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라이선스

테크/IT2026-06-28
오픈소스 AI ‘GLM-5.2’ 화제…유료모델 넘보는 코딩 성능에 개발자 커뮤니티 ‘술렁’

중국 AI 스타트업 지푸 AI(Zhipu AI)가 내놓은 최신 모델 ‘GLM-5.2’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비슷한 성능의 유료 모델보다 훨씬 저렴한 데다,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코드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Z.ai(구 지푸 AI)는 지난 6월 13일 유료 구독자에게 GLM-5.2를 먼저 선보인 뒤, 6월 16일 MIT 라이선스로 모델 가중치를 허깅페이스를 통해 전면 공개했다. MIT 라이선스란 상업적 사용, 수정, 재배포까지 모두 허용하는 가장 개방적인 오픈소스 방식이다.

개발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코딩 실력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측정하는 대표 시험인 SWE벤치프로(SWE-bench Pro)에서 GLM-5.2는 62.1점을 받았다. 오픈AI의 GPT-5.5가 58.6점, 전작 GLM-5.1이 58.4점이었으니 둘 다 앞선 셈이다. 앤스로픽의 유료 상위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 4.8과는 프론티어SWE(FrontierSWE) 항목에서 74.4점 대 75.1점으로 단 1점 차에 불과하다.

(출처=Z.ai 홈페이지)

AI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인텔리전스 인덱스 v4.1에서도에서도 GLM-5.2는 공개 오픈 웨이트 모델 부문 1위(51점)를 기록했고, 미니맥스-M3, 딥시크 V4 Pro, 키미 K2.6을 모두 앞섰다.

기술 구조도 눈에 띈다. GLM-5.2는 총 7,530억 개의 파라미터로 이뤄진 MoE(혼합 전문가·Mixture-of-Experts) 방식으로 방식으로 설계됐다. 토큰을 처리할 때 실제로 작동하는 파라미터는 약 400억 개로, 덩치에 비해 연산 비용이 적게 드는 구조다. 또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 양인 컨텍스트 윈도우가 전작의 20만 토큰에서 100만 토큰으로 5배 늘어났다.

이 100만 토큰이라는 수치가 실제로 왜 중요할까. 기존에는 AI에 코드를 맡길 때 파일이 너무 많으면 일부만 올려야 해서 전체 맥락을 놓치는 문제가 잦았다. GLM-5.2는 대형 프로젝트의 상당 부분을 한꺼번에 올려 작업할 수 있어, 오래된 코드를 대규모로 정리하거나 구조를 바꾸는 작업에 특히 유리하다. 추론 강도를 ‘High’와 ‘Max’ 두 단계로 직접 선택하는 기능도 갖춰, 간단한 작업엔 비용을 아끼고 복잡한 작업엔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비용 차이는 더욱 확연하다. GLM-5.2 API는 입력 100만 토큰당 1.40달러(약 1,920원), 출력 100만 토큰당 4.40달러(약 6,050원)다. 클로드 오퍼스 4.8은 출력 기준 100만 토큰당 25달러, GPT-5.5는 30달러로, GLM-5.2가 최대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커뮤니티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 지푸 AI 공동창업자 지에 탕 칭화대 교수의 출시 발표는 X(구 트위터)에서 71만 회 이상 조회됐고, 개발자 커뮤니티 해커뉴스에서는 20시간 만에 647포인트·368개 댓글을 기록하며 메인 화면 3위에 올랐다. 한 이용자는 “개인용 코딩 AI에 매달 200달러(약 27만 5,000원)씩 낼 여유가 없다. 6~9개월 뒤처지더라도 오픈 웨이트 모델이 따라붙는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밝혔다.

AI 전문 뉴스레터 ‘레이턴트 스페이스’가 12개 서브레딧과 544개 X 계정을 분석한 결과, 여러 실무 개발자들이 GLM-5.2를 “일상 작업에서 처음으로 프런티어급 성능을 체감한 공개 모델”로 꼽았다. 딥러닝 연구자 제러미 하워드는 “자신의 작업 기준으로 오퍼스 4.8, GPT-5.5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X 게시물 (출처=제러미 하워드 X 계정 캡쳐)

일부 개발자들은 오픈 웨이트 모델의 핵심 장점으로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가중치를 직접 내려받아 자체 서버에서 돌리면 서비스 정책 변경이나 접속 차단과 무관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계도 뚜렷하다. 딥SWE(DeepSWE), 프로그램벤치(ProgramBench) 등 일부 시험에서는 클로드 오퍼스 4.8과 GPT-5.5에 미치지 못하고, 이미지나 영상을 함께 처리하는 멀티모달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로컬 실행 문턱도 높다. 모델 전체를 직접 돌리려면 256GB 이상의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해, 대부분의 개인 개발자나 소규모 팀은 API를 통해 쓰는 것이 현실적이다.

보안 우려도 뒤따른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오픈 웨이트 특성상 내부 안전장치를 제거하거나 악성코드 생성 등에 악용할 수 있다는 보안 전문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어 해킹 포럼 등에서 GLM-5.2를 악용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정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