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전망

‘AI·고선가’가 갈른 고용지지도… 반도체·조선 ‘웃고’ 섬유 ‘울상’
  •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으로 반도체 일자리 8천 명 급증…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로 조선업도 온기
  • 글로벌 통상 규제와 중국발 저가 공세에 섬유 고용 3.5% 축소… 6개 주력 제조업은 보합세
2026년 하반기 국내 9대 주력 제조업의 일자리 지형이 업종별 호악재에 따라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잔량에 힘입은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반면, 통상 압박과 저가 공세가 겹친 섬유 업종은 고용 한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2026년 하반기 주요 업종의 일자리 전망*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2026년 하반기 국내 9대 주력 제조업의 일자리 지형이 업종별 호악재에 따라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잔량에 힘입은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반면, 통상 압박과 저가 공세가 겹친 섬유 업종은 고용 한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고용 증가세를 보이는 분야는 반도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첨단공정 및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글로벌 AI 인프라 확충에 맞춘 시설투자가 전년 대비 17% 늘어난 2,375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가운데, 전체 시장 규모는 1조 6,173억 달러까지 팽창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6년 하반기 반도체 업종 고용은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난 8천 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며 제조업 일자리 증가를 견인할 예정이다.

조선업 역시 고선가 선박의 본격적인 인도와 안정적인 일감 확보를 바탕으로 고용 증가세를 이어간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38.50백만 CGT에 달하는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2026년 선박류 수출액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339.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집계됨에 따라 하반기 조선 업종 고용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하며 약 3천 명의 인력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섬유 업종은 대외 리스크 악화로 인해 주요 제조업 중 가장 큰 고용 감소 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시장에서 첨단소재 신증설과 기저효과로 인한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중동발 공급망 불안과 미국발 통상 규제, 중국의 저가 공세라는 겹악재를 맞닥뜨렸다. 이로 인해 수출 부진이 심화되면서 2026년 하반기 섬유 업종 고용은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들어 약 5천 명의 일자리가 감소할 전망이다.

기계, 전자·디스플레이, 철강, 자동차, 금속가공, 석유·화학 등 나머지 6개 주력 업종은 전년과 비슷한 고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계 업종은 북유럽과 신흥 시장의 자원 개발 수요로 완성차 생산이 늘어나며 0.8%(+4천 명)의 소폭 증가가 기대된다. 전자·디스플레이 업종은 OLED 및 데이터센터용 정보통신기기 수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LCD 경쟁 심화와 가전 생산기반 약화가 상쇄되어 0.1%(-1천 명) 수준의 미미한 감소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와 철강, 금속가공, 석유·화학 업종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통상 환경 악화로 인해 소폭의 고용 감소세를 보이나 전반적으로는 보합권을 형성할 전망이다. 자동차는 친환경차 수출 및 소비심리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출단가 하락 등으로 0.5%(-2천 명) 감소가 예상된다. 철강(-0.3%, -4백 명)과 금속가공(-0.3%, -1천 명)은 유럽연합(EU)의 보호무역주의와 대미 관세 확대 가능성에 영향을 받는다. 석유·화학(-0.6%, -3천 명)은 원유 수급 불안 속에서 여수·대산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사업재편이 진행되며 고용 수준을 유지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김희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