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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둔 집도 팔 수 있다”…이재명 대통령, 비거주 1주택자 실거주 의무 유예 의지 밝혀

세입자가 머물고 있는 비거주 1주택자 매물의 거래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자에게도 토허구역 실거주 의무 유예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밝히면서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세입자를 둔 비거주 1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매수인이 무주택자라는 조건 아래 기존 임차인의 잔여 임차 기간이 끝날 때까지 2년 실거주 의무를 미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예 기간은 최장 2년을 넘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 X 게시물 캡쳐)

현행 토허제는 허가구역 안에서 주택을 살 경우 4개월 내 전입 완료와 2년 실거주를 의무화하고 있다. 세입자가 버티고 있는 집은 즉시 입주 자체가 불가능해 거래가 원천 차단되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토허구역으로 한꺼번에 묶으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규제 범위가 단숨에 넓어진 만큼, 임차인이 거주 중인 매물은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앞서 정부는 올해 2월 12일을 기준으로 임차인이 머물고 있는 다주택자 보유 주택에 대해 실거주 의무를 한시 완화하는 카드를 꺼낸 바 있다. 무주택자가 매수인인 경우에 한해 이달 9일까지 허가 신청을 마치면 남은 임대차 기간이 끝날 때까지, 최장 2년 범위 안에서 입주 시점을 늦출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지난해 6·27 대책으로 규제지역에 적용된 ‘주택담보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도 다주택자 사례와 같이 임대차계약 종료 이후로 미룰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행을 위해서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며, 다주택자 보완책 당시 방침 결정부터 시행까지 약 3주가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비교적 신속한 추진이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방향의 배경에는 서울 아파트 매물의 가파른 감소세가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직후 한때 8만80건(3월 21일 기준)까지 불어났다가, 이후 꾸준히 소화되며 11일 기준 6만5682건까지 줄었다. 지난달 서울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1만208건으로 전월 8673건보다 17.7% 늘었다. 중과세를 피하려는 매도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가 유예 종료와 함께 소진된 것으로 분석된다.

매물 감소는 가격 흐름과도 맞물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5% 오르며 6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과 유예 기간 세금 부담을 의식해 가격을 낮춰 내놓은 물건들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를 중심으로 일시적인 하락세를 야기했지만,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치를 두고 전문가들의 관측은 갈린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매물의 총량 저변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며 “향후 세제 변화 방향성이 함께 뒷받침된다면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강남권 고령층 비거주자 중 일부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충분히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매도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언젠가 다시 돌아와 살겠다는 의지가 있는 경우도 많아 실질적인 매물 증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거주 1주택자까지 유예 대상에 포함되면 토허구역 실거주 원칙이 껍데기만 남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까지 유예 대상에 포함되면 토허구역 내 즉시 실거주 의무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엑스를 통해 갭투자 허용이라는 비판은 억지 주장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김희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