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 회담을 앞둔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요 도로에 소총을 든 군인이 배치돼 있다.
군인 배치된 이슬라마바드 도로
이슈2026-04-21
이란, 강경 경고 속 파키스탄행 협상단 파견 시사…22일 이슬라마바드 담판 주목

미국과의 2주간 휴전 종료를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이란군이 미국의 어떠한 적대 행위에도 즉각 응전하겠다고 경고하는 가운데, 양국은 파키스탄에서 2차 종전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의 통합 지휘 기구인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알리 압돌라히 지휘관은 이날 성명을 내어 “적들의 어떠한 적대 행위에도 즉각 결정적인 대응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통제를 포함한 군사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대통령이 전장 상황에 대해 허위 서사를 만들어 내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최근 미국 관리들이 보내는 신호는 비건설적이고 모순적”이라며 이란이 강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란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협의 그림자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협상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 회담을 앞둔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요 도로에 소총을 든 군인이 배치돼 있다.
군인 배치된 이슬라마바드 도로 (사진=연합뉴스)

대외적 강경 발언과 별개로, 실제 협상 준비는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협상단을 파키스탄에 보내겠다는 의사를 중재자들에게 전달했다고 20일 보도했다. CNN 방송도 미국과 이란의 2차 회담이 22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 대표단은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 측은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1차 협상에서도 각국 대표를 맡았다. 이슬라마바드 현지에서는 도로 곳곳에 검문소와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무장 군인들이 경계를 서는 등 삼엄한 보안이 재현됐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월 28일 전쟁에 돌입했으며, 파키스탄의 중재로 4월 7일 14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미 동부시간 기준 22일 저녁(이란 현지시간 기준 23일)이 시한이다.

휴전 기간 중 본토 공습과 반격은 멈췄으나,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와 이에 맞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가 이어지며 휴전 위반 논쟁이 계속됐다. 1차 협상에서 양국은 우라늄 농축 제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대이란 제재 완화 등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결렬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란 지도부가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미국과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과거 대화 기간 중 공격당한 전례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를 깊이 불신한다고 분석했다. 또 전쟁으로 발언권이 커진 이슬람혁명수비대 및 강경파와의 권력 역학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란은 겉으로는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협상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CNN은 그가 참모들의 만류에도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직 타결되지 않은 내용을 기정사실화해 공표함으로써 협상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측 협상가들은 2차 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를 먼저 끌어낸 뒤 세부 사항을 수주간 추가 협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같은 접근이 이란 측에 폭격으로 매몰된 미사일 시스템을 회수할 시간을 줄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미측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어 협상 전략을 둘러싼 이견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