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라이프2026-09-02
[건강 SOS] 컨디션 오락가락하는 환절기, 혈압·혈당 괜찮을까…‘120/80·100·200’ 혈관 숫자 읽는 법
  •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20대부터 확인해야 할 혈압·혈당·콜레스테롤
  • 정상 범위 넘었다고 곧바로 환자는 아니다…진단 기준과 구별해야
  • 한 번의 수치보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약 임의 조절은 금물
환절기에는 혈압과 혈당 등 주요 건강 지표의 변화를 평소보다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기준으로는 혈압 120/80mmHg 미만, 공복혈당 100mg/dL 미만,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이 꼽힌다. (이미지=AI로 생성)

9월로 접어들며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넘어가는 환절기가 본격화 될 듯하다. 낮에는 더위가 이어지다가도 아침저녁으로는 공기가 달라지고, 휴가철 이후 흐트러졌던 수면과 식사, 운동 패턴도 다시 바뀌기 시작한다. 이럴 때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혈압계나 혈당계에 나타나는 숫자 변화에 예민해지기 쉽다.

마침 이달 첫째 주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이다. 질병관리청은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자기혈관 숫자알기-레드서클 캠페인’을 진행한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알고 관리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다. 특히 올해는 20대부터 혈관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 2022~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20대 고혈압 환자 가운데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의사에게 진단받아 알고 있는 비율은 22.1%에 그쳤다. 20대 치료율도 고혈압 20.0%, 당뇨병 32.6%, 고콜레스테롤혈증 8.5%로 낮았다. 젊다고 혈관질환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상이 없어 자신의 상태를 모르고 지나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자신의 혈관 상태를 확인하려면 어떤 숫자를 기억해야 할까. 대표적인 기준은 혈압 120/80mmHg 미만, 공복혈당 100mg/dL 미만,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이다. 다만 이 숫자를 넘었다고 곧바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상 범위’와 ‘질환을 진단하는 기준’은 다르기 때문이다.

120/80·100·200…같아 보이는 기준, 의미는 제각각

혈압 120/80mmHg, 공복혈당 100mg/dL, 총콜레스테롤 200mg/dL은 혈관 건강을 확인할 때 참고하는 대표적인 숫자다. 다만 이를 넘었다고 곧바로 질환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AI로 생성)

먼저 120/80은 혈압이다. 앞의 120은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수축기 혈압’, 뒤의 80은 심장이 이완할 때의 ‘이완기 혈압’을 의미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가장 낮은 정상 혈압을 120/80mmHg 미만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혈압이 121/81mmHg이라고 곧바로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기준에서 진료실에서 안정된 상태로 측정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에 해당한다. 집에서 측정하는 가정혈압은 일반적으로 수축기 135mmHg 이상 또는 이완기 85mmHg 이상을 고혈압 기준으로 본다.

두 숫자를 모두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145/78mmHg이라면 이완기 혈압은 정상 범위지만 수축기 혈압이 높다. 반대로 118/92mmHg이라면 수축기는 낮아도 이완기 혈압이 고혈압 기준에 해당한다. 둘 중 하나만 높더라도 반복적으로 같은 양상이 나타난다면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두 번째 숫자 100은 공복혈당이다. 최소 8시간 이상 열량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한 혈장 포도당이 100mg/dL 미만이면 정상 범위다. 100~125mg/dL이면 공복혈당장애, 즉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고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을 진단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된다. 당화혈색소(HbA1c) 6.5% 이상, 75g 경구포도당부하검사 2시간 후 혈당 200mg/dL 이상 등도 진단에 활용된다. 명백한 고혈당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다른 날 검사를 반복하거나 다른 진단 기준을 함께 확인한다.

