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전면 총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밤 경기 수원시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총파업 예고일이었던 21일을 불과 1시간 30분 앞둔 시점으로, 교섭 시작 이후 5개월 만의 극적 타결이었다.

핵심은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성과급은 기존 성과인센티브(OPI)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으로 구분해 지급하기로 했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로 정했으며, 지급률 상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노조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성과급 상한 철폐 방식이 부분적으로 수용된 셈이다.
재원 배분 구조도 구체화됐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나뉜다. 당해 회계연도 적자 사업부는 공통 지급률의 60%를 지급률로 적용하되, 시행 시점은 2027년분부터다. 즉각적인 패널티 대신 1년 유예를 두면서 노조 내부 반발을 완화한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을 자사주 형태로 지급하되,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고 나머지 3분의 1씩은 각각 1년,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지급 조건도 명시됐다. 이 제도는 향후 10년간 적용되며,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200조 원 달성 시,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100조 원 달성 시 지급하는 구조다.
임금 처우도 개선됐다. 올해 임금인상률은 기본인상률 4.1%와 성과인상률 2.1%를 합산한 6.2%로 확정됐다. 직급별 연봉 상한선도 일제히 올랐다. CL4(부장급)는 개발·비개발 구분 없이 1억3천만 원으로 일원화됐고, CL3(과·차장급)은 1억300만 원에서 1억1천만 원으로, CL2(대졸 신입)은 7천600만 원에서 8천만 원으로 각각 상향됐다. 이 밖에 무주택 조합원을 위한 사내 주택대부 제도 신설, 자녀 출산경조금 대폭 상향 등 복지 처우 개선안도 합의안에 담겼다.
이번 합의는 정부의 직접 중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이 결렬된 직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직접 교섭을 주재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김 장관은 브리핑에서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해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노사 갈등으로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사과하고,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번 합의의 최종 확정 여부는 조합원 찬반투표에 달렸다. 노조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가결되면 올해 임금협상은 파업 없이 마무리되지만, 부결될 경우 노사 갈등은 다시 파업 국면으로 돌아갈 수 있어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