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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2026-06-20
중앙일보 220억 어음 최종 부도…워크아웃 신청

중앙일보가 발행한 22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이 2026년 6월 19일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공식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이날 “18일 채권자의 어음 지급 제시가 있었으나, 예금 부족으로 결제 대금을 변제하지 못해 19일자로 최종부도 처리됐다”고 공시했다. 해당 어음은 한양증권이 보유한 CP로, 원래 만기는 올해 12월 7일(120억 원)과 2027년 3월 30일(100억 원)로 각각 남아 있던 채권이었다.

문제의 발단은 기한이익상실(EOD) 조항의 발동이다. 기한이익상실이란 신용등급 하락 등 특정 사유 발생 시 채권자가 만기 이전에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계약 조항이다. 중앙그룹의 유동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해당 조항이 작동했고, 한양증권은 18일 조기 상환을 요청했다. 중앙일보가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같은 날 1차 부도가 발생했고, 이틀째인 19일까지 해소되지 않아 최종 부도로 확정됐다.

중앙일보는 전날 입장문에서 조기 상환 불이행의 이유를 “워크아웃 추진 과정에서 모든 채권자 간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채권자에게 개별적으로 만기 전 조기 상환을 하기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부도 처리와 동시에 중앙일보는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공식적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은 법원이 주도하는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와 달리,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채무 조정과 재무 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자율 정상화 절차다.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이사는 지난 15일 입장문에서 “계열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자구 노력”이라며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한 경영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같은 날 계열사인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도 우리은행 중앙기업영업본부에 지급 제시된 360억 원 규모 기업어음이 1차 부도 처리됐다. 다만 JTBC는 법원의 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에 따라 법원 허가 없이는 채무를 결제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발생한 절차상 부도라며, “최종부도로 인한 거래정지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시를 통해 밝혔다.

앞서 JTBC를 포함해 지주사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계열 5개사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상태다.

한편 채권자인 한양증권은 이번 부도로 인한 채권 회수 차질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양증권은 이날 입장문에서 중앙일보 관련 300억 원 규모 익스포저 가운데 약 80억 원을 이미 회수했으며, 잔여 220억 원에 대해서는 선순위 담보 및 담보신탁 구조를 확보하고 있어 독립적인 법적 효력이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앙그룹 전체 익스포저와 관련해서도 6월 16~17일 이틀간 103억 원을 회수했다고 전했다. 앞서 한양증권은 중앙그룹에 대한 총 익스포저가 840억 원이며, 이 중 731억 원(87%)이 연내 순조롭게 회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JTBC의 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신용평가사들의 잇따른 등급 강등으로 촉발됐다. 중앙일보는 지난 16일 회사채 4종에 대해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으며, 이번 CP 부도는 그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김소현
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 동반 회생 신청…중앙일보까지 신용도 동반 하락

중앙그룹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 양 축인 콘텐트리중앙과 메가박스중앙이 나란히 기업회생 절차의 문을 두드렸다. JTBC발(發)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14일 서울회생법원에는 코스피 상장사 콘텐트리중앙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가 접수됐다. 회사 측은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도 함께 신청했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이 일시 중단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신청 다음 날인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 사실이 공시되자 유가증권시장에서 콘텐트리중앙 주식 거래는 곧바로 멈췄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체인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자회사 메가박스중앙도 같은 날 동일한 신청을 마쳤다.

콘텐트리중앙은 회생 신청 사유로 “경영 정상화 및 계속 기업으로서의 가치 보존”을 내세웠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사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JTBC는 지난 12일 만기가 도래한 유동화 차입금 206억 원을 갚지 못하면서 공식적으로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OTT 플랫폼의 부상과 디지털 소비 패턴의 전환으로 TV 광고 시장 자체가 수년째 쪼그라들어 온 구조적 흐름이 결국 임계점을 넘어선 결과다.

신용평가업계는 JTBC의 디폴트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등급 재조정에 나섰다. 나이스신용평가는 JTBC의 무보증사채를 ‘BBB/부정적’에서 단숨에 ‘CCC’로 낮췄다. 투자적격 경계선인 ‘BBB’에서 깊은 투기 영역으로 직행한 것이다. 또한 나이스신용평가는 중앙일보의 장기 신용등급도 ‘BBB 부정적’에서 ‘BB-‘로, 단기 신용등급은 ‘A3’에서 ‘B-‘로 각각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JTBC 무보증사채를 ‘BBB(부정적)’에서 ‘BB(부정적 검토)’로,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를 ‘A3’에서 ‘B(부정적 검토)’로 내리며 “계열 재무위험의 전이 가능성과 유동성 불확실성이 동시에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방송·영화·신문을 아우르는 중앙그룹의 핵심 사업군이 동시다발적으로 신용 추락과 법정관리 위기에 처하면서, 그룹 전체의 사업 재편 향방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