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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IT2026-04-28
법원, 넷플릭스 세금 762억 중 90% 취소…사실상 넷플릭스 승리

서울행정법원이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국내 법인에 부과된 세금 762억 원 가운데 687억 원어치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2021년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불거진 과세 분쟁이 5년 만에 사실상 넷플릭스의 손을 들어주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28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이하 넷플릭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등 과세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세청은 2021년 넷플릭스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마친 뒤 800억 원 규모의 세금을 부과했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조세심판원에 불복 신청을 했고, 심판 결과 과세 규모가 일부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762억 원이 남자 넷플릭스코리아는 2023년 11월 전액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핵심은 넷플릭스코리아가 넷플릭스 네덜란드 법인에 정기적으로 지급해온 수수료를 어떻게 분류하느냐였다. 네덜란드 법인은 미국 외 지역의 사업을 총괄하는 거점으로, 한국 법인과 콘텐츠 유통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수취해왔다.

과세당국은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에서 콘텐츠 복제·전송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므로, 이 수수료가 저작권 사용의 대가에 해당한다고 봤다. 저작권 사용료로 분류하면 국내에서 원천징수가 가능해 세금을 물릴 수 있다. 반면 넷플릭스코리아는 해당 금액이 한국-네덜란드 조세조약상 국내 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 사업소득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재판부는 과세당국의 논리보다 넷플릭스코리아의 주장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콘텐츠 저장·전송 등 핵심 기술 기능은 해외 법인이 수행하고, 한국 법인은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접속 환경 제공·마케팅·고객 관리 등 부수적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 법인이 지급하는 수수료는 저작권 사용의 대가가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 유통에 따른 사업적 보상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수수료 산정 방식도 판단 근거가 됐다. 넷플릭스코리아는 국내 구독 매출에서 비용을 뺀 뒤 일정 수준의 영업이익을 확보하고, 나머지를 네덜란드 법인에 넘기는 구조로 운영해왔다. 재판부는 이 방식이 한국 법인에 플랫폼 운영 역할에 상응하는 이익을 보장하는 구조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넷플릭스가 중간 법인을 활용한다는 사실만으로 조세 회피 목적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도 명시했다.

모든 쟁점에서 넷플릭스가 이긴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 인터넷서비스 제공사(ISP) 망에 설치·운용해온 자체 콘텐츠 전송 장비 ‘OCA(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에 대한 법인세 부과는 정당하다고 봤다. OCA는 해외 서버를 거치지 않고 국내에서 콘텐츠를 빠르게 전달하기 위한 넷플릭스 고유의 네트워크 장비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이 장비를 ISP에 무상으로 넘겼기 때문에 자사 자산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실질적인 운용 통제권이 넷플릭스코리아에 있다고 판단해 자산으로 인정했다.

법인지방소득세 부과 처분에 대한 넷플릭스코리아의 취소 청구는 법인세 결과와 연동 산정되는 만큼 별도 소송으로 다툴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판결 후 넷플릭스코리아 측은 한국 세법을 준수해왔으며 앞으로도 국내 콘텐츠 생태계에 대한 투자와 기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