따라서 공복혈당이 한 번 101mg/dL 나왔다고 ‘당뇨병이 생겼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반대로 125mg/dL이 나왔는데 ‘126이 아니니 괜찮다’고 넘기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숫자가 어느 범위에 들어가는지 보고 향후 검사와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 200은 총콜레스테롤이다. 일반적으로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200~239mg/dL은 경계 수준, 240mg/dL 이상은 높은 수준으로 분류한다.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실제 이상지질혈증 관리에서는 총콜레스테롤 한 숫자만으로 약물치료 여부를 정하지 않는다.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함께 봐야 한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는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유무 등 개인의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LDL 수치라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앓았던 사람과 특별한 위험요인이 없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목표가 같지 않은 이유다.

혈압계 숫자가 들쭉날쭉하다면…‘언제, 어떻게 쟀나’부터 보자

혈압과 혈당은 측정 시간과 자세, 식사 여부 등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고 기록해 변화의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혈압은 몸 상태에 따라 비교적 빠르게 움직인다. 운동 직후, 급하게 계단을 오른 뒤, 화가 나거나 긴장한 상태에서 측정한 혈압을 평소 혈압과 그대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커피를 마신 직후와 충분히 안정한 뒤의 혈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정확한 가정혈압을 재려면 측정 전 최소 30분 동안 흡연과 음주,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 발바닥을 바닥에 둔 채 안정해야 한다. 팔에 감는 커프는 심장 높이에 두고, 한 번 재고 끝내기보다는 1~2분 간격으로 두 차례 이상 측정해 평균값을 기록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은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아침 식사와 혈압약 복용 전에 측정하고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측정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혈압이 높고 집에서는 정상인 ‘백의고혈압’이나, 반대로 진료실에서는 정상인데 평소 생활에서는 높은 ‘가면고혈압’도 있다. 결국 병원에서 한 번 나온 숫자나 집에서 우연히 측정한 값보다 같은 조건에서 여러 날 기록한 혈압의 흐름이 더 많은 정보를 준다.

혈당 역시 ‘언제 쟀는지’가 빠지면 숫자의 의미가 달라진다. 공복혈당과 식후혈당은 애초에 기준이 다르다. 전날 밤늦게 음식을 먹고 충분한 공복 시간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잰 혈당을 정식 공복혈당처럼 해석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최근 혈당 관리가 전반적으로 어땠는지 알고 싶다면 당화혈색소가 도움이 된다. 당화혈색소는 대략 지난 2~3개월 동안의 평균적인 혈당 상태를 반영한다. 다만 당뇨병 환자의 목표치는 연령과 저혈당 위험, 합병증 및 다른 질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인별 목표를 정해야 한다. 국내 당뇨병 진료지침은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일반적인 당화혈색소 목표를 6.5% 미만으로 제시하고 있다.

환절기라고 무조건 혈압·혈당 오른다?…한 번의 숫자보다 ‘변화의 방향’ 봐야

계절 변화와 함께 혈압·혈당 수치가 달라지더라도 약을 임의로 조절해서는 안 된다. 반복 측정한 기록과 생활습관 변화를 함께 살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지=AI로 생성)

계절과 혈압의 관계는 실제로 관찰된다. 여러 연구에서 기온이 낮은 계절에는 낮 시간대 혈압이 높아지고, 따뜻한 계절에는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는 등의 생리적 반응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연구 검토에서도 혈압은 대체로 여름에 낮고 겨울에 높은 연중 변동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렇다고 ‘환절기가 시작됐으니 혈압이 오른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음주, 짠 음식 섭취, 운동량과 체중 변화, 혈압약 복용 여부 등 수많은 요인이 혈압에 영향을 준다. 계절이 바뀔 때 숫자가 달라졌다면 원인을 하나로 찍기보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면서 변화가 지속되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혈당도 비슷하다. 한국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당화혈색소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이 관찰됐지만, 식사량과 신체활동을 비롯한 생활습관 역시 계절과 함께 변한다. 따라서 ‘날씨가 바뀌어서 혈당이 올랐다’는 식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최근 식사, 활동량, 체중, 수면, 약 복용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숫자 하나를 보고 약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다. 날씨가 선선해진 뒤 혈압이 올라갔다고 혈압약을 늘리거나, 반대로 혈압이 낮게 나왔다고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혈당도 마찬가지다. 계절 변화에 따른 혈압 차이가 반복해서 확인되더라도 약제 조정은 가정혈압 기록과 증상, 다른 위험요인을 토대로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계절에 따른 혈압 변화를 다룬 전문가 합의문 역시 반복적인 진료실 측정과 가정 또는 활동혈압 측정으로 변화를 확인한 뒤 치료 조정을 판단하도록 권고한다.

