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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직원이 RIA 잔고 2600억 팻말을 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절세 계좌’ RIA 한 달 잔고 2,500억”

해외 주식 시장을 누비던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세금 혜택을 무기로 한 정책 계좌를 통해 조용히 ‘귀환’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27일 공개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해당 계좌의 누적 잔고는 2,600억 원 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23일 제도 첫 시행일 단 하루 만에 147억 원이 유입된 데 이어, 2주 차에 1,000억 원, 4주 차에 2,500억 원을 차례로 통과한 셈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상승 곡선은 가파르다.

잔고 증가보다 더 눈길을 끄는 지표는 따로 있다. 바로 실제 해외주식 매도 규모다. 현재까지 RIA를 통해 처분된 해외주식 금액은 1,200억 원을 웃돈다. 계좌 안에 자금을 넣어둔 것을 넘어, 해외에 묶여 있던 자산을 실제로 팔고 국내로 돌린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제도 설계 의도대로 ‘진짜 자금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 돈이 향한 곳도 뚜렷하다. 해외주식 매도 이후 국내 재투자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 종목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SK하이닉스였다. 귀환한 서학개미들이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셈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코스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면서, 복귀 자금의 방향타가 자연스럽게 반도체 대형주를 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RIA는 정부가 원·달러 환율 불안과 국내 자본시장 침체를 동시에 해소하기 위해 2026년 한시적으로 도입한 정책 계좌다. 핵심 혜택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감면이다. 2025년 12월 23일 이전 보유 해외주식을 RIA로 넘겨 매도한 뒤, 국내 상장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ETF)에 1년 이상 재투자하면 최대 100%까지 세금이 깎인다. 1인당 혜택 한도는 해외주식 매도금액 기준 5,000만 원이다.

공제율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구조다. 1분기(~3월) 매도분에 100%가 적용됐고, 현재 2분기(4~6월)는 80%, 하반기에는 50%로 낮아진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5월 말을 사실상의 절세 데드라인으로 보는 이유다.

다만 시장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분위기는 좀 더 복잡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 증권사 합산 RIA 누적잔고는 출시 약 한 달 만에 1조 원을 넘었지만, 가입 계좌 수(약 16만 좌) 대비 실제 유입 자금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오랜 ‘박스피’ 경험과 미국 대형 증시에 대한 신뢰가 서학개미의 완전한 귀환을 막는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의미 있는 잔고가 쌓인 것은 제도에 대한 투자자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절세 효과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안내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