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라이프2026-09-02
[건강 SOS] 컨디션 오락가락하는 환절기, 혈압·혈당 괜찮을까…‘120/80·100·200’ 혈관 숫자 읽는 법
  •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20대부터 확인해야 할 혈압·혈당·콜레스테롤
  • 정상 범위 넘었다고 곧바로 환자는 아니다…진단 기준과 구별해야
  • 한 번의 수치보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약 임의 조절은 금물
환절기에는 혈압과 혈당 등 주요 건강 지표의 변화를 평소보다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기준으로는 혈압 120/80mmHg 미만, 공복혈당 100mg/dL 미만,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이 꼽힌다. (이미지=AI로 생성)

9월로 접어들며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넘어가는 환절기가 본격화 될 듯하다. 낮에는 더위가 이어지다가도 아침저녁으로는 공기가 달라지고, 휴가철 이후 흐트러졌던 수면과 식사, 운동 패턴도 다시 바뀌기 시작한다. 이럴 때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혈압계나 혈당계에 나타나는 숫자 변화에 예민해지기 쉽다.

마침 이달 첫째 주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이다. 질병관리청은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자기혈관 숫자알기-레드서클 캠페인’을 진행한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알고 관리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다. 특히 올해는 20대부터 혈관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 2022~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20대 고혈압 환자 가운데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의사에게 진단받아 알고 있는 비율은 22.1%에 그쳤다. 20대 치료율도 고혈압 20.0%, 당뇨병 32.6%, 고콜레스테롤혈증 8.5%로 낮았다. 젊다고 혈관질환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상이 없어 자신의 상태를 모르고 지나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자신의 혈관 상태를 확인하려면 어떤 숫자를 기억해야 할까. 대표적인 기준은 혈압 120/80mmHg 미만, 공복혈당 100mg/dL 미만,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이다. 다만 이 숫자를 넘었다고 곧바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상 범위’와 ‘질환을 진단하는 기준’은 다르기 때문이다.

120/80·100·200…같아 보이는 기준, 의미는 제각각

혈압 120/80mmHg, 공복혈당 100mg/dL, 총콜레스테롤 200mg/dL은 혈관 건강을 확인할 때 참고하는 대표적인 숫자다. 다만 이를 넘었다고 곧바로 질환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AI로 생성)

먼저 120/80은 혈압이다. 앞의 120은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수축기 혈압’, 뒤의 80은 심장이 이완할 때의 ‘이완기 혈압’을 의미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가장 낮은 정상 혈압을 120/80mmHg 미만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혈압이 121/81mmHg이라고 곧바로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기준에서 진료실에서 안정된 상태로 측정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에 해당한다. 집에서 측정하는 가정혈압은 일반적으로 수축기 135mmHg 이상 또는 이완기 85mmHg 이상을 고혈압 기준으로 본다.

두 숫자를 모두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145/78mmHg이라면 이완기 혈압은 정상 범위지만 수축기 혈압이 높다. 반대로 118/92mmHg이라면 수축기는 낮아도 이완기 혈압이 고혈압 기준에 해당한다. 둘 중 하나만 높더라도 반복적으로 같은 양상이 나타난다면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두 번째 숫자 100은 공복혈당이다. 최소 8시간 이상 열량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한 혈장 포도당이 100mg/dL 미만이면 정상 범위다. 100~125mg/dL이면 공복혈당장애, 즉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고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을 진단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된다. 당화혈색소(HbA1c) 6.5% 이상, 75g 경구포도당부하검사 2시간 후 혈당 200mg/dL 이상 등도 진단에 활용된다. 명백한 고혈당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다른 날 검사를 반복하거나 다른 진단 기준을 함께 확인한다.

따라서 공복혈당이 한 번 101mg/dL 나왔다고 ‘당뇨병이 생겼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반대로 125mg/dL이 나왔는데 ‘126이 아니니 괜찮다’고 넘기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숫자가 어느 범위에 들어가는지 보고 향후 검사와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 200은 총콜레스테롤이다. 일반적으로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200~239mg/dL은 경계 수준, 240mg/dL 이상은 높은 수준으로 분류한다.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실제 이상지질혈증 관리에서는 총콜레스테롤 한 숫자만으로 약물치료 여부를 정하지 않는다.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함께 봐야 한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는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유무 등 개인의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LDL 수치라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앓았던 사람과 특별한 위험요인이 없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목표가 같지 않은 이유다.