생활습관 관리의 기본은 오히려 단순하다. 짜게 먹는 습관을 줄이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며,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권고하고 있으며, 신체활동은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내 혈관 숫자, 이렇게 확인하세요

□ 혈압은 한 번의 측정값보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해 기록한다.

□ 120/80mmHg을 넘었다고 곧바로 고혈압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 공복혈당은 최소 8시간 이상 공복 여부를 확인한 뒤 해석한다.

□ 공복혈당 100~125mg/dL이 반복되면 당뇨병 전단계를 의심해 추가 검사를 고려한다.

□ 건강검진에서 총콜레스테롤뿐 아니라 LDL·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도 함께 본다.

□ 평소와 다른 혈압·혈당이 반복되면 날짜와 시간, 식사·운동·약 복용 여부를 기록한다.

□ 혈압약이나 당뇨병 약은 측정값 하나만 보고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 않는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7-15
[건강 SOS] 몸보신하려다 탈 난다…초복 보양식, ‘음식 궁합’ 보다 더 따져야 할 것은?
  • 삼계탕 국물에 소금·김치 더하면 나트륨 부담 가중
  • 장어 먹은 날 간 요리·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 중복 주의
  • 음식의 고정된 ‘상극’보다 건강 상태와 한 끼 전체 살펴야
초복 보양식은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떻게 함께 먹느냐’도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삼복더위’라는 말이 실감 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본격적인 삼복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이다. 삼계탕과 백숙, 장어구이 등 보양식을 찾는 발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양식을 둘러싸고는 특정 음식끼리 함께 먹으면 설사하거나 영양소의 효능이 사라진다는 식의 ‘음식 상극’ 이야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일반적인 식사 수준에서 서로 다른 음식 두 가지가 만나 독성 물질을 만든다는 주장은 의학적·영양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살펴야 할 음식 궁합은 따로 있다. 삼계탕 국물과 김치·소금에서 나트륨이 겹치거나, 장어와 간 요리·고함량 영양제를 통해 동물성 비타민 A를 중복 섭취하는 경우다. 삼계탕을 먹은 직후 홍삼 농축액을 추가하거나 고단백 보양식에 술과 탄수화물 중심의 후식을 곁들이는 식사도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음식 궁합은 특정 식재료의 상극을 찾는 문제가 아니다. 한 끼에 어떤 영양소와 위험 요인이 얼마나 겹치는지, 현재 자신의 몸이 해당 음식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삼계탕에 소금·김치까지? 먼저 살펴야 할 ‘나트륨 중복’

삼계탕 한 그릇보다 더 문제일 수 있는 것은 국물과 짠 반찬의 중복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삼계탕은 닭고기를 통해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닭 한 마리와 찹쌀, 국물까지 모두 먹으면 한 끼의 열량과 단백질 섭취량이 상당해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가정식 삼계탕’ 표준 분석값을 보면 총 내용량 900g을 기준으로 100g당 열량은 101㎉, 단백질 10.68g, 지방 4.8g, 나트륨 82㎎이다. 이를 전체 중량으로 환산하면 약 909㎉, 단백질 96.1g, 지방 43.2g, 나트륨 738㎎이다. 음식점 삼계탕은 닭의 크기와 국물 양, 간을 맞추는 방식에 따라 영양성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삼계탕을 먹을 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궁합은 닭고기와 특정 채소가 아니라 국물과 짠 반찬의 조합이다. 이미 간이 된 국물에 소금을 추가하고 김치와 깍두기, 장아찌·젓갈까지 곁들이면 나트륨 섭취량이 빠르게 늘어난다. 국물을 끝까지 마시는 습관도 나트륨 부담을 키운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세계보건기구 권고에 따라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 소금으로는 약 5g 이하로 줄이도록 안내한다. 김치와 장아찌, 젓갈처럼 염분이 많은 반찬을 줄이고 국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나트륨을 줄이는 방법이다.

