(RFE/RL)과 인터뷰한 한 전문가는 “핵 프로그램을 신뢰성 있게 종식하려면 실질적인 사찰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양해각서는 “간결한 헤드라인 문서에 불과하며, 실제 합의와는 매우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재 해제는 미 의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들이 포함돼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고위급 협상단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를 떠났으며, 실무 협상은 이번 주 내내 뷔르겐슈토크에서 이어진다.

김희빈 기자
이슈2026-06-20
이스라엘 공습에 막힌 미·이란 후속협상…휴전 합의로 재개 가능성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직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헤즈볼라 목표물 80여 곳을 공습하면서, 후속 핵 협상이 출발 전부터 차질을 빚었다.

이란 외무부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오늘 예정됐던 스위스 회담이 다른 날로 연기됐다”면서도 “향후 며칠 내 협상 개최를 위한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이에 앞서 제이디 밴스 부통령의 스위스 방문이 연기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날 첫 실무협상 장소로 지정됐던 스위스 뷔르겐슈토크를 관할하는 니드발덴 주정부는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19일부터 21일 사이 MOU 이행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당초 20일까지로 설정됐던 주변 통행 제한을 최장 22일 오전까지 연장했다.

스위스 외무부가 이날 새벽 협상 연기 사실을 발표한 이후에도 카타르 정부 항공기와 미군 수송기가 취리히공항과 뷔르겐슈토크 인근 군사기지에 각각 착륙한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협상 연기 배경으로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가 지목된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헤즈볼라 목표물 80여 곳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이 자국군 4명을 사망케 한 헤즈볼라의 ‘휴전 위반’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서명한 종전 MOU 제1조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명시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세를 MOU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 개시는 1조(레바논 등 전 전선 휴전), 4조(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5조(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10조(이란산 원유 제재 면제), 11조(이란 동결자금 해제)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중단해야 본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같은 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미국·카타르 중재 아래 레바논 내 휴전에 합의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미국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휴전은 현지시간 오후 4시를 기해 공식 발효됐다”고 전했다.

후속 협상이 재개될 경우 밴스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등 양측 고위 대표가 직접 참석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김도현 기자
이슈2026-06-18
“트럼프, 이란과 종전 MOU 친필 서명”…호르무즈 통행료 논란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7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확인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이같이 밝혔으며,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도 미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양국 간 MOU 서명이 이뤄지고 발효됐다고 전했다. 이란 측에서도 이를 확인했다. 이란 국영매체는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양국 대통령이 합의 문안에 공식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양국은 6월 19일 스위스에서 만나 대면 서명식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은 호르무즈 해협을 19일 이전에 개방하기 위해 서명 시점을 앞당기는 논의가 있었다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끄는 이란 협상팀은 19일 예정대로 스위스에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나, 대면 서명식이 그대로 진행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6월 14일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갈리바프 의장이 참여한 가운데 MOU 전자서명이 이뤄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이터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당시 밴스 부통령과 갈리바프 의장이 전자서명 방식으로 MOU를 체결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과정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번에 서명 주체가 양국 대통령으로 격상되면서 MOU 발효 시점이 당초 계획이었던 19일 대면 서명보다 앞당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MOU에 따라 공식 서명이 앞당겨지면서 이란은 17일부터 즉시 60일간 원유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이 60일은 양국이 서명 이후 구체적인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기간이다.

악시오스는 MOU 전문 공개를 요구하는 미국 내 정치적 압박이 서명 시점을 앞당기게 한 배경일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일부 소식통은 MOU 내용 비공개를 요구한 쪽은 이란이었으며, 백악관이 미국 내 정치적 압력 때문에 일정을 앞당긴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편 같은 날 이란은 60일간의 무상 통항 기간이 끝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다시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란 측 협상단장인 갈리바프 의장은 자국 국영TV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갖고 있으며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당연히 요금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제법이나 해상 항행을 거스르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60일간의 본협상이 끝난 뒤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과 통행료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나왔다. MOU 제5조는 “이란은 페르시아만에서 오만해로, 또는 그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상선들이 60일 동안만 아무런 비용 없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같은 조항의 다른 문장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관리 및 해양 서비스를 규정하기 위해 오만 등과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어, 이란이 향후 통제권 행사를 모색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이란은 ’60일 동안만 아무런 비용 없이’라는 문구를 근거로 해당 기간이 끝난 뒤 민간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자유롭게 개방되고 통행료가 전혀 없을 것”이라던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발언과 배치되는 내용으로, 향후 새로운 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희빈 기자
이슈2026-06-15
미·이란, 개전 106일 만에 종전 합의…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개전 106일 만에 종전 합의로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도 전면 개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기준 14일 오후 5시 30분께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지금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게시물 (출처=트루스소셜 캡쳐)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도 같은 날 엑스(X)를 통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가 선언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15일 자국 국영 TV 인터뷰에서 레바논을 포함한 여러 전선의 전쟁이 즉각적·영구적으로 끝날 것임을 확인했다. 이번 합의에 따른 이란 측 의무 이행은 19일부터 효력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합의 이행을 검증하는 협상은 앞으로 60일간 지속되며, 상대방이 위반할 경우 이란도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번 전쟁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기습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양측은 4월 8일 휴전에 들어가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협상을 이어온 지 두 달여 만에 최종 종전 합의를 도출했다.

