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라이프2026-07-25
멸종위기종 서식처 한국의 갯벌, 5년 만에 세계유산 2단계 등재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도를 넓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회의에서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 2단계 확대 등재를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충남 서산과 전남 여수·고흥·무안 갯벌이 세계유산 목록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2021년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 갯벌이 등재된 지 5년 만의 확대다. 이로써 한국의 갯벌은 보성-순천-여수-고흥 갯벌, 신안-무안 탄도만 갯벌, 무안 함해만 갯벌, 고창 갯벌, 서천 갯벌, 서산 갯벌까지 총 6곳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 됐다. 확대 등재 구역 면적은 약 2만7천975㏊, 이를 둘러싼 완충 구역은 2만4천795㏊에 이른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이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종 보전이라는 등재 기준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황해 생태계와 동아시아-대양주를 잇는 철새 이동 경로의 핵심 서식지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물새와 해양 생물 보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꼽혔다.

새로 편입된 갯벌은 저마다 다른 생태적 색깔을 지녔다. 가로림만의 서산 갯벌은 이번 확대 지역 중 최북단에 위치한다. 해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점박이물범이 정기적으로 찾는 곳이자, 저어새·노랑부리백로·알락꼬리마도요 등 170여 종의 조류가 확인된 지역이다. 여자만 동쪽 여수 갯벌에는 갯게, 붉은발말똥게, 흰발농게를 비롯한 멸종위기 야생생물·법정보호종 6종이 산다.

서산 갯벌(출처=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고흥 갯벌은 총 726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두꺼운 미세 펄과 다양한 해조류가 어우러진 생태계가 특징이다. 무안 지역에서는 탄도만 갯벌이 신안 갯벌과 함께 물새 서식지로 주목받았고, 함해만 갯벌은 국제적 멸종위기 조류 17종의 터전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은 이번 확대를 두고 이동성 물새의 서식 경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황해 연안 갯벌의 보호 체계를 강화해 생태적 연속성을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등재 직후 갯벌의 생물다양성 보전 가치와 유산 완전성이 한층 강화된 뜻깊은 성과라고 평가하며, 서해 생태계와 철새 이동 경로 보전을 위한 국제 협력이 이번 등재를 계기로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쉬움도 남는다. 천연기념물 저어새 번식지로 알려진 강화 갯벌을 포함한 인천·경기 지역 갯벌은 이번 등재 대상에서 빠졌다. 인천·부산·화성 지역 시민단체는 벡스코 앞 기자회견에서 부산·인천·경기 갯벌이 포함되는 3단계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도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향후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추가 갯벌을 분석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등재로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은 총 17건으로 늘었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가 처음 이름을 올린 뒤 지난해에는 반구천의 암각화가 대표목록에 추가됐다.

내년에는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으로 구성된 한양의 수도성곽이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자연유산·복합유산으로 나뉘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자문 심사를 거쳐 세계유산위원회가 최종 결정한다.

김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