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테크/IT2026-06-02
“인간의 손재주까지 닮았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 전격 장악 선언
  • 차세대 ‘블랙웰’ GPU 탑재한 AI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로 전 세계 연구소와 동맹 결성
  • 1.8미터 체격에 촉각 센서 내장한 다섯 손가락 로봇 손 결합해 정밀 제어 성능 극대화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가 단순한 인프라 공급업체를 넘어 로봇 공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범용 인공지능 로봇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GROOT N1. (사진=엔비디아)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가 단순한 인프라 공급업체를 넘어 로봇 공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범용 인공지능 로봇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에서 개최된 글로벌 IT 박람회 컴퓨텍스 기조연설에 나선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대중에게 가장 직관적인 인공지능의 형태가 바로 로봇임을 강조하며 차세대 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한 개방형 플랫폼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 레퍼런스 디자인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전 세계 로봇 공학 연구자들과 개발자들이 범용 인간형 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겪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고 전체적인 개발 워크플로우를 대폭 단축하기 위해 기획됐다.

새롭게 공개된 로봇 플랫폼의 하드웨어 중심축은 중국의 첨단 로봇 제조사인 유니트리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본체인 ‘H2 플러스’가 담당한다. 이 로봇은 성인 남성과 유사한 약 1.8미터의 높이에 무게는 68킬로그램 수준으로 전신에 걸쳐 총 31자유도를 구현해 인간의 복잡한 움직임을 정교하게 흉내 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로봇의 말단 제어 장치로 도입된 샤파사의 촉각 인식 다섯 손가락 로봇 손이다. 양손에 각각 22자유도를 부여하고 미세한 물리적 접촉을 감지할 수 있는 촉각 센서를 내장해 물건을 쥐거나 정밀한 도구를 조작하는 등 기존 휴머노이드가 취약했던 고난도의 손재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로봇의 감각과 전신 제어를 총괄하는 두뇌에는 엔비디아가 자랑하는 최신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의 고성능 온보드 컴퓨터인 ‘젯슨 AGX 토르 T5000’이 탑재됐다. 128GB의 통합 메모리를 갖춘 이 연산 장치는 머리에 장착된 스테레오 카메라와 손목 카메라, 그리고 신체의 균형을 잡는 관성 측정 장치 등 다중 시각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최대 120뉴턴미터에 달하는 강력한 팔 토크를 통제하는 동시에 작업 환경에 따라 40와트에서 130와트까지 소비 전력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효율성도 갖췄다. 내장된 15암페어시 용량의 배터리는 약 3시간 동안 연속으로 로봇을 구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한다.

과거 다수의 테크 기업들이 진행했던 휴머노이드 발표 행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무대 위에도 실제 작동하는 물리적 로봇 실물은 등장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완성품 로봇을 판매하는 제조사의 역할 대신 전 세계 연구 단체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표준 규격의 개방형 인프라를 제공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미 지난 3월 공개했던 로봇용 기초 인공지능 모델 ‘그루트 N1’에 이어 이번 레퍼런스 디자인까지 오픈 소스 형태로 전격 개방함에 따라 글로벌 로봇 연구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현재 미국 유수의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소인 Ai2를 비롯해 스탠퍼드 로보틱스 센터,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UC 샌디에이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명성을 가진 로봇 공학 연구 기관들이 엔비디아의 이번 레퍼런스 디자인을 차세대 연구의 표준 플랫폼으로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이 플랫폼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급형 휴머노이드 기종인 유니트리 G1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고 선언한 만큼 학계와 산업계 전반에 걸친 엔비디아 중심의 로봇 소프트웨어 생태계 종속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