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치고 프랑스 턱밑까지 추격”… K-뷰티 수출 114억 달러 사상 첫 ‘세계 2위’ 등극
- 식약처 2025년 실적 발표… 무역수지 흑자 101억 달러 돌파하며 국가 전체 흑자액 12.9% 견인
- 전통의 중국 시장 넘어 미국이 최초로 수출국 1위 등극… 유럽·중동 등 202개국으로 영토 확장

대한민국의 화장품 산업이 전 세계 무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밀어내고 글로벌 ‘빅2’ 수출 강국으로 우뚝 섰다. 전 세계적인 K-컬처 신드롬과 유통망 다변화 전략이 시너지를 내면서 국내 화장품 산업의 연간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사상 최초로 100억 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분석해 발표한 2025년 국내 화장품 생산·수출·수입 실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는 2024년 기록한 89억 달러 대비 13.5% 급증한 101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12년 0.9억 달러로 첫 흑자를 기록한 이래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이뤄낸 기념비적인 성과다.
이번 무역 흑자 100억 달러 돌파는 전년 대비 11.8% 성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다시 쓴 114억 달러의 수출 실적이 견인했다. 반면 같은 기간 화장품 수입액은 12.9억 달러로 오히려 2.3% 감소하며 내실을 다졌다. 이로써 한국은 국가별 수출 실적에서 108억 달러에 그친 미국을 제치고 프랑스(243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지난해 기록한 화장품 무역 흑자는 대한민국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인 780억 달러 중 무려 12.9%를 차지하는 핵심 비중으로, 주력 수출 효자 산업으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K-뷰티의 영토 확장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수출 전선망의 구조적 세대교체다. 수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중국 시장이 전년 대비 19% 급감하며 20억 달러로 내려앉은 반면, 북미 시장의 중심인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22억 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지리적 요충지인 일본 역시 11억 달러로 3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세를 과시했다. 이 외에도 유럽 진출의 교두보인 폴란드가 전년 대비 115%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9위로 치고 올라왔고,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도 70.6% 급증해 8위에 안착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 대상국은 기존 172개국에서 202개국으로 늘어나 지구촌 전역으로 공급망이 촘촘해졌다.
품목별로는 전체 수출액의 74.7%를 차지한 기초화장품(85.3억 달러)과 13.2%를 차지한 색조화장품(15.1억 달러)이 전체 성장을 유기적으로 이끌었다. 국내 화장품 총생산액 역시 전년 대비 2.3% 증가한 17조 9,382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 실적을 새로 썼다. 세부적으로는 기초화장품 부문에서 팩과 마스크가 28.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색조 카테고리에서는 K-립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립스틱과 립라이너 매출이 13.5% 상승했다. 높은 시장 점유율(40%)을 보인 기능성화장품 분야에서는 미백(9.7%)과 자외선 차단 제품(9.4%)의 생산 증가세가 돋보였다.
시장 지형이 급변하면서 생산 기업들의 체급 순위도 요동치고 있다.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기준으로는 엘지생활건강(3조 9,185억 원)과 아모레퍼시픽(3조 256억 원)이 양강 체제를 확고히 한 가운데, 애경산업이 2,966억 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미용 기기와 인디 브랜드 열풍을 주도한 에이피알(APR)이 기존 21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으며, 구다이글로벌과 비나우가 각각 9위와 11위로 올라서며 신흥 강자의 탄생을 알렸다.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영역에서는 코스맥스가 1조 6,104억 원으로 선두를 달렸고 한국콜마(1조 3,012억 원)와 코스메카코리아(3,531억 원)가 그 뒤를 단단히 받쳤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K-뷰티의 영토 확장 속도를 늦추지 않기 위해 전방위적인 글로벌 규제 혁신 지원 사격에 나선다. 미국과 중국의 엄격해진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도입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오는 2028년부터 연 매출 10억 원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단계적 제도를 시행해 전 세계 기준에 부합하는 체질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오는 9월에는 기존 아시아 중심의 포럼을 중동과 남미까지 장관급 다자협력체로 격상한 세계 최초의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의체 ‘지코라스(GCORAS)’를 출범시켜 글로벌 규제 조화를 선도하고,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이슬람권 공략을 위한 할랄 화장품 인증 지원 정책 및 AI 기반 해외 규제 정보 매칭 사업도 본격적으로 가동해 우리 기업들의 실무적 걸림돌을 전면 제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