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이란 군사 공격에 대한 현지 국민의 지지율이 개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극에 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역시 최저 수준에서 반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란을 향한 미국의 군사 공격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1%에 머물렀다. 개전 초기 30%대 중후반을 유지하던 지지율이 완전히 꺾인 것으로, 여당인 공화당 지지층 내부에서조차 찬성 기류가 기존 77%에서 69%로 8%포인트나 이탈하며 전체 수치를 끌어내렸다.
충돌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은 미국 사회 전반에 확산됐다. 전쟁이 길어질 것으로 본 응답자는 전체의 83%에 달해 일주일 전 집계치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군사적 긴장이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전쟁 장기화에 대한 미 대중의 두려움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전황 악화는 국정 최고 책임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커다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3%에 그쳐 1·2기 집권 기간을 통틀어 최저치를 2주 연속 유지했다. 나아가 당장 의회 선거가 실시될 경우 중도 무당층 가운데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33%)이 공화당(19%)을 크게 앞서면서 표심의 추 역시 야당 쪽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트루스소셜)를 통해 공개한 본인 서명이 들어간 100달러 지폐.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필 서명이 담긴 100달러 지폐가 역사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화폐에 현직 대통령의 서명이 직접 인쇄되는 것은 1776년 건국 이후 2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오랜 금융 관행을 깨트린 파격적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일 본인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신의 서명이 선명하게 새겨진 새로운 100달러 지폐 디자인을 대중에 전격 게시했다. 공개된 지폐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지그재그 형태 서명이 왼쪽 하단에 자리 잡았으며, 그 바로 아래 배치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서명을 압도하는 구도로 배치됐다.
같은 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해당 지폐 이미지를 공유하며 이번 화폐 발행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리더십과 달러 패권 강화를 언급하며, 미국의 역사적 성과를 기념하기에 대통령의 서명이 담긴 화폐보다 강력한 수단은 없다고 확언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미국 건국 250주년의 상징성에 부합하는 적절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신권 발행은 미 재무부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고했던 예산 및 행정 절차의 결과물이다. 재무부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포함된 새 지폐의 인쇄 작업을 올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기존에 통용되던 지폐에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임명된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린 말러바 재무관의 서명이 유지되어 왔다.
미국은 남북전쟁 시기인 1861년부터 법정화폐에 현직 재무장관과 통화 발행 담당 재무관의 서명을 나란히 쌍으로 넣는 규칙을 165년간 엄격히 고수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재무관의 서명 칸은 아예 사라졌으며, 재무장관의 서명 위치를 아래로 하향 조정하고 가장 핵심적인 상단 자리에 대통령의 친필을 배치하는 구조적 변혁이 일어났다.
이 같은 화폐 디자인 변경을 두고 미국 정계는 격렬한 공방에 휩싸였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즉각 공세를 펼치며 화폐에 새겨진 대통령의 이름이 향후 경제적 실책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섬 주지사는 미국 소비자들이 식료품과 주거 임대료, 가스비 및 의료비 상승 등 고물가 압박을 겪을 때마다 지폐 속 서명을 보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더욱 큰 파장을 예고하는 대목은 서명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 형상을 직접 화폐에 새기려는 움직임이다. 현재 미국 연방법은 1866년 제정된 조항에 따라 생존 인물의 우상화를 방지하기 위해 오직 사망한 인물의 초상만 법정 화폐에 디자인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미 의회에는 이미 이 법적 규제에 예외를 인정하는 특례 법안이 상정되어 논정 중이다.
이와 관련해 미 재무부는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새로운 액면권인 ‘250달러 지폐’ 발행을 목적으로, 화폐 제조 총괄 기관인 조폐인쇄국(BEP)에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가 포함된 시안 개발을 이미 공식 요청한 상태다. 재무부 대변인은 해당 특례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최종 법률로 제정되는 즉시, 국가적인 기념 기일에 맞춰 250달러 신권을 선제적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기술적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공식 성명을 통해 확언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확산으로 미국 전역에서 전력 부족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까다로운 인허가 규제가 청정에너지 공급망을 전면 마비시킬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 우드맥켄지(Wood Mackenzie)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현 행정부의 규제 강화 조치로 인해 무려 92기가와트(GW)에 달하는 신규 청정 전력 공급 계획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급증하는 인공지능 생태계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려던 고성장 에너지 산업 전반에 막대한 차질을 예방하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실제로 행정부의 규제 중심 기조와 연방 기금 회수 조치 등은 이미 시장에 즉각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지난해인 2025년 한 해에만 연방 토지 내에서 추진되던 7GW 규모의 발전 설비 계획이 전격 취소되었으며, 앞으로 심사 절차가 더욱 까다로워짐에 따라 공공 부지에서 12GW, 민간 부지에서 80GW의 추가 프로젝트가 줄줄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규제 지연 사태가 자본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심각하여,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만 무려 1,210억 달러(약 160조 원) 규모의 대규모 청정 인프라 투자가 증발할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공급 정체 현상은 지난 20년간 제로 성장에 머물던 미국의 전력 수요가 최근 급격한 상승 곡선으로 돌아선 시점과 맞물려 더 큰 경제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 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연산 처리를 위해 데이터센터의 수와 규모를 전례 없는 속도로 확장하면서 전력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는 데이터센터의 가동 확대로 인해 오는 2035년까지 이들의 전력 사용량이 현재보다 거의 3배 가까이 폭증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전력망 운영사들을 대상으로 신규 전력망 연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이른바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하도록 강제하고 나섰으나, 실제 발전 용량 자체의 절대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 내에서 데이터센터가 가장 밀집해 있고 규모가 큰 주요 전력망 지역의 경우, 운영사들이 지난 4년간 신규 발전원의 진입을 사실상 차단하면서 수요가 치솟는 시기에 전력 공급이 완전히 동결되는 최악의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전력 수급 불안정이 심화되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테크 기업들은 중앙 전력망에 의존하는 대신 데이터센터 부지 내에 자체 발전소를 직접 건설하는 등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는 실정이다.