혈압계 숫자가 들쭉날쭉하다면…‘언제, 어떻게 쟀나’부터 보자

혈압과 혈당은 측정 시간과 자세, 식사 여부 등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고 기록해 변화의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혈압은 몸 상태에 따라 비교적 빠르게 움직인다. 운동 직후, 급하게 계단을 오른 뒤, 화가 나거나 긴장한 상태에서 측정한 혈압을 평소 혈압과 그대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커피를 마신 직후와 충분히 안정한 뒤의 혈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정확한 가정혈압을 재려면 측정 전 최소 30분 동안 흡연과 음주,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 발바닥을 바닥에 둔 채 안정해야 한다. 팔에 감는 커프는 심장 높이에 두고, 한 번 재고 끝내기보다는 1~2분 간격으로 두 차례 이상 측정해 평균값을 기록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은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아침 식사와 혈압약 복용 전에 측정하고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측정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혈압이 높고 집에서는 정상인 ‘백의고혈압’이나, 반대로 진료실에서는 정상인데 평소 생활에서는 높은 ‘가면고혈압’도 있다. 결국 병원에서 한 번 나온 숫자나 집에서 우연히 측정한 값보다 같은 조건에서 여러 날 기록한 혈압의 흐름이 더 많은 정보를 준다.

혈당 역시 ‘언제 쟀는지’가 빠지면 숫자의 의미가 달라진다. 공복혈당과 식후혈당은 애초에 기준이 다르다. 전날 밤늦게 음식을 먹고 충분한 공복 시간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잰 혈당을 정식 공복혈당처럼 해석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최근 혈당 관리가 전반적으로 어땠는지 알고 싶다면 당화혈색소가 도움이 된다. 당화혈색소는 대략 지난 2~3개월 동안의 평균적인 혈당 상태를 반영한다. 다만 당뇨병 환자의 목표치는 연령과 저혈당 위험, 합병증 및 다른 질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인별 목표를 정해야 한다. 국내 당뇨병 진료지침은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일반적인 당화혈색소 목표를 6.5% 미만으로 제시하고 있다.

환절기라고 무조건 혈압·혈당 오른다?…한 번의 숫자보다 ‘변화의 방향’ 봐야

계절 변화와 함께 혈압·혈당 수치가 달라지더라도 약을 임의로 조절해서는 안 된다. 반복 측정한 기록과 생활습관 변화를 함께 살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지=AI로 생성)

계절과 혈압의 관계는 실제로 관찰된다. 여러 연구에서 기온이 낮은 계절에는 낮 시간대 혈압이 높아지고, 따뜻한 계절에는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는 등의 생리적 반응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연구 검토에서도 혈압은 대체로 여름에 낮고 겨울에 높은 연중 변동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렇다고 ‘환절기가 시작됐으니 혈압이 오른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음주, 짠 음식 섭취, 운동량과 체중 변화, 혈압약 복용 여부 등 수많은 요인이 혈압에 영향을 준다. 계절이 바뀔 때 숫자가 달라졌다면 원인을 하나로 찍기보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면서 변화가 지속되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혈당도 비슷하다. 한국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당화혈색소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이 관찰됐지만, 식사량과 신체활동을 비롯한 생활습관 역시 계절과 함께 변한다. 따라서 ‘날씨가 바뀌어서 혈당이 올랐다’는 식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최근 식사, 활동량, 체중, 수면, 약 복용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숫자 하나를 보고 약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다. 날씨가 선선해진 뒤 혈압이 올라갔다고 혈압약을 늘리거나, 반대로 혈압이 낮게 나왔다고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혈당도 마찬가지다. 계절 변화에 따른 혈압 차이가 반복해서 확인되더라도 약제 조정은 가정혈압 기록과 증상, 다른 위험요인을 토대로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계절에 따른 혈압 변화를 다룬 전문가 합의문 역시 반복적인 진료실 측정과 가정 또는 활동혈압 측정으로 변화를 확인한 뒤 치료 조정을 판단하도록 권고한다.

생활습관 관리의 기본은 오히려 단순하다. 짜게 먹는 습관을 줄이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며,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권고하고 있으며, 신체활동은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내 혈관 숫자, 이렇게 확인하세요

□ 혈압은 한 번의 측정값보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해 기록한다.

□ 120/80mmHg을 넘었다고 곧바로 고혈압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 공복혈당은 최소 8시간 이상 공복 여부를 확인한 뒤 해석한다.

□ 공복혈당 100~125mg/dL이 반복되면 당뇨병 전단계를 의심해 추가 검사를 고려한다.

□ 건강검진에서 총콜레스테롤뿐 아니라 LDL·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도 함께 본다.

□ 평소와 다른 혈압·혈당이 반복되면 날짜와 시간, 식사·운동·약 복용 여부를 기록한다.

□ 혈압약이나 당뇨병 약은 측정값 하나만 보고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 않는다.

황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