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

이슈2026-07-14
찜통더위에 온열질환 비상…”체감 38도면 사망위험 증가”

찜통더위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14일 질병관리청 집계를 보면, 이달 10일까지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535명, 이 중 추정 사망자는 2명으로 나타났다. 전국 520여 개 응급실을 대상으로 한 이 감시체계는 지난 5월 15일부터 가동돼 오는 9월 30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온열질환은 고온 환경에 오래 노출됐을 때 몸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두통이나 어지럼증, 근육경련, 극심한 피로, 의식 저하 같은 증상이 순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제때 대처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 등 유형별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사례는 무더위가 길어질 경우 피해 규모가 얼마나 빠르게 불어나는지를 잘 보여준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결산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4460명, 사망자는 29명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3704명·34명)과 비교하면 환자 수는 20.4% 늘어난 셈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던 2018년(4526명)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특히 환자의 29.0%(1295명)와 사망자의 34.5%(10명)가 유독 7월 하순 열흘 사이에 몰렸고, 하루 최다 신고는 7월 8일 259명으로 확인됐다. 의료 전문지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신고 환자의 약 80%가 남성이었고, 연령대로는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는 폭염에 대응하는 경보체계 자체가 바뀌었다. 기상청이 지난 6월 1일부터 기존 주의보·경보 2단계 위에 ‘폭염중대경보’를 새로 얹은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3년치(2023~2025년) 신고 자료를 나이·성별·직업·발생 장소·기저질환 여부 등으로 뜯어본 결과, 체감온도가 오를수록 사망 위험도 가파르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경보 발령 기준인 체감 38도 구간에서는 전체 사망 위험이 평상시의 1.16배,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1.14배로 뛰었다. 연령별 중증화 위험도 30세 미만을 기준으로 30~64세는 1.48배, 65세 이상은 1.99배 높았고, 기저질환이 있으면 없는 경우보다 위험이 1.50배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질병관리청은 노인·장애인·기저질환자 등 폭염에 취약한 계층별 맞춤형 행동요령 8종을 마련해 이달 6일부터 배포하고 있다. 의료진 사이에서는 폭염특보가 뜨면 그늘이나 실내, 무더위 쉼터로 일단 피하고, 특히 체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아이, 만성질환자는 한낮 바깥 활동을 되도록 줄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몸에 이상 신호가 느껴지면 지체 없이 병원부터 찾아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되고 있다.

실제 더위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3일 대구 낮 최고기온은 37.3도까지 치솟았고 대전 34.6도, 광주 34.3도 등 전국 곳곳이 30도를 넘어서며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14일에도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3도 안팎(강원동해안·경북권은 35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아침 기온은 23~27도, 낮 기온은 28~36도로 예보됐고, 밤에도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지역이 속출할 전망이다.

더위가 길어지자 전력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 집계로는 13일 오후 6~7시 최대전력수요가 94기가와트(GW)까지 치솟아, 애초 예상했던 91.8GW를 웃돌았다. 정부는 원래 올여름 전력 피크 시점을 8월 셋째 주로 잡았지만,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 탓에 7월부터 수급에 부담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건당국은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동안 물을 자주 마시고 무리한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두통이나 어지럼증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시원한 곳으로 옮겨 몸을 식히고, 필요하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