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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2026-07-23
“청년기엔 세계 최고, 중장년엔 OECD 최하위권”…한국 성인 문해력의 민낯

한국 성인의 문해력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OECD 평균보다 훨씬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7일 발간한 ‘KRIVET Issue Brief’에서 OECD가 ‘한국경제보고서 2026’에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2012년과 2023년 결과를 비교 분석한 내용을 정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문해력은 최연소 집단인 16~24세에서 최고령 집단인 55~65세로 갈수록 약 40점 낮아졌다. 하락 현상 자체는 OECD 회원국 공통이지만, 한국의 하락 기울기는 OECD 평균보다 훨씬 가팔랐다. 학력과 부모 학력, 최근 성인교육·훈련 참여 여부 등 배경요인을 통제해도 이 격차는 오히려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돼, 단순히 교육 이수율 확대로는 설명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 OECD의 진단이다.

세대 간 비교에서도 후퇴가 뚜렷했다. 2012년에는 모든 연령대가 OECD 평균 이상의 문해력을 보였으나, 2023년에는 16~24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가 2012년 대비, OECD 평균 대비 모두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출처=한국직업능력연구원)

특히 25~34세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71%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정작 학위에 따른 임금 프리미엄은 하락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OECD는 이를 학위의 과잉 공급, 전공 선택의 쏠림, 대학 교육의 질 문제와 연관지었다. 실제로 한국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가 최종 학력과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전공과 직무의 불일치 비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OECD는 한국 성인역량이 무너지는 원인으로 세 가지 구조를 지목했다. 우선 학교 단계에서는 집중적인 사교육 투자가 수능 점수 극대화에 맞춰지면서 비판적 사고력과 자기주도학습 역량이 충분히 길러지지 않고 있다고 봤다. 노동시장 이행 단계에서는 임금과 고용안정, 사회보호 격차가 큰 이중노동시장 구조와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에 따른 조기퇴직이 평생학습에 대한 투자 유인을 꺾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인학습 단계에서는 성인훈련이나 일하며 배우기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성인의 문해력이 OECD 평균 효과의 두 배에 이를 만큼 효과가 크지만, 정작 참여율 자체가 OECD 평균보다 낮다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노동시장의 이행 문제는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2025년 11월 기준 20~30대 약 160만 명(12.7%)이 실업이나 구직단념, 취업준비 미실시 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이 가운데 구직활동도 취업준비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인구는 71만 9천 명으로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OECD는 한국의 성인역량 문제 해법으로 교육 투자 확대가 아닌 유인구조 개혁을 제시했다. 학교 단계에서는 기존 교과에 비판적 사고와 자기주도학습 전략을 명시적으로 통합하고, 고교 교육과정 이수를 반영하는 대학 입학전형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노동시장 단계에서는 정규직 고용보호를 완화하고 사회보험 가입을 확대해 이중구조를 완화하며, 임금을 직무·성과에 연동하고 정년 폐지 또는 단계적 상향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성인학습 단계에서는 노사와 정부가 공동 설계하는 재교육 재정지원 제도를 도입하고, 평생교육진흥위원회의 조정 권한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참고 사례로 스웨덴의 ‘전환·재훈련 학자금’ 제도를 소개했다. 최대 44주간 임금의 80%까지 지원하고 학자금 대출로 100%까지 보전하는 방식으로, 노사 단체협약과 정부 재정이 결합돼 있다. 독일은 기업 규모와 근로자 특성에 따라 훈련비의 25~100%를 보조하며, 오스트리아는 50세 이상 등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1만 유로를 지원한다. 폴란드는 국가훈련기금을 통해 중소기업 훈련비의 최대 80%(영세기업은 100%)를 지원하며 45세 이상에게 우선권을 준다. 한국은 고용보험 훈련지원 제도를 통해 기업 규모별로 40~100%를 지원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가 전국 단일 제도로 운영 중이다.

김도현 기자