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2028년부터 퇴직금 사외적립 의무화…퇴직연금 수령·운용 전면 개편
  • 체불 위험 차단 위해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 단계적 확대
  •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위험자산 투자 한도 상향 추진

정부가 10월 29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당정협의를 거쳐 관계부처 합동으로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올해 초 도출된 노사정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노동자의 노후 소득 보장 체계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핵심 과제인 퇴직급여 사외적립은 오는 2028년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의무화된다. 이어 2029년에는 10~99인 사업장, 2030년에는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가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2028년부터 사업장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사진=생성형 AI)

핵심 과제인 퇴직급여 사외적립은 오는 2028년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의무화된다. 이어 2029년에는 10~99인 사업장, 2030년에는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자율적으로 사외적립을 우선 도입하는 사업장에 적립금 매칭 지원과 경영자금 융자비용 보전 등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적립금 운용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도 활성화된다. 기금형은 제3의 수탁법인이 적립금을 통합 관리·운용하는 방식으로, 금융기관 개방형·연합형·공공기관 개방형 등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수탁법인은 엄격한 인적·물적·재무 요건을 갖춰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가입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법적 책임이 부여된다.

아울러 퇴직연금의 연금 수령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중도 인출을 줄이기 위해 담보 대출 상품 출시를 지원하고, 수령 시 별도의 일시금 신청이 없으면 자동 연금 지급 방식으로 전환된다.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의 경우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 70%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어 투자 선택지를 넓히기로 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11월 중 마련해 연내 국회 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법안이 확정되면 노동자의 수급권 보호는 물론 장기적인 적립금 수익률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도윤 기자
퇴직연금 501조 돌파, 운용법 따라 수익률 38배 벌어졌다

작년 말 퇴직연금 적립금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최대 38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금감원)과 고용노동부는 20일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를 발표했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 4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1% 증가했다.

(금융감독원·고용노동부 제공)

연간 수익률은 6.47%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지난해 증시 호황 속에 19.9%의 수익률을 올린 국민연금 및 글로벌 주요 연기금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수익률 격차는 운용 방식에 따라 갈렸다. 주식·펀드 등 시장 성과에 연동되는 실적배당형은 연간 수익률 16.80%를 기록한 반면,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는 원리금보장형은 3.09%에 그쳤다.

제도 유형별로는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높은 확정급여형(DB)이 3.53%에 머문 반면, 가입자가 직접 운용 지시를 내리는 확정기여형(DC)은 8.47%, 개인형퇴직연금(IRP)은 9.44%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상·하위 10% 간 격차는 더욱 극명했다. 수익률 상위 10%(19.5%)는 적립금의 84%를 실적배당형에 투자한 반면, 하위 10%(0.5%)는 74%를 원리금보장형에 집중해 납입금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상품별로는 타깃데이트펀드(TDF·은퇴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펀드)가 13.7%를 기록했으나, 별도 지시 없이 자동 운용되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은 안정형 비중이 85.4%에 달해 수익률이 3.7%에 그쳤다.

금융권역별 성과 차이도 두드러졌다. 증권사는 9.7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은행 5.70%, 생명보험 4.53%, 손해보험 3.81% 순으로 뒤를 이었다. DC·IRP 기준으로 은행·보험 가입자의 80%는 전체 평균(6.47%)에도 미치지 못한 반면, 증권사 가입자의 42.5%는 수익률 10% 이상을 달성했다.

제도별 적립금 구성도 변화하는 양상이다. DC(141조 6천억 원, 28.2%)와 IRP(130조 9천억 원, 26.1%)의 합산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반면, DB형은 228조 9천억 원(45.7%)으로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다.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가팔랐다. ETF 투자금액은 48조 7천억 원으로 3년 연속 100%대 증가율을 유지하며 실적배당형 전체의 약 40% 수준까지 확대됐다.

그럼에도 전체 적립금의 75.4%인 378조 1천억 원은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에 묶여 있다. 현재 전체 가입자의 절반은 수익률이 2%대로, 물가상승률을 겨우 방어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금감원과 노동부는 “직장인들도 전문가 수준의 운용 성과를 통해 연금 자산을 불릴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적극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통합연금포털에서는 자신의 연금 현황 진단, 투자 상품 및 사업자별 수수료 비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다양한 운용 사례와 노하우를 담은 퇴직연금 가이드북도 발간할 예정이다.

김희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