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액

“한국 무역의 신기원 열렸다”… 5월 수출 877억 달러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 경신
  • 반도체 169% 폭발적 성장세 주도… 사상 최초 3개월 연속 800억 달러 고지 안착
  • 5개월 만에 누적 흑자 1,019억 달러 달성… 2017년 연간 최고 기록 조기 돌파
대한민국 수출 역사가 새롭게 바뀌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발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물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무역수지 흑자가 과거 연간 최대 기록을 불과 5개월 만에 갈아치우는 대기록을 세웠다.
부산항 북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수출 역사가 새롭게 바뀌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발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물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무역수지 흑자가 과거 연간 최대 기록을 불과 5개월 만에 갈아치우는 대기록을 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총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3.2% 급증한 877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입은 20.8% 늘어난 608억 달러 머물며 무역수지는 269억 5,000만 달러의 대규모 흑자를 달성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무역 역사상 최초로 3개월 연속 월 수출액 8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0.7% 치솟은 42억 8,000만 달러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40억 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러한 독보적인 수출 질주의 최전선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메모리 반도체 고정 가격이 급등했고, 이에 따라 반도체 수출은 무려 169.4% 폭증한 37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썼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군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으며, AI 서버용 고성능 차세대 저장장치(SSD) 수요 확대로 컴퓨터 부문 수출도 290.7% 급증했다.

반면 지속되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거시경제적 변수는 품목별 실적의 희비를 가르기도 했다. 자동차 수출의 경우 조업일수 감소와 국내 부품 공급망 차질,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 지연 및 미국의 관세 장벽에 따른 현지 생산 확대 여파가 겹치며 전년 대비 5.9% 소폭 감소했다. 다만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 증가로 선박 부문이 16.7% 성장했고, 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동과 알루미늄 수요가 늘어난 비철금속 분야가 41.5%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전통적인 주력 품목 외에 K-뷰티 선호도 기조에 힘입은 화장품이 역대 5월 최고치인 11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하고 바이오헬스가 7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유망 소비재의 선전도 돋보였다.

지역별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도 주요 9대 시장 중 7개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반도체 세 자릿수 증가와 소비재 호조가 맞물려 80.9% 급증하며 7개월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미국 시장 역시 AI 인프라 투자 품목을 중심으로 59.1% 늘어났으며, 아세안 지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력 정보통신(IT) 부품의 고른 선전 덕분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편 원유와 반도체 장비 등의 도입 확대로 전체 수입액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이를 압도하는 성장률을 보이면서 올해 1~5월 누적 무역 흑자는 총 1,0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대한민국 무역 역사상 연간 흑자 규모가 가장 컸던 2017년의 기록(952억 달러)을 반년도 되지 않아 뛰어넘은 수치다.

정부 당국은 무역수지가 연간 최대 실적을 조기에 초과 달성하며 견고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동 분쟁의 장기화 여부와 주요국의 관세 장벽 강화, 유럽의 철강 쿼터 규제 등 대외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는 해외 주요국과의 긴밀한 통상 협의 체계를 가동해 현지 규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완화하는 한편, 원유와 나프타 등 제조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인 수급망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국내 기업들의 중장기 생산 및 수출 활동을 밀착 지원할 방침이다.

김희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