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배들이 떠있는 호르무즈 해협
이슈2026-08-06
호르무즈 해협 항로 합의 초읽기…이란 “미 봉쇄 계속되면 안전 보장 못 해”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의 안전 통항로에 대해 지리적 좌표 합의를 이뤘다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바가이 대변인은 두 연안국이 지난 두 달간 협상을 이어왔으며, 기술·법률·안보·환경 등 여러 측면을 검토한 끝에 항로 좌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합의 내용을 담은 양국 공동성명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다만 그는 이번 합의가 곧 해협의 전면적 안전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해상 봉쇄와 이란을 겨냥한 위협적 행동 등 불안 요인이 여전한 만큼, 양국 합의만으로 통항 선박의 안전을 완벽히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갈리바프 의회 의장의 이번 주말 파키스탄·카타르 방문 계획은 없다면서도, 두 나라와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도 입장을 내놨다. 그는 새 합의가 이행되면 기존 임시 항로는 폐쇄되고 해협 통항의 상당 부분이 이란 영해를 지나게 될 것이라면서도, 이는 해협의 전면 개방을 뜻하지 않으며 관련 합의는 오직 이란과 오만 양국 간에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부 세력의 개입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재 조율 중인 항로는 1~3개월 운영되는 임시 성격이며, 오만과의 협상에서 기간 연장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분쟁 발발 4~5일 뒤 미국 측이 협상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내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이란은 미국과 어떤 협상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번 항로 협상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무력 충돌의 연장선에 있다. 이란은 당시 대응으로 호르무즈 통항을 사실상 제한했고, 4월 7~8일 파키스탄 중재로 2주간 정전이 성사됐다. 6월 14일에는 해협 재개방을 포함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지만, 7월 이란이 사전 승인 항로를 벗어난 상선 3척을 공격하면서 정전이 흔들렸고 미국은 해상 봉쇄를 재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 봉쇄로 상선 44척의 항로를 변경시키고 2척을 무력화, 2척을 승선 조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군사적 대응 태세를 경고했지만, 이달 들어 협상 재개 가능성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한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해협 통제권을 부여하는 형태의 양보는 이미 이뤄졌으나, 구체적 범위 규정은 아직 논의 중이다. 이란 고위 소식통은 합의안에 걸프 해역으로 들어오는 선박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이 명시돼 있다며, 최대 쟁점은 반대로 걸프 해역을 빠져나가는 선박에 대한 이란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김도현 기자
이슈2026-04-01
“호르무즈 해협 위기 뚫었다”… UAE산 원유 2,400만 배럴 ‘에너지 생명선’ 확보
  • 긴급 도입분 600만 배럴 공급 막바지… 1,800만 배럴 추가 물량도 여수 상륙
  • 지정학적 리스크 우회하는 전략적 대체선 가동…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와 공조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확보한 2,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UAE와 합의한 긴급 원유 물량 중 1차분인 600만 배럴의 국내 공급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후속 합의된 1,800만 배럴 역시 계획대로 하역 및 선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해상 보급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핵심 자산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1차 합의분 600만 배럴 중 200만 배럴은 지난달 30일 국내 지정 항만에 하역을 시작했으며, 나머지 물량도 이달 초순까지 순차적으로 입항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에 이미 보관 중이던 UAE 국제 공동 비축 물량 200만 배럴은 국내 정유사에 인도를 마쳐 실제 수급 현장에 투입됐다. 이어 지난달 중순 특사단 방문 성과로 이끌어낸 1,800만 배럴 도입 건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와의 협력으로 확보한 원유 200만 배럴은 지난달 25일 한국석유공사 여수 비축기지에 입고되어 국가 전략 비축유로 관리되고 있다.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대응도 빛을 발했다. 최근 피격 사건으로 운영이 잠시 중단됐던 UAE의 전략적 대체 항만이 일부 재개되면서, 민간 정유사 계약 물량 200만 배럴이 지난달 29일 선적을 마쳤다. 해당 선박은 해상 운송을 거쳐 4월 중순경 국내 도착할 예정이다. 이는 물리적인 원유 확보를 넘어, 분쟁 지역을 우회할 수 있는 물류 경로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가동했다는 점에서 공급망 유연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이번 대규모 원유 도입이 단순한 일회성 구매를 넘어 양국 간의 혈맹에 가까운 에너지 파트너십을 확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UAE 측은 협의 과정에서 “한국을 원유 공급의 최우선 순위로 두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으며, 이에 따라 잔여 물량 역시 차질 없이 입고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번에 확보한 2,400만 배럴이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 폭을 완화하고 국내 정유 업계의 원료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성과에 대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가뭄에 단비와 같은 선제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대체 공급선을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국가 에너지 안보의 체질을 개선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UAE와 구축한 견고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에너지 비상 상황 발생 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정도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