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상학회

라이프2026-06-05
“장마전선만이 장마 아니다”…기상학회, ‘장마’ 60년 만에 손질

한국기상학회가 2년여간의 학계 논의 끝에 ‘장마’의 학술적 정의를 새로 확정했다.

장맛비가 정체전선(장마전선)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는 기후 현실을 반영하고, 그간 교과서에서 장마 발생 원인의 하나로 명시됐던 오호츠크해 고기압을 정의에서 배제한 것이 핵심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기상학회는 5일 기상청 장마특화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한 내부 논의와 일반 국민 설문조사를 거쳐 마련한 장마 정의안을 대기과학용어심의위원회 검토 이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의는 장마, 장마철, 장맛비를 각각 별도로 규정했다. 장마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기술을 따라 ‘여름철에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로 정했다.

장마철은 ‘여름철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북상하는 시기에 남쪽의 온난습윤한 기단과 북쪽의 한랭한 기단 사이에서 다양한 기작에 의해 다량의 강수가 한반도에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규정했다. 장맛비는 ‘장마철에 내리는 비’로 정의했다.

학회가 이번 개정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장마를 정체전선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장마철 강수는 정체전선성 강수 외에도 중위도 저기압성 강수, 대류성 강수 등 다양한 원인과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는 날도 장마철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태풍으로 인한 강수는 장맛비에서 제외했다.

오호츠크해 고기압도 정의에서 빠졌다. 그간 기상 교과서에서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북쪽 한랭 기단의 축을 담당하며 장마전선 형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설명돼 왔다.

그러나 학회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존재 자체가 불분명하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해 이를 정의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장마철’ 대신 ‘우기(雨期)’로 표현을 바꾸자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석우 장마특화연구센터장은 학계 논의 결과 우기로의 대체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밝혔다.

김철희 한국기상학회장은 국립기상과학원 등 관계기관과 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정의를 확정했으며, 변화하는 기후 속에서 장마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