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위성

테크/IT2026-06-09
머스크 “2027년까지 우주 AI 데이터센터 연간 1GW 구축”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6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직접 설파하며 자사 투자설명서의 위험 고지에 정면 반론을 제기했다.

머스크 우주 데이터센터 청사진 설명(출처=스페이스X X(구 트위터) 캡쳐)

머스크는 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배스트럽 스타링크 단말기 공장에서 촬영한 약 30분 분량의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하고, 스페이스X가 추진 중인 궤도 AI 데이터센터 구상의 구체적인 사양을 처음 제시했다.

이번 영상에서 머스크는 스페이스X 엔지니어 이안 달과 함께 첫 AI 위성 ‘AI1’의 시제 설계도를 공개했다. AI1은 위성 1기당 최고 150킬로와트(㎾) 규모의 연산 능력을 갖추며, 날개폭은 70미터(m)에 달한다. 이는 지상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엔비디아 GB300 랙 1개에 상응하는 수준이다.

머스크는 “AI 위성에 현재 존재하지 않는 어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스타링크 V3 위성 개발 과정에서 이미 확보한 기술이 상당 부분 활용되며, 우리가 이미 수행하는 업무에 비하면 특별히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력·냉각 분야의 경제성도 핵심 논거로 제시됐다. 머스크는 대기권 밖에서는 구름이나 대기 손실 없이 지상보다 약 36% 많은 태양 복사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태양광 셀 소재 원가 기준 전력 단가를 킬로와트시(㎾h)당 약 2,900원(0.002달러)까지 낮출 수 있으며, 이는 미국 전력 도매가의 22분의 1 수준이다. 지상 데이터센터가 열 처리에 수천만 리터의 냉각수를 소비하는 것과 달리, 우주에서는 방사 냉각 방식으로 냉각수 없이 열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들었다.

머스크는 “우주에서 AI를 운용하는 비용이 지상보다 낮아지는 시점이 대다수 예상보다 훨씬 빠를 것이며, 2~3년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7년 말까지 연간 1기가와트(GW) 규모의 AI 연산 능력을 궤도에 구축하고, 이후 매년 10배씩 확장해 테라와트(TW) 수준에 이르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다만 “어느 정도 감안하고 들어달라”는 단서를 스스로 달았다.

이날 영상에서는 배스트럽에 약 4제곱킬로미터(㎢) 이상 부지에 위성과 태양광 소재를 수직 계열화 생산할 ‘기가샛’ 공장도 처음 공개됐다. 2027년 말 가동이 목표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테슬라·인텔과 공동 추진 중인 반도체 공장 ‘테라팹’에서 자체 AI 칩도 생산하며,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는 저궤도 AI 위성 최대 100만 기 발사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머스크의 이 같은 행보는 IPO를 앞둔 투자자 설득용이라는 해석과 함께, 스페이스X 이사회가 지난 3월 머스크에게 부여한 성과보상 패키지와도 직결된다. 이사회는 기업 가치 목표 달성과 더불어 우주 데이터센터가 연간 100테라와트(TW) 규모의 AI 연산 능력을 갖출 경우 머스크에게 6,040만 주를 추가 지급하는 조건을 승인한 바 있다.

그러나 회의론도 거세다. 블루오리진·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AI 칩 비용과 발사 비용을 주요 장애물로 꼽으며 머스크의 일정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우주 스타트업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엔지니어 앤드루 맥컬립은 궤도 데이터센터 경제성 분석 모델을 공개하며 현재로선 지상 대비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1GW급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은 약 58조 원(424억 달러)으로 지상의 3배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모펫네이선은 우주 AI 인프라 투자에 연간 약 7,330조 원(5조 달러)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스페이스X가 SEC에 제출한 투자설명서 자체도 “상당한 기술적 복잡성과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포함하고 있어 상업적 실현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머스크의 이번 발언은 자사 공식 문서와의 온도 차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12일 IPO를 통해 약 108조 원(750억 달러)을 조달할 계획이며, 기업 가치는 약 2,533조 원(1조 7,500억 달러)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