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7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확인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이같이 밝혔으며,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도 미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양국 간 MOU 서명이 이뤄지고 발효됐다고 전했다. 이란 측에서도 이를 확인했다. 이란 국영매체는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양국 대통령이 합의 문안에 공식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양국은 6월 19일 스위스에서 만나 대면 서명식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은 호르무즈 해협을 19일 이전에 개방하기 위해 서명 시점을 앞당기는 논의가 있었다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끄는 이란 협상팀은 19일 예정대로 스위스에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나, 대면 서명식이 그대로 진행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6월 14일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갈리바프 의장이 참여한 가운데 MOU 전자서명이 이뤄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이터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당시 밴스 부통령과 갈리바프 의장이 전자서명 방식으로 MOU를 체결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과정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번에 서명 주체가 양국 대통령으로 격상되면서 MOU 발효 시점이 당초 계획이었던 19일 대면 서명보다 앞당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MOU에 따라 공식 서명이 앞당겨지면서 이란은 17일부터 즉시 60일간 원유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이 60일은 양국이 서명 이후 구체적인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기간이다.
악시오스는 MOU 전문 공개를 요구하는 미국 내 정치적 압박이 서명 시점을 앞당기게 한 배경일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일부 소식통은 MOU 내용 비공개를 요구한 쪽은 이란이었으며, 백악관이 미국 내 정치적 압력 때문에 일정을 앞당긴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편 같은 날 이란은 60일간의 무상 통항 기간이 끝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다시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란 측 협상단장인 갈리바프 의장은 자국 국영TV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갖고 있으며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당연히 요금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제법이나 해상 항행을 거스르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60일간의 본협상이 끝난 뒤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과 통행료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나왔다. MOU 제5조는 “이란은 페르시아만에서 오만해로, 또는 그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상선들이 60일 동안만 아무런 비용 없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같은 조항의 다른 문장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관리 및 해양 서비스를 규정하기 위해 오만 등과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어, 이란이 향후 통제권 행사를 모색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이란은 ’60일 동안만 아무런 비용 없이’라는 문구를 근거로 해당 기간이 끝난 뒤 민간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자유롭게 개방되고 통행료가 전혀 없을 것”이라던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발언과 배치되는 내용으로, 향후 새로운 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