정식 서명식은 19일 스위스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게시글을 통해 서명 일정을 직접 확인했다. 15~17일 유럽(프랑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일정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식 직접 참석 여부도 주목받는다. JD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합의 타결 직전까지 불확실성을 더한 변수도 있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해 수도 베이루트 인근을 공습하면서 협상 막판 차질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을 향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공격도,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도 없어야 한다. 이것이 오랜 평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종전 양해각서(MOU)의 구체적 내용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 측은 이란이 핵무기 보유를 영구적으로 포기하고 핵 프로그램 해체 및 핵물질 폐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이행 성과에 따라 해외 동결자산 해제와 대이란 제재 완화 등의 보상이 단계적으로 주어지는 구조다. 이란 측은 핵 문제가 서명 이후 60일간의 후속 협상에서 다룰 사안이라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해석 차이는 향후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남는다.

이번 합의의 즉각적인 효과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전면 개방을 승인하며, 동시에 미 해군의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즉시 해제할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한편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미국이 각각 자국의 협상 성과를 부각하는 가운데, 종전 이후 핵 합의 이행 과정과 제재 해제 속도를 둘러싼 후속 갈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희빈 기자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겨냥해 발사된 이란 미사일
이슈2026-06-08
이스라엘, 이란 미사일 공격에 수 시간 만에 군사보복…테헤란 등 3개 도시 타격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맞서 이란 중·서부 군사시설을 전격 타격하며 중동 정세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이란 중부와 서부에 위치한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TV도 수도 테헤란과 북서부 타브리즈, 중부 이스파한 등 3개 도시에서 잇따라 폭발음이 감지됐다고 보도했으며, 테헤란 서쪽 카라지 인근에서도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지 불과 수 시간 만에 이뤄졌다.

이란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베이루트 외곽의 헤즈볼라 거점을 타격한 것을 휴전 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미사일 공격에 나섰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은 지난 4월 8일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발효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총 11발로, 전량 이스라엘 방공망에 요격됐다.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대피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격 미사일 파편으로 인한 화재도 현지에서 보고됐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미사일 도발 직후 “이란은 다시 한번 테러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보복 방침을 공식화한 바 있다.

김도현 기자
이슈2026-05-26
“휴전은 깨졌다, 파멸적 타격 가하라”… 네타냐후, 헤즈볼라 전면적 공세 강화 선언
  • 베카 계곡 등 레바논 전역으로 폭격 전선 확대… 양측 사망자 급증하며 45일 휴전 연장 합의 무색
  • 이스라엘 극우 장관들 베이루트 침공 압박 속… 다음 주 워싱턴서 운명의 평화 협상 개최 예정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체결했던 휴전 연장 합의가 무색하게 중동 전역이 다시 한번 통제 불능의 전면전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체결했던 휴전 연장 합의가 무색하게 중동 전역이 다시 한번 통제 불능의 전면전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헤즈볼라를 향해 파멸적인 타격을 가하라는 군사 명령을 전격 하달함에 따라, 이스라엘군(IDF)은 레바논 전역으로 폭격 범위를 확장하며 고강도 공세를 재개했다. 이번 전선 확산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거대한 지정학적 역학 관계 및 이스라엘 내부 극우 세력의 군사적 압박이 맞물린 결과로, 피란민 수백만 명의 생존을 위협하는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치닫는 형국이다.