미국이 전력난 돌파구로 삼았던 신규 발전원 중 절대다수가 친환경 재생에너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규제의 타격은 더욱 뼈아프다. 지난 2025년 미국 전역에 신규 도입된 발전 설비는 역대 최대치인 53GW를 기록했는데, 이 중 태양광과 풍력, 그리고 에너지 저장장치(ESS)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90%에 육박했을 만큼 청정에너지는 전력 공급의 핵심 축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처럼 청정에너지 시장의 발목을 잡은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해 8월 더그 버검(Doug Burgum) 미국 내무부 장관이 내린 행정 명령이다. 당시 버검 장관은 환경에 유해한 풍력 및 태양광 프로젝트를 전면 통제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인허가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 조치로 인해 주 타깃이 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물론, 전력망 안정화의 핵심인 배터리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까지 대거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인허가 분쟁과 지연 피해는 주로 오레곤, 앨라배마, 메인, 미네소타, 몬태나 주 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 습지 인근에 위치한 태양광 프로젝트들이 가장 큰 허가 취소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풍력 발전소의 경우 고공 비행 구역 및 영공 규제라는 복잡한 법적 잣대에 가로막혀 조사가 진행 중이다. 더욱이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전체 습지의 80%에 달하는 지역에 대한 환경 보호 조치를 공식 해제하기로 결정하면서, 민간 부지 내 태양광 프로젝트들이 향후 규제 지형 변화에 따라 얼마나 더 큰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될지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번 규제를 주도한 더그 버검 장관은 과거 노스다코타 주지사 시절 주 내의 풍력 발전을 전폭적으로 확장하고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Net Zero)를 달성하겠다는 초당적 목표를 세웠던 인물이다. 불과 2024년까지만 해도 그는 노스다코타의 풍부한 풍력 자원이 주 전체 전력의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으나, 연방 정부의 장관직에 오른 이후 재생에너지 산업의 확장을 정면으로 가로막는 규제 중심의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NYT·시에나대 공동 여론조사 결과 폭락… 미국 유권자 64% “의회 승인 없는 이란 침공은 전적인 오판”
치솟는 민생 물가에 69% 비명 지르는데 민주당도 대안 부재…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미 정계 대혼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이란과의 군사 충돌 여파와 이로 인한 급격한 인플레이션 압박이 미국 전역을 뒤흔들면서 백악관의 국정 동력이 마비될 수준의 치명적인 성적표가 공개됐다.
미국 유권자 10명 중 6명 이상이 현 행정부의 중동 전쟁 수행 능력을 전면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재집권 이후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교가 공동으로 전국의 성인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정밀 여론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불과 37%에 턱걸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현재의 국정 운영 방식을 전면 거부하며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토 여론은 59%까지 치솟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5월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간 수집된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한 이래 기록한 역대 최악의 수치다. 이처럼 민심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싸늘하게 돌아선 결정적인 도화선은 이란과의 전쟁 강행과 이에 연동되어 폭등한 민생 경제 물가 불황이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절대다수인 64%가 행정부의 이란 군사 작전 개시 결정을 두고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단언했다. 반면 트럼프의 군사적 결단을 전폭 수용하고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옹호한 응답은 단 30%에 불과해 전쟁의 명분이 대중적 지지를 상실했음을 극명하게 증명했다.
더욱 심각한 지점은 전쟁 여파가 미국인들의 실질적인 장바구니 경제와 생계 기반을 직접 타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류비 상승을 시작으로 전방위적인 공급망 충격이 이어지면서 전체 조사 대상자의 69%가 살인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비 조달에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적인 대외 정책 탓에 ‘개인적인 자산 및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고 직접 응답한 비율은 44%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지난 가을 조사에서 나타난 36%에 비해 단 몇 달 만에 8%포인트나 급증한 수치로, 민생 파탄에 대한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음을 시사한다. 유권자들은 특히 대통령이 헌법에 명시된 의회의 정식 승인 절차를 우회하여 독단적으로 공격을 명령한 절차적 정당성 상실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떠받치는 핵심 보수 지지층은 여전히 견고한 진영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 공화당 정당 일체감을 가진 응답자의 70%는 이란과의 외교적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즉각적인 군사 작전과 무력 행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지지했으며, 73%는 무력 충돌만이 이란의 호전적인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원천 봉쇄할 유일한 수단이라는 신념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러한 골수 지지층의 결집에도 불구하고 당장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의 가상 대결 지표는 공화당에 파멸적인 먹구름을 예고하고 있다. 만약 오늘 당장 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느 정당의 의회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가상 투표 질문에 응답자의 반수인 50%가 야당인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여당인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39%에 그쳐 양당 간 격차가 두 자릿수 불연속선으로 벌어졌다.
의회 권력 교체의 교두보가 마련된 유리한 정국이지만 정작 민주당 역시 전폭적인 지지를 흡수하지 못한 채 불안한 반사이익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유권자들은 현 행정부의 전횡을 강력하게 저지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성명서 발표와 말싸움에만 치중하는 민주당의 정치적 리더십 부재와 무능함에 깊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NYT는 민주당이 유권자들의 전쟁 불안과 경제적 염려를 파고들며 외연 확장을 시도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는 수권 정당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미 정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리스크가 가져온 경제 파국 속에서 뚜렷한 대안 세력마저 불분명한 유례없는 리더십 진공 상태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