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귀성길

라이프2026-09-14
[반려생활 리포트] 추석 귀성길 반려견도 따라간다면…‘멀미·실종·과식’ 막는 출발 전 준비법
  • 장거리 이동은 2시간마다 쉬고, 출발 전 동물등록·연락처 확인
  • 지난해 구조된 유실·유기동물 9만6000마리… 명철 휴게소 유기도 적지 않아
  • 혼자 있는 반려견 발견하면 1577-0954…동행 어렵다면 위탁시설 등록 여부부터 살펴야
추석 귀성길, 반려견과 함께 떠난다면 출발 전 준비가 안전을 좌우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추석을 앞두고 귀성 계획을 세우다 보면 반려견과 사는 집에는 고민거리가 하나 더 생긴다. 함께 데려갈지, 집에 둘지, 펫호텔에 맡길지를 결정해야 한다. 평소 자동차를 잘 타는 반려견이라도 몇 시간씩 이어지는 정체와 낯선 집, 여러 사람이 오가는 환경은 전혀 다른 문제다. 휴게소에서 잠시 문을 연 사이 뛰쳐나가거나 친척이 건넨 명절 음식을 받아먹는 등 예상하지 못한 사고도 생길 수 있다.

올해 추석에는 이런 상황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대응도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6년 추석 민생안정 대책에는 연휴 중 운영하는 동물병원 정보를 제공하고, 유실·유기동물이 발견되면 신고·구조할 수 있도록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통한 통합 구조 체계를 운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는 출발한 뒤가 아니라 출발하기 전부터 시작된다. 장거리 이동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반려견을 곧바로 몇 시간씩 차에 태우거나, 낯선 장소에서 평소와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이번 추석 반려견과 함께 귀성길에 오른다면 차에 무엇을 챙길지보다 먼저 이동·실종·먹거리 사고를 막을 준비가 됐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차만 타면 헥헥·침 줄줄…장거리 귀성길부터 준비해야

반려견 장거리 이동은 자유로운 동승보다 이동장·하네스 등 안전장치가 우선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차를 좋아하는 반려견도 있지만 시동만 걸어도 불안해하는 개가 있다. 침을 많이 흘리거나 헐떡이고, 낑낑거리거나 토하는 행동은 단순히 차를 싫어해서 나타나는 것만은 아니다. 이동 스트레스나 멀미가 원인일 수 있다. 장거리 이동 경험이 거의 없다면 추석 당일 처음 몇 시간씩 태우기보다 출발 전 짧은 거리를 여러 차례 타보며 적응시키는 편이 낫다.

차 안에서는 반려견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운전자 무릎에 올라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동장이나 차량용 하네스·안전장치를 이용해 자리를 정해주는 방식이 안전하다. 전문가들 역시 자동차 이동 때 이동장이나 반려동물용 안전벨트 등으로 동물을 고정하고, 평소 차량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짧은 이동부터 적응시킬 것을 권고한다. 출발 직전 많은 양의 음식을 먹이는 것도 멀미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반복적으로 심한 멀미를 하는 반려견은 사람용 멀미약을 임의로 먹이지 말고 미리 수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긴 귀성길에는 휴식도 필요하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과 장거리 이동할 때 2시간마다 배변과 휴식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다. 평소 먹던 사료와 물, 물그릇, 배변봉투, 복용 중인 약도 챙겨야 한다. 낯선 사료나 간식을 여행 중 갑자기 먹이기보다 익숙한 먹거리를 가져가는 것이 낫다.

휴게소에서 쉴 때는 차 문을 열기 전부터 목줄이나 가슴줄이 제대로 연결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차량 문이 열린 순간 흥분한 반려견이 뛰쳐나오면 넓은 주차장이나 고속도로 주변에서 다시 붙잡기가 쉽지 않다. 한국도로공사가 공개하는 휴게소 정보에서는 반려동물 편의시설이 있는 곳도 찾아볼 수 있으므로 이동 경로에 맞춰 미리 쉬어갈 곳을 정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휴게소서 문 여는 순간 ‘휙’…실종부터 유기까지

휴게소에서는 잠깐의 방심이 실종으로 이어질 수 있어 목줄 확인과 신속한 신고가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명절 고속도로 휴게소는 평소보다 사람이 많고 차량 출입도 잦다. 반려견에게는 낯선 사람과 냄새, 차량 소음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공간이다. 평소 보호자 곁을 잘 지키던 개라도 놀라서 달아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여기에 명절 때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제가 ‘휴게소 유기견’이다. 휴게소에서 혼자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버려진 개’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보호자를 놓친 유실견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실·유기 문제가 작은 것은 아니다. 농식품부의 ‘2025년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전국에서 구조된 개·고양이 등 유실·유기동물은 9만6000마리였다. 2024년 10만7000마리에서 10.4% 줄었지만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260마리가 넘는다.

