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소기업 AI 활용 격차 13.8%p…”조직 환경 개선하면 4%p로 줄어”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기업 규모 자체보다 조직 내 지원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이하 상의경제연구원)은 전국 만 20세 이상 근로자 3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생성형 AI 활용의 대-중소기업 격차: 역량과 조직환경의 역할’ 보고서를 11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단순 활용률은 대기업이 66.5%, 중소기업이 52.7%로, 양측 격차는 13.8%포인트에 달했다. 그러나 회사의 지원 체계와 개인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역량 등 여타 요인을 함께 분석하자 기업 규모 자체에서 비롯되는 활용률 격차는 4%p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조직 차원의 환경이 갖춰지면 중소기업도 대기업에 버금가는 AI 활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회사가 AI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경우 근로자의 AI 활용 확률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15.5%p 높았으며, 구독료를 지원할 때도 8.1%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AI 절감 시간의 활용 방식에서도 대·중소기업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양측 근로자 모두 절감한 시간을 ‘기존 업무 품질 향상’에 쓴다는 응답이 1순위였으나(대기업 32.6%, 중소기업 29.5%), 2순위에서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 근로자는 ‘새로운 프로젝트 및 업무 수행(22.6%)’을 택한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는 ‘업무 외 휴식 및 개인 시간 확보(27.3%)’를 선택했다. 김용미 상의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 AI 활용률 격차가 중장기적 생산성 격차로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종·지역별 양극화도 눈에 띄었다. 서비스업의 대·중소기업 활용률 격차가 9.2%p인 데 비해 제조업은 24.2%p에 달했다. 중소기업의 지역별 활용률 역시 수도권(57.3%)이 비수도권(47.8%)을 9.5%p 웃돌아, 제조업과 지방 소재 중소기업이 AI 활용의 사각지대임이 드러났다.
상의경제연구원은 격차 해소를 위해 고용보험 직업훈련 내 AI 특화 과정 확대, 비수도권·제조업 맞춤형 프로그램 추진, 진단·컨설팅 및 표준 도입 로드맵 보급, AI 구독료 지원 요건 간소화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AI로 단축된 업무 시간이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성과 연동형 직무 재설계와 사내 노하우 공유 인센티브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내 출시를 목표로 추진 중인 정부의 공공 AI 서비스 ‘모두의 AI’가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양수 상의경제연구원장은 “대·중소기업 간 AI 격차는 개인의 태도를 넘어 기업의 정책과 지원 같은 조직 환경에서 비롯된다”며 “중소기업의 도입 여건 조성과 근로자 역량 강화를 아우르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