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 피해 왜곡·허위 유포’ 형사처벌 시대 열렸다…명예훼손죄보다 벌금 5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 행위가 11일부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성평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위안부피해자법과 동법 시행령을 1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개정법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피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는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벌금 상한과 비교해 5배 높은 수준이다.
처벌 대상 매체는 신문·잡지·방송 등 출판물과 정보통신망, 전시·공연·상영, 집회·강연 등으로 폭넓게 규정됐다. 다만 예술·학문·연구·보도 등을 목적으로 한 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성평등가족부는 법 시행과 함께 평화의 소녀상 등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설치된 상징물·조형물의 현황과 실태를 조사해 추모 공간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남겼다고 평가하며, 법 시행을 계기로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이 두텁게 보호되고 올바른 기억과 교육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법 시행은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정하는 발언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학 강의 중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기소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개개인을 특정하지 않은 추상적 발언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수요시위 현장에서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 “위안부는 거짓말”이라는 발언을 반복한 혐의를 받는 보수단체 관계자 10명은 정의기억연대의 2022년 고소 이후 검경 간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되며 4년 만인 올해 5월에야 검찰에 송치됐다.
법조계에서는 기존 명예훼손 법리로는 위안부 관련 허위 발언을 처벌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법이 실질적인 법적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