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1분기 GDP 성장률, 주요 22개국 중 1위…반도체 수출이 견인해 1.694% 성장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속보치를 발표한 주요 22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국가들의 속보치 발표 후에도 순위를 지킨다면, 2010년 이후 16년 만에 분기 성장률 정상을 탈환하게 된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1.694%로 집계됐다. 같은 날까지 속보치를 발표한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인도네시아(1.367%)와 중국(1.3%)이 그 뒤를 이었으며, 1분기 성장률 1%를 넘긴 국가는 이 세 나라뿐이었다.
4위 이하는 핀란드(0.861%), 헝가리(0.805%), 스페인(0.614%), 미국(0.494%) 순이었고, 프랑스(-0.005%), 스웨덴(-0.21%), 멕시코(-0.8%), 아일랜드(-2.014%) 등은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한국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61%로 한은 통계 포함 41개국 중 38위까지 추락했으나, 올해 1분기 들어 순위가 수직 반등했다. 나머지 국가들의 속보치 발표 이후에도 현재 순위를 유지할 경우, 2010년 1분기(2.343%) 이후 16년 만에 분기 성장률 1위를 탈환하게 된다. 2010년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교역이 회복되면서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수출이 빠르게 반등하던 시기였다.
이번 ‘깜짝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 역시 수출이었다. 1분기 수출은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5.1% 급증했고,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값)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p)에 달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57조2천억원, SK하이닉스는 37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당초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1분기 성장률을 0.9%로 전망했으나, 실제 수치는 그 두 배에 가까운 결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외 기관들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1일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8%로 0.7%p 높였으며, 한은도 오는 28일 새로운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2분기 전망은 신중론이 우세하다. 전 분기 대비 방식으로 성장률을 계산하는 특성상, 1분기 성장률이 높을수록 2분기 기저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2분기에는 1분기 큰 폭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 영향 본격화 등이 중첩되며 전기 대비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4년 1분기에도 당시 기대를 훌쩍 넘는 1.174% 성장률을 기록했다가 2분기에 -0.028%로 급락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