이스라엘 국방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네타냐후 총리의 공격 강화 선언 직후 레바논 동부 시리아 접경지대인 베카 계곡을 비롯한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거점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 공세를 개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식 영상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현재 헤즈볼라와 전면적인 전쟁 상태에 있음을 명확히 규정하고, 군 지휘부에 가공할 만한 압도적 타격을 가하라고 지시했음을 밝혔다. 그는 군사 작전을 시작한 이래 이미 600명이 넘는 테러리스트를 사살해 무력화했으나, 현시점에서 이스라엘에 요구되는 것은 공격의 빈도와 강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강력한 군사적 의지를 피력했다.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의 이러한 움직임을 명백한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전면적인 보복 작전에 착수했다. 헤즈볼라 측은 이스라엘 군사 기지와 주둔군, 탱크, 작전 지휘소 및 보안 건물을 표적으로 삼아 총 22차례에 걸친 고강도 드론 공격과 로켓 포격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지난 4월 16일 최초 휴전 협정이 체결된 이후 레바논 남부 전선에만 국한되던 군사 작전의 경계선이 동부 베카 계곡 등 레바논 심장부 전역으로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처럼 전선이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된 배경에는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 강경 극우파 인사들의 강력한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구비르 국가안보장관 등 극우 성향의 핵심 각료들은 군사 작전 범위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내부까지 완전히 확대해야 한다며 연일 강경론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영토에서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철수해야 한다고 맞서며 영토 주권 수호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내부적으로 헤즈볼라의 무장을 해제하려는 행정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 복잡한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휴전 체제 정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현지의 인명 피해와 피란민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초 휴전 합의 이후에만 이스라엘 군인 10명이 교전 중 사망했으며, 같은 기간 이스라엘의 가파른 폭격으로 인해 레바논 측에서는 민간 구급대원과 응급 의료진을 포함해 400명이 넘는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레바논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누적 사망자는 이미 3,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거의 매일 격리 및 대피 명령을 하달함에 따라 현지에서 고향을 잃은 실질적 유랑 피란민의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같은 중동의 대리전 양상은 미·이스라엘 연합전선과 이란 간의 거대한 군사적 충돌 패러다임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전격적인 전쟁을 개시한 이후, 이란의 핵심 동맹 세력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카메네이 사살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로켓을 발사하면서 레바논 전체가 전쟁의 화마에 휩싸였다. 현재 이란 정부는 미국과의 평화 협상 조건으로 중동 전쟁의 모든 전선에서 완전한 종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배수진을 치고 있으나, 이스라엘 경영진은 헤즈볼라 소탕 전에는 싸움을 멈출 수 없다며 강경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양국 공식 외교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대표단은 중동의 운명을 가를 차기 평화 협상을 도출하기 위해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정도윤 기자
이슈2026-05-21
FAO “호르무즈 봉쇄, 6~12개월 내 세계 식량 위기 촉발”…에너지·비료·수확량 ‘3중 충격’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비료 충격이 농업 생산 전반을 강타하면서 세계가 6~12개월 이내에 심각한 식량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AFP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FAO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일시적인 해운 차질”이 아닌 “체계적인 농식품 충격의 시작”으로 규정하며, 각국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글로벌 식량 가격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FAO는 이번 사태의 충격이 단계적으로 파급된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비료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이는 씨앗 수급 불안과 수확량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 단계의 식품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식품 가격 급등 시기는 올해 말 또는 2027년으로 예측됐다.

막시모 토레로 FAO 수석 경제학자는 자체 팟캐스트를 통해 “각국의 충격 흡수 역량을 높이고 이 사태에 대한 복원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시장이 기존 비축분에 의존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비가 비축량을 초과하면 대규모 공급 부족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란 전쟁의 여파는 이미 실물 지표에 나타나고 있다.

FAO 식품 가격 지수는 분쟁 발발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되던 세계 에너지의 5분의 1과 글로벌 비료 공급량의 3분의 1이 막히면서 걸프 지역 비료 공장들이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을 축소하고 있다.

FAO의 경고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비료 행동계획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집행위는 19일 영양 관리 개선과 친환경 자국산 비료 촉진, 불필요한 규제 완화 등을 담은 행동계획을 공개했다. 그러나 비료 가격을 단기간에 낮출 수 있는 즉각적인 관세 인하 조치는 이번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FAO는 각국 정부에 아라비아반도를 경유해 홍해로 이어지는 대체 육상·해상 통로 확보에 집중하고, 에너지·비료에 대한 수출 규제를 자제하며, 어떠한 무역 제한 조치에서도 인도적 식량 흐름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취약국의 비료 확보를 돕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금융 수단 등 다자간 지원 체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희빈 기자
이슈2026-05-19
도널드 트럼프, 지지율 37% 폭락하며 재집권 이후 ‘사상 최악’의 위기 직면
  • NYT·시에나대 공동 여론조사 결과 폭락… 미국 유권자 64% “의회 승인 없는 이란 침공은 전적인 오판”
  • 치솟는 민생 물가에 69% 비명 지르는데 민주당도 대안 부재…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미 정계 대혼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이란과의 군사 충돌 여파와 이로 인한 급격한 인플레이션 압박이 미국 전역을 뒤흔들면서 백악관의 국정 동력이 마비될 수준의 치명적인 성적표가 공개됐다.

