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이슈2026-07-23
이 대통령 “서울 15억 중과 시 조세저항… 실거주 차등·양도세 퇴로 고민”
  • 지방 30억과 서울 15억 인식 차… 자산 증식용 다주택과 실거주 차등 과세
  • 양도세 80% 중과에 매물 잠김 우려… 형평성 고려한 한시적 완화 구상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보유세 강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민적 저항을 경고하며, 실거주자와 다주택자를 엄격히 구분하는 정교한 세제 개편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KBS 별관에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보유세 강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민적 저항을 경고하며, 실거주자와 다주택자를 엄격히 구분하는 정교한 세제 개편안 마련을 주문했다.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부동산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보유세 강화라는 기본 방향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나, 구체적인 과세 대상 범위와 세율 수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세제 개편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실거주 목적의 1주택 보유와 자산 증식을 위한 다주택 보유는 명확히 차등 과세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다만 지역 간 주택 가격 격차에 따른 세 부담 인식을 주의 깊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에서는 30억 원대 주택을 초고가 자산으로 인식하는 반면, 수도권에서는 과세표준 15억 원 수준의 주택에 일률적인 중과세를 적용할 경우 거센 조세저항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와 관련해서는 다주택자의 매물 유도를 위한 한시적 완화 방안이 언급됐다. 올해 초 양도세 중과 연장 불가를 사전에 공표하여 가격 하향 안정을 도모했으나, 최고 80%에 달하는 세율 부담으로 인해 버티기에 들어가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정부 발표를 믿고 사전에 주택을 매각한 거래자들과의 형평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일정 기간 매도 퇴로를 열어주는 정책적 보완책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 대책 역시 조세 개편과 함께 핵심 과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일대의 신규 택지 발굴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임을 언급하며, 직접 헬기를 타고 수도권 공급 후보지를 현장 점검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어 조세 개편은 명확한 시한이 존재하는 사안인 만큼 임시방편식 수정이 아닌 근본적인 세제 개편 조치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
청와대 정책실장 “닥치고 지어야”…부동산 공급 ‘특단 조치’ 예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24일 부동산 공급 확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예고하며 그린벨트, 공업지구, 폐교 부지 등 모든 가용 수단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닥치고 (주택을) 지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특단의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문제가 자신이 맡은 과제 중 가장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히면서도,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 후보지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린벨트 해제나 영등포 등 공업지구 내 주택 건설에 반대 의견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반대 논리만 앞세울 경우 결국 청년들이 갈 곳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폐교를 포함해 공공 부지 중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곳은 샅샅이 찾겠다”고 부연했다.

(사진=연합뉴스)

세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수백 회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세·보유세 조정 방향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제도적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맘카페 회원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필요하면 공개 토론도 거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진보 정부에서 집값이 오른다’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는 “게으른 관찰”이라고 일축했다. 김 실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의 집값 상승이 외환위기 이후 공급 부족과 2002년 전후의 경기 호황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급 절벽과 주식시장 호황이 노무현 정부 초기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단순히 정권 성격으로 해석하는 것은 피상적 관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세제와 공급 방안을 망라한 종합 부동산 대책을 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발표에 앞서 내달 중순에는 관계 부처 관계자, 전문가,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김도현 기자
“세입자 둔 집도 팔 수 있다”…이재명 대통령, 비거주 1주택자 실거주 의무 유예 의지 밝혀

세입자가 머물고 있는 비거주 1주택자 매물의 거래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자에게도 토허구역 실거주 의무 유예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밝히면서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세입자를 둔 비거주 1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매수인이 무주택자라는 조건 아래 기존 임차인의 잔여 임차 기간이 끝날 때까지 2년 실거주 의무를 미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예 기간은 최장 2년을 넘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 X 게시물 캡쳐)

현행 토허제는 허가구역 안에서 주택을 살 경우 4개월 내 전입 완료와 2년 실거주를 의무화하고 있다. 세입자가 버티고 있는 집은 즉시 입주 자체가 불가능해 거래가 원천 차단되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토허구역으로 한꺼번에 묶으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규제 범위가 단숨에 넓어진 만큼, 임차인이 거주 중인 매물은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앞서 정부는 올해 2월 12일을 기준으로 임차인이 머물고 있는 다주택자 보유 주택에 대해 실거주 의무를 한시 완화하는 카드를 꺼낸 바 있다. 무주택자가 매수인인 경우에 한해 이달 9일까지 허가 신청을 마치면 남은 임대차 기간이 끝날 때까지, 최장 2년 범위 안에서 입주 시점을 늦출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지난해 6·27 대책으로 규제지역에 적용된 ‘주택담보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도 다주택자 사례와 같이 임대차계약 종료 이후로 미룰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행을 위해서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며, 다주택자 보완책 당시 방침 결정부터 시행까지 약 3주가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비교적 신속한 추진이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방향의 배경에는 서울 아파트 매물의 가파른 감소세가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직후 한때 8만80건(3월 21일 기준)까지 불어났다가, 이후 꾸준히 소화되며 11일 기준 6만5682건까지 줄었다. 지난달 서울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1만208건으로 전월 8673건보다 17.7% 늘었다. 중과세를 피하려는 매도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가 유예 종료와 함께 소진된 것으로 분석된다.

매물 감소는 가격 흐름과도 맞물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5% 오르며 6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과 유예 기간 세금 부담을 의식해 가격을 낮춰 내놓은 물건들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를 중심으로 일시적인 하락세를 야기했지만,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치를 두고 전문가들의 관측은 갈린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매물의 총량 저변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며 “향후 세제 변화 방향성이 함께 뒷받침된다면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강남권 고령층 비거주자 중 일부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충분히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매도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언젠가 다시 돌아와 살겠다는 의지가 있는 경우도 많아 실질적인 매물 증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거주 1주택자까지 유예 대상에 포함되면 토허구역 실거주 원칙이 껍데기만 남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까지 유예 대상에 포함되면 토허구역 내 즉시 실거주 의무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엑스를 통해 갭투자 허용이라는 비판은 억지 주장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김희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