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라이프2026-07-15
[건강 SOS] 몸보신하려다 탈 난다…초복 보양식, ‘음식 궁합’ 보다 더 따져야 할 것은?
  • 삼계탕 국물에 소금·김치 더하면 나트륨 부담 가중
  • 장어 먹은 날 간 요리·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 중복 주의
  • 음식의 고정된 ‘상극’보다 건강 상태와 한 끼 전체 살펴야
초복 보양식은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떻게 함께 먹느냐’도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삼복더위’라는 말이 실감 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본격적인 삼복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이다. 삼계탕과 백숙, 장어구이 등 보양식을 찾는 발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양식을 둘러싸고는 특정 음식끼리 함께 먹으면 설사하거나 영양소의 효능이 사라진다는 식의 ‘음식 상극’ 이야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일반적인 식사 수준에서 서로 다른 음식 두 가지가 만나 독성 물질을 만든다는 주장은 의학적·영양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살펴야 할 음식 궁합은 따로 있다. 삼계탕 국물과 김치·소금에서 나트륨이 겹치거나, 장어와 간 요리·고함량 영양제를 통해 동물성 비타민 A를 중복 섭취하는 경우다. 삼계탕을 먹은 직후 홍삼 농축액을 추가하거나 고단백 보양식에 술과 탄수화물 중심의 후식을 곁들이는 식사도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음식 궁합은 특정 식재료의 상극을 찾는 문제가 아니다. 한 끼에 어떤 영양소와 위험 요인이 얼마나 겹치는지, 현재 자신의 몸이 해당 음식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삼계탕에 소금·김치까지? 먼저 살펴야 할 ‘나트륨 중복’

삼계탕 한 그릇보다 더 문제일 수 있는 것은 국물과 짠 반찬의 중복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삼계탕은 닭고기를 통해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닭 한 마리와 찹쌀, 국물까지 모두 먹으면 한 끼의 열량과 단백질 섭취량이 상당해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가정식 삼계탕’ 표준 분석값을 보면 총 내용량 900g을 기준으로 100g당 열량은 101㎉, 단백질 10.68g, 지방 4.8g, 나트륨 82㎎이다. 이를 전체 중량으로 환산하면 약 909㎉, 단백질 96.1g, 지방 43.2g, 나트륨 738㎎이다. 음식점 삼계탕은 닭의 크기와 국물 양, 간을 맞추는 방식에 따라 영양성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삼계탕을 먹을 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궁합은 닭고기와 특정 채소가 아니라 국물과 짠 반찬의 조합이다. 이미 간이 된 국물에 소금을 추가하고 김치와 깍두기, 장아찌·젓갈까지 곁들이면 나트륨 섭취량이 빠르게 늘어난다. 국물을 끝까지 마시는 습관도 나트륨 부담을 키운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세계보건기구 권고에 따라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 소금으로는 약 5g 이하로 줄이도록 안내한다. 김치와 장아찌, 젓갈처럼 염분이 많은 반찬을 줄이고 국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나트륨을 줄이는 방법이다.

고혈압이나 심부전,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국물과 짠 반찬의 중복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는 콩팥 기능과 치료 단계에 따라 단백질과 나트륨, 칼륨, 인 섭취량을 개별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모든 환자에게 같은 식사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주치의나 임상영양사와 상의하는 것이 적절하다.

싱겁게 먹기 위해 사용하는 ‘저나트륨 소금’도 성분표를 살펴야 한다. 일부 제품은 염화나트륨의 일부를 염화칼륨으로 대체한다. 일반 성인에게는 소금 섭취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콩팥 기능이 떨어지거나 칼륨 배설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오히려 고칼륨혈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찹쌀이 들어간 삼계탕에 공깃밥이나 국수를 추가하고 식사 뒤 달콤한 음료나 빙수를 먹는 조합도 주의해야 한다. 음식끼리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탄수화물과 총열량이 한 끼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은 삼계탕 속 찹쌀과 추가로 먹는 밥·면·후식을 하나의 식사로 계산해야 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도 특정 음식 두 가지의 고정된 상극보다는 음식의 성질과 먹는 사람의 체질, 당시의 소화 상태를 함께 살핀다. 사상의학에서는 삼계탕처럼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 체질과 몸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얼굴이 붉거나 갈증이 난다는 몇 가지 증상만으로 체질을 자가 판단하기는 어렵다. 평소 열감이나 소화 불편이 심하다면 매운 양념과 마늘·생강을 지나치게 더하거나 삼계탕을 연이어 과식하지 않는 정도로 접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장어에 간 요리·영양제까지? 비타민 A 중복 섭취 주의

장어는 보양식이지만, 간 요리나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와의 중복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고추장 장어구이 100g에는 열량 259㎉, 지방 17.21g, 단백질 19.82g, 나트륨 322㎎이 들어 있다. 비타민 A는 686㎍ RAE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98%에 해당한다.

다만 1일 영양성분 기준치가 곧 과잉 섭취 위험을 나타내는 상한섭취량은 아니다. 장어 100g을 먹었다고 곧바로 비타민 A 과잉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또 음식점마다 장어의 종류와 양념 배합, 1인분 중량도 달라 실제 섭취량에는 차이가 있다.

