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선거

이슈2026-04-24
“왕복 1600km 달려야 겨우 한 표”… 애국심 테스트로 전락한 재외선거, 우편·전자투표 도입 촉구 봇물
  • 재외동포청 캠페인 영상 열흘 만에 18만 뷰 돌파… 태국 푸켓서 방콕까지 험난한 투표 여정 조명
  • 전체 유권자 197만 명 달하지만 투표율은 10%대 머물러… “참정권 보장 위해 문턱 낮춰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1박 2일간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는 재외국민들의 가혹한 투표 현실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1박 2일간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는 재외국민들의 가혹한 투표 현실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재외동포청이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동포on’에 공개한 캠페인 영상 ‘투표하기 참 힘들다!’는 게재 열흘 만에 조회 수 18만 회를 넘어서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재외동포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해당 영상은 집 근처 투표소로 가볍게 산책하듯 향하는 국내 유권자와 달리, 거친 여정을 감수해야 하는 재외국민의 대비되는 환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실화에 기반한 이번 영상의 주인공은 태국 푸켓에 거주하는 정철인 씨로, 그는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투표소가 있는 방콕까지 왕복 1,600km를 이동했다. 이는 서울과 부산을 네 차례 왕복하는 거리와 맞먹는 대장정이다. 정 씨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두 개의 국경을 넘거나 중동 사막을 가로지르고, 심지어 임신한 몸으로 아이를 데리고 수일간 여행 계획을 짜야만 투표소에 도착할 수 있다는 재외동포들의 눈물겨운 사연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에게 투표는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목숨을 건 도전이자 ‘애국심 테스트’라는 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비례대표 선거권이 있는 재외국민 유권자는 2025년 기준 약 197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투표에 참여하는 인원은 10만에서 20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대선 투표율조차 10%대 초반에 머무는 실정이다. 낮은 투표율의 근본 원인은 투표소 부족과 지나치게 먼 이동 거리 등 물리적 한계에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에 재외동포 사회에서는 우편투표나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해 투표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재외동포청은 이러한 험난한 투표 여정이 더 이상 미담으로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을 재외국민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국회와 관계 기관의 전향적인 태도와 조속한 법 개정 노력을 촉구했다. 거리는 달라도 한 표의 무게는 같다는 캠페인 메시지처럼, 재외국민의 권익 증진과 편익 강화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