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IT2026-06-14 21:22

미 정부, 앤트로픽 ‘미토스5’·’페이블5’ 외국인 접근 전면 차단…업계 “사실상 허가제”

미국 행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모델 ‘미토스5(Mythos 5)’·’페이블5(Fable 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전면 차단하면서 AI 산업 전반에 파장이 번지고 있다. 앤트로픽은 12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에서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당국 권한을 근거로 두 모델에 대한 모든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중단하는 수출 통제 지침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해외 접속자는 물론 미국 내 체류 외국 국적자와 앤트로픽 소속 외국인…

정도윤

미국 행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모델 ‘미토스5(Mythos 5)’·’페이블5(Fable 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전면 차단하면서 AI 산업 전반에 파장이 번지고 있다.

앤트로픽은 12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에서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당국 권한을 근거로 두 모델에 대한 모든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중단하는 수출 통제 지침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해외 접속자는 물론 미국 내 체류 외국 국적자와 앤트로픽 소속 외국인 직원도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회사 측은 지침 수령 즉시 두 모델의 전 고객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침 수령 시각은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5시21분이었다.

미 상무부가 이번 조치에 나선 것은 페이블5의 보안 장치를 우회하는 이른바 ‘탈옥’ 기법의 존재를 인지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해당 기법이 오픈AI의 GPT-5.5를 포함한 다수 모델에서 이미 통용되는 수준이라고 반박하면서, “이번 조치는 오해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투명하고 공정하며 기술적 사실에 근거한 절차로 안전하지 않은 AI 배포를 차단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보지만, 이번 조치는 그러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안보 체제가 강화될 때까지 수 주간 접근 제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AI 산업 전반에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픈AI, 구글, 메타를 포함한 모든 주요 AI 모델 개발사에 선례를 남길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는 사실상의 허가제”라며 “기업들이 백악관의 뜻을 거스를 수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직접 영향이 나타났다. 앤트로픽이 지난 2일(현지시간) 글로벌 AI 보안 협력체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 대상을 15개국 약 150개 기관으로 확대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합류한 지 열흘 만에 수출 통제 조치가 내려졌다.

합류 직후 접근권을 확보했으나 실질적인 모델 활용이 이뤄지기도 전에 차단된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앤트로픽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온 만큼 차분하게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국가안보실 중심 협의체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외산 첨단 AI 접근이 상대국 정부 결정 하나로 순식간에 막힐 수 있음을 보여주며 ‘소버린 AI(Sovereign AI)’ 확보 논의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소버린 AI란 특정 국가가 자국의 언어·문화·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 개발·통제하는 AI로, 외부 의존 없이 국가 차원의 AI 주권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개인 소셜미디어에 “이런 일은 언제든 계속해서 생길 수 있다”며 “글로벌과 협력하면서도 유사시엔 자체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썼다.

한국은 현재 정부 주도의 K-LLM(한국형 거대언어모델) 사업으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이나, 기술 종속 리스크를 해소하려면 역량 확충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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