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250주년 달러

‘건국 250주년’ 흔들리는 165년 화폐 전통… 美 달러화에 ‘트럼프 서명’ 사상 첫 각인
  • 연방법 예외 특혜 논란 속 ‘대통령 친필’ 담긴 100달러 지폐 전격 공개
  • 사망자만 허용되던 화폐 초상화 법안 발의, ‘250달러 트럼프 신권’ 추진에 정계 발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필 서명이 담긴 100달러 지폐가 역사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화폐에 현직 대통령의 서명이 직접 인쇄되는 것은 1776년 건국 이후 2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오랜 금융 관행을 깨트린 파격적인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트루스소셜)를 통해 공개한 본인 서명이 들어간 100달러 지폐.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필 서명이 담긴 100달러 지폐가 역사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화폐에 현직 대통령의 서명이 직접 인쇄되는 것은 1776년 건국 이후 2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오랜 금융 관행을 깨트린 파격적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일 본인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신의 서명이 선명하게 새겨진 새로운 100달러 지폐 디자인을 대중에 전격 게시했다. 공개된 지폐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지그재그 형태 서명이 왼쪽 하단에 자리 잡았으며, 그 바로 아래 배치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서명을 압도하는 구도로 배치됐다.

같은 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해당 지폐 이미지를 공유하며 이번 화폐 발행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리더십과 달러 패권 강화를 언급하며, 미국의 역사적 성과를 기념하기에 대통령의 서명이 담긴 화폐보다 강력한 수단은 없다고 확언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미국 건국 250주년의 상징성에 부합하는 적절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신권 발행은 미 재무부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고했던 예산 및 행정 절차의 결과물이다. 재무부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포함된 새 지폐의 인쇄 작업을 올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기존에 통용되던 지폐에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임명된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린 말러바 재무관의 서명이 유지되어 왔다.

미국은 남북전쟁 시기인 1861년부터 법정화폐에 현직 재무장관과 통화 발행 담당 재무관의 서명을 나란히 쌍으로 넣는 규칙을 165년간 엄격히 고수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재무관의 서명 칸은 아예 사라졌으며, 재무장관의 서명 위치를 아래로 하향 조정하고 가장 핵심적인 상단 자리에 대통령의 친필을 배치하는 구조적 변혁이 일어났다.

이 같은 화폐 디자인 변경을 두고 미국 정계는 격렬한 공방에 휩싸였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즉각 공세를 펼치며 화폐에 새겨진 대통령의 이름이 향후 경제적 실책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섬 주지사는 미국 소비자들이 식료품과 주거 임대료, 가스비 및 의료비 상승 등 고물가 압박을 겪을 때마다 지폐 속 서명을 보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더욱 큰 파장을 예고하는 대목은 서명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 형상을 직접 화폐에 새기려는 움직임이다. 현재 미국 연방법은 1866년 제정된 조항에 따라 생존 인물의 우상화를 방지하기 위해 오직 사망한 인물의 초상만 법정 화폐에 디자인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미 의회에는 이미 이 법적 규제에 예외를 인정하는 특례 법안이 상정되어 논정 중이다.

이와 관련해 미 재무부는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새로운 액면권인 ‘250달러 지폐’ 발행을 목적으로, 화폐 제조 총괄 기관인 조폐인쇄국(BEP)에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가 포함된 시안 개발을 이미 공식 요청한 상태다. 재무부 대변인은 해당 특례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최종 법률로 제정되는 즉시, 국가적인 기념 기일에 맞춰 250달러 신권을 선제적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기술적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공식 성명을 통해 확언했다.

정도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