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체기 끝낸 ‘.kr’ 영토 확장… AI 열풍 타고 110만 건 돌파
- 신산업 특화 도메인 도입과 불량 대행사 제재가 반등 견인
- 역대 최고치 이후 하락세 종지부, 상반기에만 1만 8천 건 급증

국내 인터넷 시장의 디지털 영토를 상징하는 대한민국 국가도메인이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 뚜렷한 부활의 날개를 폈다. 인공지능과 정보기술 등 첨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발맞춘 맞춤형 주소 체계 도입과 도메인 등록 시장의 고질적인 민원 문제를 해결한 이용자 보호 정책이 시장 확대를 견인한 결과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가 최상위도메인인 ‘닷케이알(.kr)’과 ‘닷한국’의 총 등록 건수가 110만 1,492건을 기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가도메인은 온라인 공간에서 특정 웹사이트가 대한민국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공공 성격의 디지털 주소창이다.
이번 반등은 수년간 이어진 감소세를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 2007년 영문 2단계 도메인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국내 국가도메인 등록은 이듬해인 2008년 100만 건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후 2018년 대대적인 한글도메인 할인 프로모션에 힘입어 역대 최대치인 160만 2,000건까지 치솟았으나, 전 세계적인 다국적 일반 최상위도메인의 공세와 유행 변화로 인해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약 1만 5,000건이 순증하며 상승 반전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약 1만 8천 건이 추가로 늘어나며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도메인 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은 일등 공신은 디지털 대전환 흐름을 정확히 짚어낸 신규 주소의 출시다. 인터넷진흥원은 지난해 테크 기업과 스타트업의 수요가 집중되는 청년·기술 트렌드를 반영해 ‘ai.kr(인공지능)’, ‘io.kr(인풋·아웃풋)’, ‘it.kr(정보기술)’, ‘me.kr(개인 브랜딩)’ 등 3단계 영문 구조의 특화 도메인 4종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 신설 도메인들은 출시 이후 기업과 개발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올해 6월 말까지 누적 1만 4,000건의 등록 실적을 올렸고, 전체 국가도메인 시장의 우상향 곡선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인터넷 주소 자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칼을 빼 든 강도 높은 청소 작업도 힘을 보탰다. 인터넷진흥원은 자체적인 고객 만족도 데이터와 118 민원 상담 센터에 접수된 신고 내역을 정밀 분석해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던 부실 등록대행업체들을 솎아냈다. 특히 과다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소유권 이전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등 반복적으로 불공정 행위를 저지른 대행사를 대상으로 강력한 시정 요구와 함께 업무정지 조치를 단행하는 등 시장 정화에 주력했다.
인터넷진흥원 측은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를 나타내는 인터넷 주소가 온라인상에서 한국의 주권과 정체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디지털 표지판인 만큼, 앞으로도 철저한 보안 관리와 수요자 중심의 제도 개편을 지속해 공공적 가치를 높이고 국민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