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단속 거부

이슈2026-05-20
“부는 시늉만 한 읽씹형 꼼수 안 통한다”…음주 측정 불응자 면허 취소 처분 ‘전원 기각’
  • 오토바이 사고 후 측정기 입만 대고 버틴 운전자… 2종 보통·소형 면허 예외 없이 전면 박탈
  • “초범이고 생계형 운전자라도 구제 불가능”… 도로교통법상 불응 시 ‘반드시 취소’ 법적 의무 재확인
경찰의 정당한 음주 단속 요구를 회피하기 위해 측정기에 호흡을 불어넣는 흉내만 내며 시간을 끄는 이른바 '꼼수 거부' 행위에 대해 정부가 구제 없는 전면 면허 취소 처분이 합당하다는 엄격한 법적 잣대를 재확인했다.

경찰의 정당한 음주 단속 요구를 회피하기 위해 측정기에 호흡을 불어넣는 흉내만 내며 시간을 끄는 이른바 ‘꼼수 거부’ 행위에 대해 정부가 구제 없는 전면 면허 취소 처분이 합당하다는 엄격한 법적 잣대를 재확인했다. 과거 음주운전 이력이 없는 초범이거나 당장 운전대를 놓으면 생계가 막막해지는 생계형 운전자라 할지라도, 측정 자체를 거부한 이상 법이 정한 예외 없는 행정처분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취지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경찰공무원의 정당한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했다가 자신이 보유한 모든 운전면허가 취소된 복합 면허 소지자 A씨가 제기한 행정심판 청구를 단호히 기각했다.

이번 행정 처분의 발단이 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A씨는 이륜자동차를 몰고 도로를 주행하던 중 도로 중앙분리대를 그대로 들이받고 노면에 전도되는 교통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말을 더듬거리는가 하면,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취기가 역력한 상태임을 인지했다. 이에 경찰은 현장에서 1차 음주 감지를 진행한 후 확정 수치를 파악하기 위해 정식 호흡 측정을 요구했으나, A씨는 음주측정기에 입술만 댄 채 바람을 부는 시늉만 반복하며 정밀 검사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이에 관할 시·도경찰청은 단속 지침에 따라 A씨를 음주 측정 불응자로 간주하고 그가 보유하고 있던 제2종 보통과 제2종 소형 운전면허를 동시에 일괄 취소했다.

행정소송 전 단계로서 행정심판을 청구한 A씨는 거부할 고의성이 없었으며, 단 한 번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적이 없는 청정 이력의 초범이라는 점을 내세워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운전면허가 생계유지와 직결되는 필수 자산이므로 일률적인 면허 취소 처분은 행정청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과도한 징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안을 심리한 중앙행심위의 판단은 단호했다. 위원회는 사고 당시 A씨가 술에 취해 운전했다고 볼 만한 상당한 객관적 정황이 충분했고 이에 따른 경찰의 측정 요구 역시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현행 도로교통법 조항은 음주 측정에 응하지 않은 운전자에 대해 관할 행정청이 법적 재량을 발휘할 여지 없이 ‘모든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해당 취소 처분에 위법성이나 부당함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재결 과정을 통해 운전자가 불응이라는 자악수를 두지 않고 단속 절차에 순응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의 차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대조하기도 했다. 만약 A씨가 꼼수를 부리지 않고 측정기 호흡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면, 검출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정지 기준치 미만(0.03% 미만)일 경우 아무런 행정처분을 받지 않고 훈방될 수 있었다. 설령 처벌 기준치를 넘어서는 수치(0.03% 이상~0.08% 미만)가 나왔다 하더라도 취소가 아닌 100일간의 운전면허 정지 처분에 그쳐 생계 기반을 완전히 잃지 않을 기회가 존재했다. 결과적으로 측정 불응이라는 악수를 두면서 스스로 면허 취소라는 가장 무거운 형벌을 자초한 셈이다.

아울러 현행법은 음주단속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거 측정 불응 전과가 있는 자가 추후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가 적발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가중 처벌 체계를 촘촘히 다져놓고 있다. 과거에 한 차례라도 측정을 거부한 이력이 있는 운전자는 추후 재단속 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선이 아닌 단순 정지 수준(0.03% 이상~0.08% 미만)에만 걸려도 보유한 모든 면허가 즉시 취소되는 가중 제재를 받게 된다. 이번 행정심판 결과는 음주단속 현장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회피 기동이나 시늉 내기식 불응 행위가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통한 구제 대상에서 원천 배제된다는 엄중한 경고를 던진 것으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정당한 지시에 협조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임을 증명하고 있다.

김희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