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PB 하도급’ 위반, 30억 상생안으로 제재 면해…공정위 승인

쿠팡이 자체브랜드(PB) 상품 하도급 거래 과정의 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30억 원 규모의 수급사업자 지원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받으며 행정 제재를 면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쿠팡㈜과 PB상품 제조 위탁·판매사업을 승계한 씨피엘비(CPLB)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한 동의의결안을 소회의에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쿠팡 측은 2022년 10월 이후 PB 상품 제조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왔다. 314개 수급사업자에게 법정 기재 사항을 누락하거나 기명날인이 없는 서면을 교부한 서면 발급 의무 위반, 그리고 94개 수급사업자에게 약정에 없는 판촉 행사를 진행하며 공급단가를 인하한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이 그것이다.
쿠팡 측은 작년 3월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공정위는 같은 해 8월 이를 수용해 절차를 개시했다. 이후 두 차례 의견 수렴을 거쳐 총 30억 원 규모의 상생 방안이 최종 확정됐다.
부당 단가 인하와 직접 연관된 94개 수급사업자에게는 상품 개발·생산·납품 비용 명목으로 10억 5,000만 원이 지원된다. 사업자당 1,000만 원씩 배분하고 잔액은 서면 발급 위반 관련 수급사업자에게 돌아간다.
온라인 광고비 10억 원, 오프라인 박람회 홍보 4억 5,000만 원, 우수 수급사업자 상금·판촉 1억 원, 컨설팅·해외 판로 개척 4억 원도 각각 배정됐다.
거래 질서 개선 차원에서는 발주서 기명날인 시스템 정비, 최소 생산 수량·판촉 비용 분담 비율 명문화, 리드타임(발주부터 판매 개시까지 소요 기간) 사전 공지 의무화도 추진된다.
이번 동의의결 확정은 2022년 7월 하도급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혐의로는 첫 번째 사례다. 공정위는 전체 504개 수급사업자 중 실제 단가 인하 피해를 입은 곳이 94개(18.6%)에 그쳤고, 수급사업자 스스로 판촉 행사를 제안한 사례도 있어 위반 행위로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예상 과징금(6억~11억 원)의 3~5배에 달하는 상생안 규모, 단가 인하 피해액(약 7억 원)을 웃도는 직접 지원액(10억 5,000만 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쿠팡이 지난 18일 입점업체 최혜 대우 요구 혐의와 관련해 4년간 600억 규모 상생안을 제출했다가 기각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당시 건은 예상 과징금이 최대 2,000억 원대에 달하는 데다 피해 범위도 광범위하다는 점이 기각 사유로 꼽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쿠팡 측의 동의의결 이행 여부를 분기별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