오히려 장어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실제 조합은 복숭아와 같은 특정 과일이 아니라 소·돼지 간 요리와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다. 장어를 넉넉히 먹은 날 간 요리를 추가하거나 레티놀·레티닐 팔미테이트 등 동물성 비타민 A가 든 영양제를 함께 섭취하면 비타민 A 섭취량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성인의 동물성 비타민 A 상한섭취량을 하루 3000㎍ RAE로 제시한다. 음식과 보충제를 통해 섭취한 레티놀과 레티놀 에스터 형태의 비타민 A를 합산한 값이다. 한 끼의 장어가 곧바로 비타민 A 중독을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간 요리나 고함량 보충제를 반복적으로 겹쳐 먹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좋다.

또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고함량 동물성 비타민 A 보충제를 임의로 추가하지 않아야 한다. 과도한 동물성 비타민 A 섭취는 태아의 선천성 결함 위험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드름이나 건선 치료 등에 사용하는 일부 레티노이드 계열 약물도 비타민 A 보충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과잉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해당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를 임의로 추가하지 말고 의료진에게 확인해야 한다.

양념 장어구이에 밥과 냉면, 달콤한 음료까지 더하면 총열량과 탄수화물·나트륨 섭취량이 커질 수 있다. 장어를 먹을 때는 양념을 지나치게 덧바르거나 밥과 면을 함께 먹는 것을 줄이고, 짜지 않은 채소 반찬을 곁들이는 편이 낫다.

통풍이나 고요산혈증이 있다면 장어 한 가지보다 보양식 식탁 전체를 살펴야 한다. 내장류와 육류·일부 어패류를 많이 먹고 술까지 곁들이는 식사 패턴은 요산 관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많은 양의 음주는 통풍 발작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삼계탕 먹고 홍삼액까지? 복용 약과 조리 위생 확인해야

보양식의 효과를 더하려는 추가 섭취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약물 복용 여부와 조리 위생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삼계탕과 백숙에는 인삼이나 황기, 대추, 마늘 등이 들어간다. 음식에 들어가는 소량의 인삼과 인삼 추출물을 농축한 건강기능식품을 같은 수준으로 볼 필요는 없다.

주의할 상황은 보양 효과를 높이겠다며 삼계탕을 먹은 직후 홍삼 농축액이나 인삼 추출물, 여러 한방 원료가 든 보충제를 추가로 섭취하는 경우다. 특히 약을 매일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천연 원료라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인삼은 혈당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당뇨병 환자가 농축 제품을 섭취할 때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일부 혈압약과 스타틴 계열 지질저하제, 항우울제와의 상호작용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근거는 일관되지 않다. 와파린 등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임의로 홍삼·인삼 농축 제품을 추가하기보다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삼계탕에 든 인삼 한 조각을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음식 속 소량의 재료가 아니라 농축 제품을 여러 종류 추가하거나 복용 중인 약과의 상호작용을 확인하지 않는 식습관이다.

영양 궁합만큼 중요한 것이 조리 위생이다. 생닭에는 캠필로박터균 등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 존재할 수 있다. 생닭을 씻는 과정에서 튄 물이나 생닭을 만진 손과 칼·도마를 통해 균이 채소와 다른 음식으로 옮겨갈 수 있다.

생닭은 가급적 물에 씻지 않고 바로 조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씻는 과정에서 물방울을 통해 균이 싱크대와 조리도구, 주변 식재료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닭을 만진 손과 조리도구는 즉시 깨끗이 씻고, 채소와 생닭에는 서로 다른 칼과 도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닭고기는 중심부 온도가 75℃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익혀야 한다. 많은 양의 삼계탕이나 백숙을 미리 조리한 뒤 여름철 실온에 오래 두는 것도 피해야 한다. 먹을 만큼만 덜어내고 남은 음식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식혀 냉장 보관해야 한다. 다시 먹을 때는 일부만 미지근하게 데우지 말고 음식 전체가 충분히 뜨거워지도록 재가열해야 한다.

초복에 따져야 할 음식 궁합은 함께 먹으면 독이 되는 재료를 찾는 일이 아니다. 국물과 짠 반찬, 장어와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 인삼 농축 제품과 복용 약처럼 한 끼에 같은 영양소와 위험 요인이 얼마나 겹치는지 살펴야 한다. 보양식의 이름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식탁 전체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복 보양식 먹기 전 ‘건강 궁합’ 체크리스트

□ 삼계탕 국물에 소금을 추가하지 않았는가

□ 김치·장아찌·젓갈 등 짠 반찬을 여러 가지 곁들이지 않았는가

□ 콩팥병이 있다면 저나트륨 소금의 염화칼륨 함량을 확인했는가

□ 찹쌀이 든 삼계탕에 밥·면·달콤한 후식을 추가하지 않았는가

□ 열감이나 소화 불편이 있는데 매운 양념과 마늘·생강을 지나치게 더하지 않았는가

□ 장어를 먹는 날 간 요리와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를 겹치지 않았는가

□ 통풍이나 고요산혈증이 있는데 육류·내장류·일부 어패류와 술을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았는가

□ 약을 복용하면서 홍삼·인삼 농축 제품을 임의로 추가하지 않았는가

□ 생닭을 물에 씻어 주변 조리도구와 식재료에 물이 튀게 하지 않았는가

□ 생닭과 채소에 서로 다른 칼·도마를 사용했는가

□ 닭고기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혔는가

□ 조리한 보양식을 여름철 실온에 오래 두지 않았는가

황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