고혈압이나 심부전,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국물과 짠 반찬의 중복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는 콩팥 기능과 치료 단계에 따라 단백질과 나트륨, 칼륨, 인 섭취량을 개별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모든 환자에게 같은 식사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주치의나 임상영양사와 상의하는 것이 적절하다.

싱겁게 먹기 위해 사용하는 ‘저나트륨 소금’도 성분표를 살펴야 한다. 일부 제품은 염화나트륨의 일부를 염화칼륨으로 대체한다. 일반 성인에게는 소금 섭취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콩팥 기능이 떨어지거나 칼륨 배설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오히려 고칼륨혈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찹쌀이 들어간 삼계탕에 공깃밥이나 국수를 추가하고 식사 뒤 달콤한 음료나 빙수를 먹는 조합도 주의해야 한다. 음식끼리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탄수화물과 총열량이 한 끼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은 삼계탕 속 찹쌀과 추가로 먹는 밥·면·후식을 하나의 식사로 계산해야 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도 특정 음식 두 가지의 고정된 상극보다는 음식의 성질과 먹는 사람의 체질, 당시의 소화 상태를 함께 살핀다. 사상의학에서는 삼계탕처럼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 체질과 몸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얼굴이 붉거나 갈증이 난다는 몇 가지 증상만으로 체질을 자가 판단하기는 어렵다. 평소 열감이나 소화 불편이 심하다면 매운 양념과 마늘·생강을 지나치게 더하거나 삼계탕을 연이어 과식하지 않는 정도로 접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장어에 간 요리·영양제까지? 비타민 A 중복 섭취 주의

장어는 보양식이지만, 간 요리나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와의 중복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고추장 장어구이 100g에는 열량 259㎉, 지방 17.21g, 단백질 19.82g, 나트륨 322㎎이 들어 있다. 비타민 A는 686㎍ RAE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98%에 해당한다.

다만 1일 영양성분 기준치가 곧 과잉 섭취 위험을 나타내는 상한섭취량은 아니다. 장어 100g을 먹었다고 곧바로 비타민 A 과잉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또 음식점마다 장어의 종류와 양념 배합, 1인분 중량도 달라 실제 섭취량에는 차이가 있다.

오히려 장어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실제 조합은 복숭아와 같은 특정 과일이 아니라 소·돼지 간 요리와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다. 장어를 넉넉히 먹은 날 간 요리를 추가하거나 레티놀·레티닐 팔미테이트 등 동물성 비타민 A가 든 영양제를 함께 섭취하면 비타민 A 섭취량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성인의 동물성 비타민 A 상한섭취량을 하루 3000㎍ RAE로 제시한다. 음식과 보충제를 통해 섭취한 레티놀과 레티놀 에스터 형태의 비타민 A를 합산한 값이다. 한 끼의 장어가 곧바로 비타민 A 중독을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간 요리나 고함량 보충제를 반복적으로 겹쳐 먹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좋다.

또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고함량 동물성 비타민 A 보충제를 임의로 추가하지 않아야 한다. 과도한 동물성 비타민 A 섭취는 태아의 선천성 결함 위험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드름이나 건선 치료 등에 사용하는 일부 레티노이드 계열 약물도 비타민 A 보충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과잉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해당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를 임의로 추가하지 말고 의료진에게 확인해야 한다.

양념 장어구이에 밥과 냉면, 달콤한 음료까지 더하면 총열량과 탄수화물·나트륨 섭취량이 커질 수 있다. 장어를 먹을 때는 양념을 지나치게 덧바르거나 밥과 면을 함께 먹는 것을 줄이고, 짜지 않은 채소 반찬을 곁들이는 편이 낫다.