미국 유권자 10명 중 6명 이상이 현 행정부의 중동 전쟁 수행 능력을 전면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재집권 이후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교가 공동으로 전국의 성인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정밀 여론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불과 37%에 턱걸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현재의 국정 운영 방식을 전면 거부하며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토 여론은 59%까지 치솟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5월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간 수집된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한 이래 기록한 역대 최악의 수치다. 이처럼 민심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싸늘하게 돌아선 결정적인 도화선은 이란과의 전쟁 강행과 이에 연동되어 폭등한 민생 경제 물가 불황이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절대다수인 64%가 행정부의 이란 군사 작전 개시 결정을 두고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단언했다. 반면 트럼프의 군사적 결단을 전폭 수용하고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옹호한 응답은 단 30%에 불과해 전쟁의 명분이 대중적 지지를 상실했음을 극명하게 증명했다.

더욱 심각한 지점은 전쟁 여파가 미국인들의 실질적인 장바구니 경제와 생계 기반을 직접 타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류비 상승을 시작으로 전방위적인 공급망 충격이 이어지면서 전체 조사 대상자의 69%가 살인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비 조달에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적인 대외 정책 탓에 ‘개인적인 자산 및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고 직접 응답한 비율은 44%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지난 가을 조사에서 나타난 36%에 비해 단 몇 달 만에 8%포인트나 급증한 수치로, 민생 파탄에 대한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음을 시사한다. 유권자들은 특히 대통령이 헌법에 명시된 의회의 정식 승인 절차를 우회하여 독단적으로 공격을 명령한 절차적 정당성 상실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떠받치는 핵심 보수 지지층은 여전히 견고한 진영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 공화당 정당 일체감을 가진 응답자의 70%는 이란과의 외교적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즉각적인 군사 작전과 무력 행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지지했으며, 73%는 무력 충돌만이 이란의 호전적인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원천 봉쇄할 유일한 수단이라는 신념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러한 골수 지지층의 결집에도 불구하고 당장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의 가상 대결 지표는 공화당에 파멸적인 먹구름을 예고하고 있다. 만약 오늘 당장 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느 정당의 의회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가상 투표 질문에 응답자의 반수인 50%가 야당인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여당인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39%에 그쳐 양당 간 격차가 두 자릿수 불연속선으로 벌어졌다.

의회 권력 교체의 교두보가 마련된 유리한 정국이지만 정작 민주당 역시 전폭적인 지지를 흡수하지 못한 채 불안한 반사이익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유권자들은 현 행정부의 전횡을 강력하게 저지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성명서 발표와 말싸움에만 치중하는 민주당의 정치적 리더십 부재와 무능함에 깊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NYT는 민주당이 유권자들의 전쟁 불안과 경제적 염려를 파고들며 외연 확장을 시도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는 수권 정당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미 정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리스크가 가져온 경제 파국 속에서 뚜렷한 대안 세력마저 불분명한 유례없는 리더십 진공 상태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정도윤 기자
라이프2026-05-19
국민 10명 중 8명 “중동전쟁에 불안”…외식·여행 줄였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민 대다수가 경제적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물가 상승 여파로 외식과 여행 등 소비를 실제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지난달 전국 20~60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9일 ‘중동전쟁 관련 정보와 국민의 경제 상황 인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전쟁 관련 정보에 노출된 응답자의 77.8%가 불안을 경험했다. 불안의 주된 원인으로는 ‘유가 및 물가 상승 우려'(96.6%)와 ‘경기침체 심화'(94.2%)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한국의 국방·안보 상황 우려’를 불안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는 67.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재단은 “국민이 중동전쟁을 군사 문제가 아닌 생활경제 문제로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불안감은 실제 소비 행동으로도 이어졌다. 응답자의 88.2%는 생활물가 상승을 체감한다고 답했으며, 72.8%는 소비생활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소비를 줄인 항목은 외식(43.6%), 여행(43.2%), 자가용 이용(41.2%) 순이었다.

수급 불안 우려도 상당했다. 의료·위생물품의 수급 불안을 걱정한다는 응답이 77.8%에 달했으나, 실제로 생필품을 평소보다 많이 구매했다는 응답자는 12.7%에 그쳤다. 불안감이 사재기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온라인 커뮤니티·생성형 인공지능(AI)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에서 물품 비축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유류세 인하(88.4%)와 석유 가격 상한제(86.3%) 등 직접적인 가격 안정 정책에 대한 찬성률이 특히 높았다. 위기 상황에서 언론이 수행해야 할 역할로는 ‘허위 정보·루머 검증’이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김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