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

강남 매물 쌓이며 억대 급락, 외곽은 신고가 행진…서울 부동산 ‘극과 극’
  • 세제 개편 여파로 고가 아파트 매물 적체, 9억 원 하락 거래 등장
  • 대출 규제 비켜간 15억 이하 외곽 단지, 실수요 집중되며 상승세 지속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 부담 우려가 커지면서 강남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4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 부담 우려가 커지면서 강남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4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대출 접근성이 양호한 서울 외곽 지역은 실수요자가 몰리며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는 등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깊어지는 흐름이다.

빅데이터 부동산 플랫폼 조사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물은 2만6,268건으로 한 달 전(2만2,182건)보다 18% 증가했다. 1년 전 매물 수인 1만6,298건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61%에 달한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1년 전 대비 69%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고, 강남구(65%)와 송파구(45%)가 뒤를이었다.

이 같은 강남권의 매물 적체 현상은 서울 전체 매물 수가 1년 사이 7만8,894건에서 6만8,910건으로 12.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대출 규제와 세금 강화 기조가 고가 주택에 집중된 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매물이 쌓이고 가격이 내리는 단지가 늘어난 까닭이다.

실제로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3차 전용면적 61㎡는 최근 68억5,00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 1월 기록한 최고가 77억5,000만 원 대비 9억 원 떨어진 가격에 매매가 이뤄졌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래미안 전용 111㎡ 역시 지난달 최고가보다 2억5,000만 원 내린 32억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반면 대출 총량 규제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15억 원 이하 중저가 단지가 많은 서울 외곽 지역은 매물 기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중랑구의 매물은 55.3% 감소했으며, 강북구(-50.9%)와 성북구(-48.7%) 역시 매물량이 반토막 났다.

외곽 지역 아파트 가격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분위기다.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아트리치 전용 59㎡는 지난달 12억6,000만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우성 전용 59㎡는 8억8,000만 원, 중랑구 중화동 한신아파트 전용 84㎡는 10억 원에 각각 신고가로 손바뀜했다.

강남·서초를 제외한 서울 기타 지역의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최근 4주 연속 0.2% 이상의 상승률을 유지하는 중이다. 동대문구는 주간 상승률이 0.42%까지 확대됐으며, 올해 누적 상승률은 성북구가 13.05%, 동대문구가 9.81%, 중랑구가 8.43%를 기록하며 시장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과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금융 지원 정책 등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강남권의 국지적 조정세와 외곽 지역의 순환매 장세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도윤 기자
청와대 정책실장 “닥치고 지어야”…부동산 공급 ‘특단 조치’ 예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24일 부동산 공급 확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예고하며 그린벨트, 공업지구, 폐교 부지 등 모든 가용 수단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닥치고 (주택을) 지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특단의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문제가 자신이 맡은 과제 중 가장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히면서도,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 후보지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린벨트 해제나 영등포 등 공업지구 내 주택 건설에 반대 의견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반대 논리만 앞세울 경우 결국 청년들이 갈 곳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폐교를 포함해 공공 부지 중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곳은 샅샅이 찾겠다”고 부연했다.

(사진=연합뉴스)

세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수백 회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세·보유세 조정 방향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제도적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맘카페 회원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필요하면 공개 토론도 거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진보 정부에서 집값이 오른다’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는 “게으른 관찰”이라고 일축했다. 김 실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의 집값 상승이 외환위기 이후 공급 부족과 2002년 전후의 경기 호황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급 절벽과 주식시장 호황이 노무현 정부 초기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단순히 정권 성격으로 해석하는 것은 피상적 관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세제와 공급 방안을 망라한 종합 부동산 대책을 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발표에 앞서 내달 중순에는 관계 부처 관계자, 전문가,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김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