통풍이나 고요산혈증이 있다면 장어 한 가지보다 보양식 식탁 전체를 살펴야 한다. 내장류와 육류·일부 어패류를 많이 먹고 술까지 곁들이는 식사 패턴은 요산 관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많은 양의 음주는 통풍 발작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삼계탕 먹고 홍삼액까지? 복용 약과 조리 위생 확인해야

보양식의 효과를 더하려는 추가 섭취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약물 복용 여부와 조리 위생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삼계탕과 백숙에는 인삼이나 황기, 대추, 마늘 등이 들어간다. 음식에 들어가는 소량의 인삼과 인삼 추출물을 농축한 건강기능식품을 같은 수준으로 볼 필요는 없다.

주의할 상황은 보양 효과를 높이겠다며 삼계탕을 먹은 직후 홍삼 농축액이나 인삼 추출물, 여러 한방 원료가 든 보충제를 추가로 섭취하는 경우다. 특히 약을 매일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천연 원료라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인삼은 혈당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당뇨병 환자가 농축 제품을 섭취할 때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일부 혈압약과 스타틴 계열 지질저하제, 항우울제와의 상호작용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근거는 일관되지 않다. 와파린 등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임의로 홍삼·인삼 농축 제품을 추가하기보다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삼계탕에 든 인삼 한 조각을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음식 속 소량의 재료가 아니라 농축 제품을 여러 종류 추가하거나 복용 중인 약과의 상호작용을 확인하지 않는 식습관이다.

영양 궁합만큼 중요한 것이 조리 위생이다. 생닭에는 캠필로박터균 등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 존재할 수 있다. 생닭을 씻는 과정에서 튄 물이나 생닭을 만진 손과 칼·도마를 통해 균이 채소와 다른 음식으로 옮겨갈 수 있다.

생닭은 가급적 물에 씻지 않고 바로 조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씻는 과정에서 물방울을 통해 균이 싱크대와 조리도구, 주변 식재료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닭을 만진 손과 조리도구는 즉시 깨끗이 씻고, 채소와 생닭에는 서로 다른 칼과 도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닭고기는 중심부 온도가 75℃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익혀야 한다. 많은 양의 삼계탕이나 백숙을 미리 조리한 뒤 여름철 실온에 오래 두는 것도 피해야 한다. 먹을 만큼만 덜어내고 남은 음식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식혀 냉장 보관해야 한다. 다시 먹을 때는 일부만 미지근하게 데우지 말고 음식 전체가 충분히 뜨거워지도록 재가열해야 한다.

초복에 따져야 할 음식 궁합은 함께 먹으면 독이 되는 재료를 찾는 일이 아니다. 국물과 짠 반찬, 장어와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 인삼 농축 제품과 복용 약처럼 한 끼에 같은 영양소와 위험 요인이 얼마나 겹치는지 살펴야 한다. 보양식의 이름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식탁 전체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복 보양식 먹기 전 ‘건강 궁합’ 체크리스트

□ 삼계탕 국물에 소금을 추가하지 않았는가

□ 김치·장아찌·젓갈 등 짠 반찬을 여러 가지 곁들이지 않았는가

□ 콩팥병이 있다면 저나트륨 소금의 염화칼륨 함량을 확인했는가

□ 찹쌀이 든 삼계탕에 밥·면·달콤한 후식을 추가하지 않았는가

□ 열감이나 소화 불편이 있는데 매운 양념과 마늘·생강을 지나치게 더하지 않았는가

□ 장어를 먹는 날 간 요리와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를 겹치지 않았는가

□ 통풍이나 고요산혈증이 있는데 육류·내장류·일부 어패류와 술을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았는가

□ 약을 복용하면서 홍삼·인삼 농축 제품을 임의로 추가하지 않았는가

□ 생닭을 물에 씻어 주변 조리도구와 식재료에 물이 튀게 하지 않았는가

□ 생닭과 채소에 서로 다른 칼·도마를 사용했는가

□ 닭고기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혔는가

□ 조리한 보양식을 여름철 실온에 오래 두지 않았는가

황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