그래서 귀성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동물등록 정보다. 등록된 전화번호가 예전 번호라면 내장칩이 있어도 보호자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목걸이에는 현재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가 적힌 인식표를 달아두는 편이 좋다. 휴게소에서 차에서 내리기 전에는 목줄이나 가슴줄이 제대로 채워졌는지 확인하고, 평소 잘 따르더라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줄을 풀어놓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휴게소나 여행지에서 보호자 없이 돌아다니는 개를 발견했다면 무조건 붙잡으려 하기보다 먼저 주변의 위험을 살펴야 한다. 겁에 질린 동물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차량이 빠르게 오가는 장소라면 직접 구조하다 사람과 동물 모두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올해 3월부터는 동물보호상담센터 1577-0954를 통해 유실·유기동물을 상시 신고할 수 있다. 발견 위치를 설명하면 해당 지역 담당자와 연결된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도 ‘동물발견’을 선택해 발견 장소와 사진, 특징을 등록할 수 있다. 보호자가 올린 ‘동물분실’ 정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고속도로 본선이나 갓길처럼 차량과 직접 충돌할 위험이 있는 곳에서 동물을 발견했다면 운전자가 임의로 차량을 세워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 우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한국도로공사 콜센터 1588-2504 등 도로 관리기관에 위험 상황을 알리는 것이 우선이다.

반려동물을 일부러 버리는 것은 단순한 비난의 대상에 그치지 않는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맹견이 아닌 동물을 유기한 소유자 등은 300만원 이하의 벌금, 맹견을 유기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갈비 한 점 정도는 괜찮겠지?”…명절상이 더 위험하다

추석 음식은 사람에겐 별미지만 반려견에게는 소화기 질환과 중독 위험이 될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무사히 고향집에 도착했다고 끝은 아니다. 반려견에게 추석 식탁은 평소 집에서 보기 어려웠던 음식이 한꺼번에 놓이는 공간이다. 가족이 많아지면 누가 무엇을 먹였는지 관리하기도 어려워진다. 한 사람이 간식을 줬는데 다른 가족이 또 음식을 건네면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는 일도 생긴다.

특히 갈비나 전, 동그랑땡처럼 기름지고 양념이 많은 음식은 반려견에게 적합하지 않다. 농촌진흥청은 기름진 음식이 소화기 부담을 높이고 비만이나 췌장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양파와 마늘은 적혈구를 손상시킬 수 있고 포도와 건포도는 급성 신장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갈비찜 등에 들어 있는 뼈 역시 씹는 과정에서 부서져 입이나 소화기관에 상처를 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 모두에게 미리 “사람 음식은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알려두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가 재미 삼아 음식을 건네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통도 반려견이 열 수 없는 곳에 둔다.

낯선 환경 자체도 스트레스다. 평소 조용한 집에서 지내던 반려견이 여러 친척과 아이, 다른 반려동물을 한꺼번에 만나면 숨거나 으르렁거릴 수 있다. 이를 억지로 사람들 사이에 데려오거나 다른 개와 인사시키기보다 익숙한 이동장이나 담요를 놓은 별도의 조용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편이 낫다. 특히 노령견이나 질환이 있는 개라면 평소 생활 리듬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이 못 간다면 어디에 맡길까…‘예쁜 시설’보다 먼저 볼 것

반려견을 맡길 때는 등록 여부와 상주 관리, 응급 대응 체계를 먼저 살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장거리 이동 자체가 반려견에게 큰 부담이라면 반드시 데려가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멀미가 심하거나 낯선 환경에 극심한 불안을 보이는 개, 노령견이나 꾸준한 투약이 필요한 반려견은 익숙한 장소에서 돌봄을 받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펫호텔이나 위탁시설을 고를 때는 사진 속 인테리어보다 먼저 정식 등록된 영업자인지 확인해야 한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의 ‘반려동물 영업자 안내’에서는 지역별 위탁관리업체를 확인할 수 있다. 농식품부도 장거리 이동이 어렵거나 여행지 동반이 불가능할 경우 등록된 위탁시설 정보를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예약 전에는 야간에 사람이 상주하는지, 개별 휴식 공간이 있는지, 다른 개와 어떤 방식으로 분리·합사하는지,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어느 동물병원으로 이동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약을 먹는 반려견이라면 투약이 가능한지도 미리 물어보는 것이 좋다. 평소 먹던 사료와 약, 식사량과 투약시간을 적은 메모, 보호자와 비상연락자의 전화번호도 함께 전달한다.

낯선 장소에 민감한 반려견이라면 명절 당일 처음 맡기는 것보다 사전에 짧게 방문하거나 몇 시간 정도 맡겨 반응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귀성길에서 혼자 있는 반려견을 발견했다면*

① 안전부터 확인한다

차량이 오가는 도로에서는 무리하게 뛰어들어 구조하지 않는다.

② 동물보호상담센터 1577-0954에 신고한다

발견 장소를 설명하면 해당 지역 담당자와 연결된다.

③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확인한다

‘동물발견’에 사진·장소·특징을 등록하고, 보호자가 올린 ‘동물분실’ 게시물도 확인한다.

④ 고속도로 본선·갓길이라면 도로 관리기관에도 알린다

사고 위험이 있는 경우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한국도로공사 콜센터 1588-2504 등을 통해 상황을 알린다.

⑤ ‘유기견’이라고 섣불리 단정하지 않는다

방금 보호자를 놓친 유실견일 수도 있다. 발견 장소와 시간을 정확히 기록해 신고하는 것이 보호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황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